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후재앙, 그 이후의 바다…현대미술이 상상한 암울한 미래

예술작업 매개로 해양환경 생각

  •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  |   입력 : 2021-11-08 19:48:17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현대미술관 ‘그 후, 그 뒤,’
- 연극 퍼포먼스 설치·영상·VR 등
- 국내외 작품, 내년 3월1일까지

어둠 속에서 유영하는 맑고 투명한 보름달물해파리 떼. 소우주의 은하를 마주한 듯 황홀한 광경은 눈을 떼기 어렵다. 그런 낭만적인 분위기를 깨는 질문 하나. “인류와 해파리, 생존경쟁을 한다면 승자는 어느 쪽일까?”
김아영 작가의 ‘수리솔:POVCR’중 한 장면.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지구에서 가장 우월하다는 인간이 뇌도 없이 그저 본능적으로 떠다니는 ‘원시 생물’과 대결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독일 베를린의 극단 ‘리미니 프로토콜’의 작품 ‘승><승’을 경험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연극요소와 설치 작업을 결합한 ‘승><승’은 온난화가 가속화된다는 가정하에 인류의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누구나 쉽게 그리듯, 다음 세대가 살아갈 환경은 지금보다 나빠질 게 자명하다. 반면 6억7000만 년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해파리에게 온난화는 문제가 아니다. ‘수온 상승으로 해파리 수가 늘어난다’는 우려 섞인 뉴스가 왕왕 보도되는 것처럼, 오히려 번식에 유리하다. 기후 위기가 임계점에 달했을 때, 과연 인류는 해파리보다 생존 우위에 설 수 있을까.

예술을 매개로 해양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하는 전시가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내년 3월 1일까지 기획전 ‘그 후, 그 뒤,’를 선보인다. 극단 리미니 프로토콜을 비롯해 존 아캄프라 김아영 장한나 작가가 연극 퍼포먼스 설치, 영상, 가상현실(VR) 체험을 연계한 작품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가나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 존 아캄프라는 마르키즈제도, 알래스카, 그린란드 등에서 생태 재난과 징후를 촬영한 작품 ‘보라’를 소개한다. 영상은 6개의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하는데, 교향곡 형식을 빌려 5장으로 구성했다. 독극물과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바다, 빙하가 녹아 상승하는 해수면 등의 이미지 위로 이러한 폐단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암시하는 대화가 흐른다.

김아영 작가의 ‘수리솔:POVCR’은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작품이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기후변화와 자원 고갈이 심화하고, 거대 해초 다시마를 발효해 생산한 바이오연료가 주요 에너지원이 된 세상을 가정한다. VR 글라스를 쓴 관람객은 작품 속에서 수중 연구소 직원 ‘소하일라’가 돼 이상기후로 인한 징후를 감지하게 된다.

장한나 작가의 ‘뉴락’(2019).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장한나 작가 작업도 흥미롭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뉴락(New Rock) 표본 2017-2021’은 풍화작용 탓에 본래 형태와 용도를 잃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채집해 제작했다. 암석 혹은 유물로 당대 인류의 행적을 가늠하듯, 먼 미래에 ‘지금’을 채굴한다면 플라스틱이 나올 거라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함께 소개하는 영상작품 ‘기묘한 낯선 곳’은 조개 물고기 새우 등 자연생물들이 바닷속 쓰레기에 기생해 살아가는 낯선 생태계를 담았다.

부산현대미술관 김소슬 학예연구사는 “기후변화, 자연환경 이슈 중에서도 부산과 밀접한 ‘바다’에 좀 더 집중했다”며 “실천적 제안보다는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6. 6[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7. 7"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8. 8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9. 9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10. 10[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5. 5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6. 6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7. 7“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8. 8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9. 9"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0. 10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4. 4[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2. 2[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6. 6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7. 7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8. 8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9. 9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10. 10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