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책이 이끄는 토론의 세상…세계사 안목 ‘쑥쑥’

생각이 열리는 교과서토론: 세계사

강문형 강인미 김굉미 송동근 안희평 오정은 이경윤 정대성 지음 /이화북스 /1만5800원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21-12-02 19:41:01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청소년 토론 흥미 높이는데 초점
- 쟁점마다 찬반 균형감 있게 제시
- 주제를 대화체로 풀어 이해 도와
- 용어 설명과 도표 등 자료도 풍부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자질을 볼 기회 중 하나로 토론회가 꼽힌다. 후보들은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주장하면서 상대의 말을 적절한 내용으로 반박하는 모습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1899년 미국 시사잡지 ‘저지’에 실린 만평 ‘백인의 짐’. 서양의 제국주의 정책과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화북스 제공
토론은 생각이 다른 상대의 말을 귀담아듣고 내 주장을 펼치며 서로의 의견을 보충하고 넓혀나가는 데 목적이 있다. 일상 속에서도 토론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회의를 할 때나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도 한 주제를 놓고 상대와 이야기하는 모든 과정이 토론으로 분류된다. 특히 학생에게는 공부하고 내용을 익히는 데 토론 방식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들과 신나게 말한 내용은 웬만해서는 까먹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 점에서 세계사 속 여러 쟁점을 학생들이 생각하면서 토론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생각이 열리는 교과서 토론: 세계사’는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청소년이 토론에 접근해 재미와 이익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춘다. 스스로 생각하도록 돕는 짜임새 있는 구성은 이 책의 큰 특징이다. ‘생각 열기’를 통해 주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게 한 뒤, ‘세계사 들여다보기’로 찬성과 반대 의견을 균형감 있게 펼친다. 그런 다음 ‘주제 펼치기’에서는 대화체 형식 토론을 보여줘 가치판단을 돕는다. 각 주장에 대한 근거와 자기 생각을 적어볼 수 있도록 공간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왜 서양이 지배했는가’란 주제가 있다. 이를 두고 여러 이유를 설명한다. 신대륙 발견을 시작으로 서양의 지배가 확대되면서 서양인은 자신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종교적인 데서 이유를 찾았지만, 과학혁명과 계몽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그리스 로마 유산에서 비롯된 이성적·과학적 사고 때문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서양은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이룩하며 진보했지만, 동양은 전제적인 체제에서 커다란 변화 없이 정체된 사회가 계속 유지됐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미국 시사잡지 ‘저지’에 실린 ‘백인의 짐’이라는 제목의 만평을 책은 소개한다. 각각 영국과 미국을 상징하는 두 사람이 커다란 바구니를 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바위투성이 언덕을 오르는 모습이다. 바구니에는 영국과 미국의 식민지를 상징하는 사람들이 있고, 언덕 꼭대기에는 ‘문명’이 두 팔 벌리고 두 사람을 기다린다. 유색 인종을 깨우쳐 문명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백인의 사명(짐)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희생하면서까지 그 짐을 지고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자신들의 제국주의 정책과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다.

이런 주장에 반대하는 쪽은 생물학적 차이로 우열을 나누는 것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든다. 인종주의에 기반한 백인 우월주의를 들어 과학 근거도 없이 서양의 지배를 합리화하려 했을 뿐이란 것이다.

당시 동양 문화와 기술이 앞서있었던 점도 반대 주장을 뒷받침한다. 18세기까지는 동양의 기술력이나 경제력이 서양을 앞서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유럽 여러 나라가 신대륙을 발견하려 했던 것도 동양의 향신료와 비단, 도자기 같은 상품이 비싼 값에 불티나게 팔렸기 때문이라고 책은 근거를 제시한다. 산업혁명을 통해 발전한 서양이 무력을 동원해 식민지를 만들고 상품과 노동력을 착취해 격차가 벌어졌다. 언제나 서양이 우월했다고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라는 점을 논리적 주장으로 형성하는 데 책은 초점을 맞춘다.

이런 방식으로,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와 ‘로마 제국’부터 ‘중세 유럽’과 ‘프랑스 혁명’을 거쳐 나치의 ‘유대인 학살’까지 긴 세계사 속 다양한 토론 주제를 제시한다. ‘칭기즈칸의 몽골 제국’ ‘중동 문제’ ‘서양의 지배’ 등 다루는 범위도 전 세계에 걸쳐 있다.

저자 8명 가운데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일선 교육자가 많다. 부산대 역사교육과 정대성 교수, 부산중앙여고 강문형, 부산기계공고 강인미, 부산과학고 김굉미 교사가 그렇다. 용어·개념 설명, 풍부한 자료(기사·도표·사진·명화)를 넣어 청소년 눈높이에 맞췄다.

