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문 후배로 감회 남달라
“국제신문의 큰 하늘같은 최계락 선배님을 기리는 상을 받게돼 영광입니다. 등단 후 30년 넘게 시를 붙들고 살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선배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 더 좋은 시를 지어라’는 경구로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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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회 최계락문학상 일반문학 부문 수상자 조해훈 시인.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최계락 문학상 일반부문을 수상한 조해훈 시인은 국제신문 기자 출신이다. 최계락 선생의 후배인 셈이다. “문화부에서 일할 때 최계락 선배님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시집도 가지고 있었어요. 신문사 후배로서 최계락 문학상을 받게 돼 더욱 기쁩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시인이자 한학자인 선친에게서 받은 가르침을 떠올렸다. “‘살면서 모든 것에 감사함을 가져라.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람이 너의 스승이다’는 말씀을 지금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사위원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시의 정신을 더 또렷하게 다잡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조 시인은 2017년 봄 지리산 깊은 화개골 목압마을에 들어갔다. 차산 가장 높은 곳에서 녹차 농사를 짓는데, 그 일상을 고스란히 담은 시집이 ‘내가 낸 산길’이다. “제 차밭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있어요. 제가 안가면 길이 묵을 정도지요. 표제시인 ‘내가 낸 산길’은 차 농사를 지으며 오르락내리락 한 내 발걸음이 산길이 된 이야기를 담은 시입니다.”
그는 해가 갈수록 지리산의 한 그루 나무처럼, 자신이 산의 일부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시심은 이러한 무위자연의 삶에서 피어오른다. “제 작품활동의 원동력은 마을 주민과 자연, 노동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처럼 마을 사람들과 오래도록 살고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리산에 살면서 만나는 사람과 자연, 또 좋은 차를 나누는 지금의 삶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 조해훈 시인 자선시
<내가 낸 산길>
차산에서 일을 하고 천천히 내려오다 뒤돌아본다. 한 사람만 다니는 실뱀 같은 산길이 꼬불꼬불 나를 따라 내려오고 있다. 몸뚱이에 희뿌연 칠을 한 채 일년 내내 뒷짐 지고 낫 한 자루 들고 조용조용 오르내렸으니, 내가 살아온 흔적 같다. 와락 슬픈 내 모습이란 생각 들어서 맞은쪽 황장산과 용강마을 바라보니 산의 소리들, 울음소리 들린다. 아, 내 속에서 울려 나오는 아픔의 것들이니 먼 곳에서 상처받은 것, 이곳에 들어와 다친 것들의 울부짖음.
<약력> 1960년 대구시 달성군 출생. 1987년 ‘오늘의문학’ 제2회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생선상자수리공’ ‘내가 낸 산길’ 등 10여 권.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