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행사인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스페셜 토크가 7일 오후 5시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렸다. 하마구치 감독은 올해 ‘드라이브 마이 카’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고 ‘우연과 상상’으로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까지 거머쥐며 일본의 차세대감독에서 현재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평소 서로 ‘팬심’을 가지고 있던 두 감독의 만남은 이번 영화제의 꽃이라 할 만한 행사로 기대를 모았다. 봉 감독은 같은 영화감독이자 관객으로서 팬심을 담아 하마구치의 영화에 관해 질문을 쏟아냈다.
첫 질문은 자동차 씬에 관한 것이었다. 봉 감독은 “자동차 씬은 관객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장면이지만 감독은 찍기가 성가시고 어렵다. 왜 그렇게 많은 자동차 씬을 찍고 어떻게 찍었나”고 물었다. 하마구치 감독은 “배우와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싶어서 트렁크 안에 머무르며 찍었고, 실제로 주행하는 차 안에서 촬영했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레카차에 올려 찍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내 영화는 대사가 많은 편인데 시나리오를 쓸 때 늘 대사부터 먼저 쓴다. 그런데 영화에서 대사만 있으면 움직임이 없어 재미가 없을 수 있다. 그래서 대화가 이어질 때 찻집에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움직이는 차 안이 더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운전을 하지 않고 조수석에 주로 타는 데 그때 운전자의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대화를 나누다 보면 목적지에 갈 때 까지 나도 모르게 핵심에 닿는 대화가 가능하다는 경험을 하게 됐다”며 자동차 씬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봉 감독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캐스팅 과정에 대해 물었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남자주인공의 차를 운전해주는 ‘미사키’와 ‘우연과 상상’의 첫번째 에피소드 중 선악을 오가는 모호한 성격의 ‘메이코’ 역할 배우를 어떻게 섭외했나. 둘 다 무척 신선하고 독특한 분위기의 배우다”. 하마구치 감독은 “캐스팅 할 때 배우와 만나 차를 마시며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진심을 잘 보여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둘 다 이런 느낌을 주었다”고 했다. 특히 미사키 역의 후루카와 고토네는 당시 운전면허도 없었는데 영화 때문에 면허를 따서 맹연습을 했다고. 봉 감독은 “그 분 얼굴만 보면 관객은 대단한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믿게 되는데 그런 줄은 몰랐다”며 재미있어 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는 죽은 아내가 쓴 각본, 즉 한 여학생이 좋아하는 남학생의 집에 몰래 침입하는 이야기도 중요한 장치로 쓰인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그 이야기만으로 영화를 만들어도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마구치 감독은 “메인 스토리와 그 각본 이야기를 서로 공명하게 하다보니 러닝타임이 3시간이 됐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봉 감독은 원작과 전혀 다르게 각색된 부분을 예로 들며 이 영화가 “각본상을 받기에 충분하도”고 칭찬했다.
1시간 30분으로 예정됐던 행사는 2시간 여 만에 마무리 됐다. 하마구치 감독이 “여러 나라를 거쳐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오는 일정이 빡빡해서 힘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격려와 관심을 받아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
|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감독의 스페셜 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조성희 감독, 배우 진선규, 송중기.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 |  |
|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국장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감독의 스페셜 토크에 봉준호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 |  |
|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국장에서 열린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감독의 스페셜 토크에 하마구치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