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시대 땅·사람들 담아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이 쓴 지리서 ‘택리지’를 사진으로 재해석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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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리지/루트777’에 전시된 김홍희 사진작가의 ‘임진각 평화랜드’(왼쪽)와 ‘여수’. |
김홍희 사진작가는 오는 19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중동 리빈갤러리에서 ‘김홍희 사진 택리지/루트 777’을 연다. 그가 ‘사진 택리지’를 구상한 것은 20년 전이다. 자신을 생겨나게 한 이 땅을, 산하를, 길과 길이 이어져 만들어진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잔잔한 들판과 출렁이는 바다를 가능한 한 샅샅이 훑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문제는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풀어내느냐였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답을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인류가 공동으로 겪는 대사건입니다. 인류 전체의 고통이자 생존의 문제이지, 이념이나 정치적 이슈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지요. 다시 말해 제가 추구하던 작업 방식에 맞는 시절을 갑작스레 맞닥뜨리게 된 것입니다. 좌우 이념의 전쟁터가 아닌 인류 본연의 생존, 절체절명의 순간과 싸우는 우리를 기록해두기. 20년 동안 구상에 머무르던 기획이 현실화된 것은 이러한 시대적 소명 의식 때문입니다.”
택리지 프로젝트는 몇 년간 다양한 촬영 루트를 합쳐 완성할 예정이다. ‘루트777’은 그 첫 번째 프로젝트. 여기서 ‘777’은 7번 국도와 77번 국도를 말한다.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7번 국도와 경기도 파주에서 서해안을 타고 내려와 목포를 거쳐 남해안을 따라 부산까지 이어지는 77번 국도에서 지난 1~6월 촬영을 진행했다. 77번 국도 시발점인 파주 미정리에선 남북을 잇는 평화의 다리 옆에 세워진 유원지 평화랜드를, 서해안 시화호조력발전소 휴게소에선 현대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들이 사람들에게 버려져 우는 듯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루트777에 이어 2차 프로젝트는 ‘백두대간’, 3차 프로젝트는 ‘영남대로’, 4차 프로젝트는 ‘삼남대로’, 마지막 5차 프로젝트는 ‘한강·낙동강·영산강’에서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 작가는 “감염병이 전 세계를 뒤흔든 시대, 새로운 일상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시대, 갈등과 싸움이 여전한 시대의 이미지를 보며 그 너머의 ‘참뜻’을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