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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이터널스’의 마동석

“마동석표 액션 원하길래…K-싸대기 통쾌하게 날렸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11-23 18:45:40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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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배우 최초 마블 슈퍼히어로
- 괴력의 소유자 길가메시 역 맡아
- 할리우드 넘어 전세계에 매운맛

- “자오 감독 오디션 없이 러브콜
- 나와 잘맞는 캐릭터 설정 감동
- 맨주먹 액션도 제작팀이 요구”

주먹 액션의 최강자 마동석이 한국 배우 최초로 마블의 슈퍼히어로가 돼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다. 지난 3일 국내 개봉한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서 맨손으로 빌런을 해치우는 괴력의 소유자 길가메시 역을 맡아 전 세계에게 한국 액션의 매운맛을 보여줬다.

영화 ‘노매드랜드’로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한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지난 22일까지 ‘이터널스’는 국내에서는 3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는 3억3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를 벗어나 세계적인 스타의 대열에 우뚝 선 마동석을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나 ‘이터널스’ 캐스팅 과정과 자신이 맡은 길가메시 캐릭터, 그리고 함께 연기한 배우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캐릭터까지 바꾼 마동석 캐스팅

   
영화 ‘이터널스’ 촬영장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마동석(오른쪽)과 클로이 자오 감독. 자오 감독은 마동석 액션에 애정을 보였다. 마동석 인스타그램
할리우드에서 마동석에게 손짓한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2016년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에 출연해 좀비를 때려잡는 그의 액션에 반한 할리우드가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10대에 미국으로 이민 갔던 터에 유창한 영어 실력도 한 몫했다. 마동석은 “‘부산행’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고 나서 그때부터 계속 할리우드에서 액션 영화나 다른 슈퍼히어로물의 제안이 왔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내가 한국에서 출연하거나 제작하는 영화가 많이 있어서 타이밍이 안 맞았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이터널스’의 캐스팅 디렉터가 길가메시 역을 들고 찾아와서 꼭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캐스팅 소감을 전했다.

마동석의 캐스팅이 특별했던 이유는 오디션도 전혀 없이 바로 캐스팅이 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마블 영화에서, 그것도 주인공인 길가메시 역을 할리우드 영화에 한 번도 출연한 적 없는 동양 배우에게 맡기면서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터널스’의 자오 감독과 제작진이 그를 믿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동석은 “오디션도 없이 출연 결정을 하고 자오 감독과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자오 감독은 이미 나의 출연작을 여러 편 보고 분석이 끝나 있더라. 그래서 길가메시 캐릭터를 내 액션 스타일에 맞춰서 만들어놨었다. 그런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오 감독은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마동석이 길가메시를 연기하기로 했을 때 그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종합해서 캐릭터에 대해 매일 새롭게 고쳐 썼다. 마동석은 길가메시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만큼 마동석은 ‘이터널스’ 제작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래서 자오 감독의 말처럼 마동석의 캐스팅으로 고대 바빌로니아 신화 속 캐릭터인 길가메시를 아시안으로 바뀌었고, 7000년 이상 살아온 전설의 존재이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인물로 그려지는 등 캐릭터 변화가 있었다.

■한국 액션의 매서운 맛 ‘K-싸대기’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터널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터널스’를 본 관객이라면 엄청난 파워를 지닌 길가메시의 액션에 통쾌함을 느꼈을 것이다. 특히 이전 영화에서 악당들에게 날렸던 일명 ‘K-싸대기’를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를 상대로 마구 날려 쾌감을 선사했다. 마치 한국 액션 영화에 등장했던 마동석 캐릭터를 그대로 슈퍼 히어로로 만들어놓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마동석은 ‘이터널스’에서 보여준 액션에 대해 “제가 오랫동안 해왔던 복싱을 기반으로 한 액션이고, 주먹 펀칭과 손바닥으로 치는 액션이 많았다. 자오 감독이 나에게 그것을 꼭 넣었으면 좋겠다 해서 들어가게 됐다”며 자신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원했던 액션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자오 감독은 마동석의 액션에 대해 “의도적으로 넣은 K-싸대기는 그에 대한 헌사 같은 장면”이라며 마동석표 액션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마동석의 액션은 일반적으로 할리우드 배우가 준비하는 과정과 좀 달랐다. 액션 팀이 정해주는 동작과 무술을 바탕으로 액션 장면을 연습하지만 길가메시 액션에는 마동석이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마동석은 “너무 훌륭한 할리우드의 액션 팀과 일하게 됐지만 자오 감독이 직접 스턴트 팀과 이야기를 해서 마동석표 액션을 많이 가미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같이 액션을 디자인했다”며 “그래서 화려한 동작보다는 간결하고 강력한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을 추구하게 됐다”고 길가메시의 액션에 대해 설명했다.

■안젤리나 졸리 등 글로벌 스타 협연

마블 영화이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이터널스’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시작으로 올해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200여 개의 상을 휩쓴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마동석은 “‘노매드랜드’는 ‘이터널스’의 촬영을 다 마친 후에 상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에 200여 개의 상과 아카데미를 휩쓸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자오 감독에 대해서는 “굉장히 예술적이면서 상업적인 부분도 잘 이해하고 있다. 또 능력이 뛰어난 감독임에도 겸손하고, 배우와 소통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터널스’에는 마동석뿐만 안젤리나 졸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등 다양한 세대와 성별의 글로벌한 배우들이 총출동해 10인의 ‘이터널스’ 멤버로 등장한다.

마동석은 “캐스팅된 모든 배우가 거의 한두 번의 만남 이후에 바로 촬영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굉장히 마음을 열고 만나서 그런지 금방 서로 가족같이 됐다”고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특히 마동석의 길가메시와 짝을 이루는 캐릭터는 용맹한 전사이자 전쟁의 여신으로 우주 에너지로 각종 무기를 만들어내 적과 싸우는 테나로, 세계적인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했다.

마동석은 “대단한 배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편안하게 대해줘서 오래전부터 알던 친구와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서 촬영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안젤리나 졸리도 내 영화를 많이 봤고, 팬이었다고 얘기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세계적은 스타와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마동석과의 인터뷰 중에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온 안젤리나 졸리 또한 “마동석과의 시간은 꿈만 같았다. 원래 팬이었는데, 같이 액션을 찍은 것은 굉장한 경험이었다”고 맞장구쳤다.

   
첫 할리우드 영화를 성공적으로 마친 마동석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로벌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직접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재 준비 중인 다른 글로벌한 작품들이 있다. 앞으로 아시아 국가나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현재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서는 “사실 이전부터 세계인들이 너무 좋아하겠다는 콘텐츠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전에는 전 세계에 알려지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OTT를 통해서 기회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굉장히 많은 관심들을 갖게 됐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최고의 콘텐츠 나라가 이미 됐고 앞으로도 또 많은 작품이 나오면 좋겠다”고 한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한편 마동석은 자신의 제작사 빅펀치픽쳐스가 제작한 영화 ‘범죄도시2’로 내년 초 다시 관객과 만날 예정이며, ‘압구정 리포트’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 및 기획, 제작 중이다. 또한 마블 스튜디오와는 몇 편의 영화에 더 출연하기로 계약했다고 하니 그의 발걸음은 더욱 넓어지고 바빠질 듯하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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