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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25> TVING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술은 잘못이 없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1-11-29 18:59:3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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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NG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 지난주 12화로 종영됐다. 피보다 진한 술로 끈끈하게 뭉친 30대 여성 3명이 여러 이유로, 또는 이유 없이 술판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성인 남녀의 대표적 취미생활이자 레저생활 사교생활인 술판이 중심이 되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이런 드라마가 왜 이제야 나왔는지 의문이다.

술자리에선 장르를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다. 낯선 이와 진지한 대화가 이어지기도, 그러다 기억 못할 이유로 멱살잡이가 생기거나, 깊은 우정 또는 사랑이 싹트기도 한다. 선배 후배 친구로서 함께 잔을 기울이다 보니 연인이 되어있거나, 결혼-출산 혹은 출산-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의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지금도 술은 어딘가에서 외롭게 싸운다.

평소 못마땅했던 이와 술자리 중 철천지원수가 되거나, 오해가 눈 녹듯 사라지기도 한다. 지인들의 숨겨진 캐릭터를 접할 기회도 된다. 조곤조곤 얘기하다, 어느 순간 두성과 흉성을 자유롭게 쓰는 선배도 있었고, 했던 얘기를 최소 50번 반복하던 후배도 있었다. 듣다 지쳐, 딴생각 중이라고 알려줬음에도 멈추지 않았다. 누가 듣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나 보다. 하염없이 통곡하는 친구도 있다. 몹시 난처했으나 결국 익숙해져 통곡하게 두고 다른 이들과 담소하거나, 거침없는 통곡을 응원하거나, 그 순간의 통곡을 기록하기 위해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한다. 다 추억으로 남기 바란다.

고대 서양에서 인류가 처음 농사지은 목적이 우선은 빵보다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주장도 있다. 당장 사실 확인은 어렵겠지만 그만큼 술이 오래된 인류의 친구라는 건 분명하다. 가끔 술자리에서는 불미스런 일도 생긴다. 어떤 이는 잘못을 저지를 용기를 얻기 위해 술을 악용한다. 허나 술은 잘못이 없다. 잘못은 항상 인간 몫이다. 그간 희로애락을 함께한 오랜 친구, 술을 탓하는 건 친구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너무 비겁하지 않은가? 인간은 인간이라서 가끔 실수한다. 허나 참된 술꾼이라면, 술을 욕하지 말고 차라리 나를 욕하라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참, 드라마 얘기를 하던 차였는데, ‘술꾼도시여자들’ 시즌 2.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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