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해훈, 자전적 산골 일상
-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감동
한 권의 시집을 읽고 그 시인을 평가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심사를 맡은 두 사람은 선입견 없이 시집을 대하려고 애썼다. 먼저 작품을 꼼꼼히 탐독한 후에 좋은 시집을 골라내어 토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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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계락문학상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이정석 아동문학평론가, 조성래 시인, 구모룡 문학평론가, 선용 아동문학가, 최원준 시인. 곽재훈 기자 |
시집들 속의 작품은 대부분 난해하고 추상적이라 삶의 구체성을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그것은 타자와 사물, 혹은 현실적 풍경에 대해 더 깊은 사유와 명징한 형상화가 요구된다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러한 가운데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3권의 시집을 가려내 그 중 조해훈의 ‘내가 낸 산길‘에 주목했다.
조해훈의 시편들은 지리산 화개 골짝에서 차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자전적 일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산문시가 대부분인 그의 작품은 특별한 기교나 장치가 없으면서도 한 폭의 수묵화처럼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생의 아픔과 외로움을 공감토록 한다.
음영 짙은 삶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성찰하며 살아가는 시인의 모습. 그것이 생활 터전과 풍경 속에서 구체적으로 진술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심사위원들은 그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기기로 했다. 조성래(시인), 최원준(시인)
- 오선자, 바다로 상상의 날개
- 이수경, 아이들 내면 꿰뚫어
제21회 최계락문학상 응모 동시집을 모두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오선자의 동시집 ‘따라온 바다’와 이수경의 ‘괜찮아 너는 너야’ 두 수상작이 의외로 쉽게 결정되었다. 두 동시집이 각기 다른 독특하고 개성적인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온 바다’에 실린 동시 56편은 모두 바다에 관한 동시다. 묵직한 주제와 함께 지구 온난화의 조절자 역할을 하는 바다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최근 상황과 맞물려 바다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이 잘 나타나 있고, 활력 넘치는 해양의 도시 부산에 걸맞은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괜찮아 너는 너야’의 68편은 책 제목에서도 암시하듯이 아이들의 예민한 심리 상태를 잘 그린 작품들이다.
아이들끼리 만들어내는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 가족 구성원들의 서로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조화로움 등 향기가 짙게 배어있다고 할 수 있다. 선용(아동문학가), 이정석(아동문학평론가)
- 올해 문학 연구 부문 신설
- 아쉽게도 ‘옥구슬’ 못찾아
올해부터 최계락 문학 연구 부문이 신설됐다. 더 나은 연구를 통하여 최계락 문학의 의의를 재확인하고 성과를 확산하자는 목적이다.
따라서 단순한 답습이나 정리가 아니라 새로운 연구가 요구된다. 숨겨진 자료를 발굴하여 재해석하고, 전기의 여백을 채우면서 문학사적 맥락을 재구축하는 과정이 요긴하다.
분석과 해석 또한 기왕의 연구와 달라야 하겠다.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기준에 상응하는 연구논문이거나 석사학위 논문 수준이어야 한다고 본다. 향후 전집 발간과 평전 저술로 나아가는 중요한 디딤돌을 만들어야 한다.
아쉽게도 올해 응모작은 지난 논의를 종합하면서도 연구논문이 갖추어야 할 엄정한 서술을 견지하지 못했다.
앞서 말한 수준에 부합하는 글이 아니어서 모처럼 애쓴 노력에 부응할 수 없었다. 문학 연구자들의 깊은 관심을 촉구하면서 내년을 기약해 본다. 구모룡(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