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는 시즌 1부터 꿋꿋하게 다채로운 논란을 만들어왔다. 이젠 논란이 없으면 어쩐지 서운할 것 같다. 현재 방영 중인 ‘쇼미더머니 10’ 역시 전통을 이어 열심히 논란을 만들고 있다. ‘잼민이 나와’ 마지막 팀원을 뽑는 프로듀서 염따의 한마디에 또 논란이 폭발했고, 염따 하차를 요청하는 청원이 쏟아졌다. 매번 터지는 논란은 흥밋거리로 팝콘처럼 우적우적 씹어 삼키던 편이었지만, 이번 논란은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다. 잼민이는 인터넷상에서 초등학생을 낮춰 일컫는 말이다.
염따가 마지막으로 택한 팀원은 13살 랩퍼 송민영이다. 괴물 같은 실력으로 형 누나들을 기죽였던 미성년 지원자들은 그간 종종 나타났다. 그에 비해 송민영은 딱히 랩 스킬이 눈에 띄는 편은 아니었고, 초등학생 목소리로 또래 아이들보다 괜히 더 어른스럽거나 심각할 것 없는, 딱 그 나이 때만 표현하는 이야기를 랩으로 풀어놓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신선했다.
마치 어린 조카가 내게 던지는 얘기 같아, 가사 또한 귀에 박힌다. 유식한 말로 딜리버리가 좋다고 하더라. 옷차림도 랩퍼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는 힙합 스타일이 아니라, 아마 높은 확률로 엄마가 입혀주는 대로 입고 나온 느낌이다. 자타공인 랩 지니어스 산이가 프로듀서의 선택을 못 받고 탈락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택한 염따가 엄청나게 욕먹으며 하차 요구를 받는 상황이 어린 랩퍼에겐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심지어 어린이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한심한 이들도 있었다. 그러지 마라. 애들이 본다.
지난주 금요일 방영된 ‘쇼미더머니 10’에서 ‘너와 나의 Memories‘를 끝으로 결국 송민영은 탈락했다. “세배하고 받은 돈 엄마 주머니 쏙 어른 되면 준다더니 10년이나 남았네. 우리 엄마아빠 나를 믿어주셔.” 송민영의 당찬 랩이 있었기에 완성되는 곡 같았다. “앞으로 성장할 날만 남았다”는 소감을 남기고 송민영은 ’쇼미더머니 10‘을 떠났다. 더욱 성장한 랩퍼 송민영을 기대한다.
그리고 한때 어린이였던 어른으로서 송민영에게 전하고픈 말은, 사실 세뱃돈은 돌려받기 힘들다. 이미 엄마의 화장품, 아빠의 비트코인이 됐을 수도 있다. 예부터 세뱃돈은 그런 식으로 오래 이 나라 시장경제 활성화에 자그마한 보탬이 되어왔단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