2
부산메디클럽

뼈 닮은 건축물 집착한 가우디, 관절염 환자였네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이지환 지음 /부키 /1만6800원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21-09-23 19:04:01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정형외과 의사가 사료 분석해
- 위인들의 질병 ‘허와 실’ 유추
- 세종은 강직성 척추염 가능성
- 니체 정신병원 간 이유도 담아

1882년 짓기 시작해 지금도 여전히 공사 중인 파밀리아 대성당. 기둥과 세부 장식, 전면부 파사드 등이 사람의 뼈 모양과 유사하다.
누구도 부인 못 할 성군이자 천재 세종대왕. 우리는 그의 천재성과 함께 의외의 측면도 들어봤다. 고기만 좋아하고 운동은 싫어해서 비만해진 데다 당뇨를 심하게 앓았다거나, 여색을 지나치게 밝혀 성병에 걸렸다거나….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현직 정형외과 전문의로 책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를 쓴 이지환은 역사 기록을 세세하게 분석해 이 상식들의 허구성을 까발린다. 동시에 이 기록들이 가리키는 진짜 세종의 질병을 유추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의 통증에 관한 언급이 50여 차례 나온다. 허리와 등이 뻣뻣하게 굳어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고, 앞이 안보이는 증상이 심해졌다가 씻은 듯 나아지기도 하는 증상이 가리키는 질병은 단 하나, 강직성 척추염이다. 그는 게으름이 아닌 강직성 척추염의 통증 때문에 운동을 멀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지금은 임질이 성병을 뜻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방광염과 유사한 증상을 이르는 용어였다. 역사 속 병증 묘사로 추측하면 그가 앓은 건 성병이 아니라 대장균으로 인한 방광염이었을 것이다.

스페인에 가본 적 없어도 바르셀로나의 파밀리아 대성당 사진은 한 번쯤 봤을 법하다. 이 건축물을 만든, 아니 바르셀로나라는 도시 건축 전체에 압도적인 지분이 있는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그의 건축 작품을 편견 없이 묘사하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사람의 뼈’에 비유할 것 같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은 정말 인골을 닮았다. 심지어 사람 뼈의 해면 조직과 유사한 모양도 그의 건축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우디는 왜 뼈에 집착했을까. 그는 평생 심각한 관절염을 앓았다. 첫 발병이 어린 시절이었다는 점, 작은 관절이 모인 발의 통증이 유독 심해 폭신한 신발에 양말을 겹쳐 신고 다닌 점 등을 미뤄 볼 때 그의 질환은 ‘소아기 특발성 관절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추측한다. 그의 죽음도 이 지병과 무관하지 않다. 거동이 불편한 그는 노면전차를 미처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해 길에 쓰러졌다. 볼품 없는 신발 때문에 그의 행색은 남루했고, 사람들은 그를 부랑자라 생각해 아무도 돕지 않았다. 제때 치료받지 못한 바르셀로나의 천재 가우디는 그렇게 쓸쓸히 죽어갔다.

저자는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도박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이유, 실존 철학의 거두 니체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까닭, 인상파 거장 모네의 화풍이 말년에 추상화처럼 바뀐 이유, 레게의 대부 밥 말리가 암 수술을 거부하고 엉뚱한 치료에 매달린 사연 등을 다룬다. 거대한 명제와 주장은 거짓일 수 있어도 세세한 기록 속에는 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3. 3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4. 4[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5. 5[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6. 6트럼프, 이란 ‘7일 계획’ 제안 거부…선거 후 폭격 가능성
  7. 7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8. 8[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9. 9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10. 10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1. 1[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2. 2“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3. 3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4. 4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5. 5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6. 6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7. 7[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8. 8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9. 9[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10. 10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1. 1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2. 21243회 로또 복권 1등 12명…당첨금 각 25억 9252만 원씩
  3. 3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4. 4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5. 5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6. 6[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7. 7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8. 8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9. 9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10. 10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3. 3[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4. 4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5. 5부울경 오후까지 흐리고 비…낮 최고 22∼24도
  6. 6추석 연휴 셋째날 부산→서울 7시간…귀성길 정체 풀려
  7. 7남양주서 70대 여성 흉기 피습…50대 운전기사 체포
  8. 8부산 부암고가교서 차량 4중 충돌, 5명 부상…한때 양방향 통행 통제
  9. 9추석 연휴 셋째 날 귀경길 정체 완화…부산→서울 5시간40분
  10. 10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1. 1[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2. 2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3. 3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4. 4[속보]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남녀 동반 우승
  5. 5한국 야구, 중국 꺾고 결승 진출…27일 일본과 금메달 결정전
  6. 6[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7. 7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8. 8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9. 9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10. 10[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지볼트의 ‘일본’과 조선인들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붉은 요새, 그 절제 뒤 숨겨둔 보석같은 이슬람 건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김민정-도시의 숲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2일 (음 8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1740년 영조가 성균관 문묘서 석전 거행 때 남태회가 지은 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