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온스크린 섹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스크린 섹션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OTT)에 공개되기 전 작품을 영화제에서 미리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온스크린 섹션에서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인 ‘마이네임’(감독 김진민)의 오픈토크가 8일 오후 4시 영화의전당 비프×제네시스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김진민 감독과 김바다 작가, 배우 한소희(지우·혜진 역), 박희순(최무진 역), 안보현(전필도 역), 김상호(차기호 역), 이학주(정태주 역), 장률(도강재 역)이 함께 자리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이네임은 넷플릭스 화제작 ‘인간수업’ 김진민 감독의 차기작으로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강렬하고 매혹적인 액션 느와르다.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주인공 한소희의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8부작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 중 3부작을 상영한다.
8일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마이네임' 오픈토크에 참석한 출연진과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  |
|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네임’ 스틸 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김진민 감독은 연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라는 질문에 대해 “8부작의 시리즈 작업이다 보니 작가가 쓴 의미를 다 담아낼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그 점에 충실하다 보면 떠오르는 것이 많았다. 작가와도 많은 이야기를 하며 촬영을 진행했고 배우들이 열심히 해줘서 빛나는 장면을 많이 얻었다”고 답했다. 이어 김바다 작가는 “원래 액션이나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는데 멋진 남성 배우를 보면 저 역할을 여성이 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항상 했었다. 복수라는 자신의 운명에 굴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강한 여성을 그려보고 싶었다”며 작품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액션이 작품의 중요한 동력이다 보니 배우들이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한소희 배우는 “초반부터 마무리까지 끌어가는 힘이 필요한 배역이라 부담감이 컸다. 물리적인 힘이나 체력 뿐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마찬가지로 쉽지 않았다. 우선은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해서 10㎏를 증량해 강인해보이는 외양을 만들었다”고 했다. 박희순 배우는 “한소희 배우와 저의 관계의 시작이 액션이다. 마치 암호 같기도 하고 춤추듯 합을 맞추듯 하며 끈끈함이 생겨나는 시발점 이기도 해서 액션을 위한 훈련도 열심히 했다”고 했다. 장률 배우는 “한소희 배우와 두 달간 액션스쿨에서 합을 맞추며 많이 연습했다. 미리 운동을 좀 해 둘걸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 제 몸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한 배우는 아주 잘 하셔서 많이 배웠다”며 당시 훈련 과정에 대해 전했다.
김진민 감독은 이에 대해 “첫 캐스팅 때 한소희 배우가 이 역할을 하겠다고 단번에 답했고, 그때 훈련과정에 대한 동의도 바로 받았다. 그런데 저렇게 까지 열심히 연습할 줄은 몰랐다(웃음). 한 배우가 가장 먼저 액션스쿨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고 나머지 배우들이 뒤에 합류했는데 다들 그에 못지않게 열심히 해줘서 감사했다”며 배우들의 노고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김 감독은 “무술감독들이 한소희 배우를 일주일 쯤 연습시키더니 ‘쟤는 되겠다’며 긍정적인 사인을 보냈다. 이 분들이 만약에 배우가 액션이 소화가 안되면 가장 먼저 대역을 쓰자고 하시는 분들이다. 배우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 한 배우가 몸을 잘 쓰고 연습의 효과가 있어 좋은 액션씬이 나왔고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로 훌륭한 결과를 보여 줬다. 배우라는 존재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액션과 함께 각 캐릭터 간의 관계와 감정선도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김진민 감독은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의 배분이나 관계가 잘 맺어져 있다. 연출로서 작가·스탭과 상의해서 캐스팅이 이뤄지면 모든 선택은 끝이고 이제부터 캐릭터는 배우 자신이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해내는 상호작용이 연기이므로 이런 앙상블이 가능한 캐스팅만 하면 된다. 배우 김상호와 박희순이 양 쪽에서 축을 잡아주면 4명의 젊은 배우는 스스로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이 나왔다”고 했다. 박희순 배우는 “극중 지우 역할이 친구의 딸이기도 하고 조직원, 형사이기도 하다. 변해가는 과정에서 감정이 많이 요동치고 사건이 벌어지면서 친구 아버지인 나와 관계가 돈독했다 흔들렸다 믿음과 불신까지 왔다갔다 한다. 스스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간직하고 있어야 해 어려웠다. 한소희 배우가 훌륭한 연기를 해줘서 같이 좋은 장면을 만들어 냈고 한소희에 의한, 한소희를 위한 작품이 분명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작품의 제목에 대해서도 감독이나 작가, 배우 모두 한 마음으로 좋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바다 작가는 “처음엔 제목이 ‘언더커버’ 였다. 하지만 너무 장르적 특성만 드러내는 것 같아 다른 제목을 찾았는데 김진민 감독이 ‘마이네임’을 제안했고 딱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김진민 감독은 “작품 안에서 안보현이 한소희 에게 너 이름이 뭐냐고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서 착안했고 결과적으로는 아주 잘 어울린다”고 했다. 김바다 작가는 “보통의 언더커버는 두 조직 사이에 낀 주인공이 정체성을 잃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우리 작품은 그런 갈등 속에서 인물이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소희 배우는 “두 개의 이름과 두 개의 신분, 과연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결국 극중 제 인생을 반영한 제목이라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이네임’은 오는 1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