배지열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센텀2지구에 조선 R&D 클러스터 센터 건립을”
  2. 2부산맛집 밀키트 ‘배민’으로 전국 갑니데이~
  3. 3달릴수록 적자鐵…국가보조금, 노인 운임 일부부담 등 해법
  4. 4골프장 카트·캐디 이용 강제 금지
  5. 5[단독] 롯데 반스 “KBO 커쇼 되겠다…체인지업 주무기로 승부”
  6. 6부산 북구청장 후보군 출판회 경쟁
  7. 7이동 풍력발전기 개발 눈앞…세계시장 ‘게임체인저’ 기대
  8. 8홍준표 전략공천 요구에 윤석열 공정 원칙 내세워…갈길 먼 원팀
  9. 9서부국과 함께하는 명작 고전 산책 <35> 감시와 처벌-미셸 푸코(1926~1984)
  10. 10[사설] 부산롯데타워 둘러싼 논란 결자해지가 답이다
  1. 1부산 북구청장 후보군 출판회 경쟁
  2. 2홍준표 전략공천 요구에 윤석열 공정 원칙 내세워…갈길 먼 원팀
  3. 3한국·이집트, FTA체결 위한 첫걸음 뗐다
  4. 4한-이집트 정상, "FTA 공동연구시작·K9 자주포 도입 노력"
  5. 5양당 부산선대위 청년 토론배틀 붙나
  6. 6출당시키라는 불교계, 버티는 정청래…여당 당혹감
  7. 7“대미 신뢰 조치 재고” 북한 핵실험 재개 시사
  8. 8민주당 중앙선대외 부산서 대책 회의 "부산 대대적 지원 약속"
  9. 9윤석열 성에 안 찼던 부산선대위 발대식
  10. 10여당은 해양인, 야당은 직능인…부산선대위 세몰이
  1. 1“센텀2지구에 조선 R&D 클러스터 센터 건립을”
  2. 2부산맛집 밀키트 ‘배민’으로 전국 갑니데이~
  3. 3이동 풍력발전기 개발 눈앞…세계시장 ‘게임체인저’ 기대
  4. 4두바이 다녀온 부산상의, 2030엑스포 유치 지원 집중
  5. 5제주 남동해역서 닭새우 신종 1종 발견
  6. 6지방소비세율 인상의 역설…수도권에 돈 더 걷힌다
  7. 7엑스포 유치에 메타버스 활용
  8. 8“정부 CPTPP 가입 땐 수산업 기반 무너져”
  9. 9한국인 발에 최적…토종 아웃도어 슈즈로 효도하세요
  10. 10“세수추계 역대급 오류사태, 실패한 부동산 정책 때문”
  1. 1달릴수록 적자鐵…국가보조금, 노인 운임 일부부담 등 해법
  2. 2김해 내덕 ‘중흥S 클래스’ 내달 분양
  3. 3부산 오미크론 17명 늘어..."코로나 신규 이르면 내달 초 2만 명"
  4. 4오늘의 날씨- 2022년 1월 21일
  5. 521일 부울경 대체로 맑고 건조
  6. 6코로나 확산? 난 몰라... 부산 노래주점 일주일새 불법영업 두 차례 적발
  7. 7부산형 돌봄모델 '우리동네자람터' 올해 21곳으로 늘린다
  8. 8부산시창의융합교육원 탄소중립 실천체험시설로 탈바꿈
  9. 9부산환경공단, 기획재정부 혁신조달 경진대회 은상 수상
  10. 10부산시 “롯데타워 안 올릴거면 롯데백화점 광복점 문 닫아야”
  1. 1골프장 카트·캐디 이용 강제 금지
  2. 2[단독] 롯데 반스 “KBO 커쇼 되겠다…체인지업 주무기로 승부”
  3. 3“올해는 작년보다 나은 경기할 것”
  4. 4알고 보는 베이징 <3> 바이애슬론
  5. 5집토끼 산토끼 잡은 KIA…전력 유출 고민인 롯데
  6. 6‘백신 거부’ 조코비치, 100억대 후원 끊기나
  7. 7무승부 속출 일본프로야구, 3년 만에 연장 12회 부활
  8. 8마지막 시험대 오르는 국내파…누가 벤투호에 최종 승선할까
  9. 9알고 보는 베이징 <2> 컬링
  10. 10BNK 턴 오버 13개 남발…PO 교두보 놓쳐
서부국과 함께하는 명작 고전 산책
감시와 처벌-미셸 푸코(1926~1984)
국립 인간극장
동래야류 - 손심심 전승교육사
문화 다이어리 [전체보기]
제171회 알바트로스 시낭송콘서트 外
글로빌 아트홀 신년음악회 백재진 바이올린 리사이틀 ‘바이올린의 세계’ 外
새 책 [전체보기]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임호경·전미연 옮김) 外
정치철학사 (오트프리트 회페 지음, 정대성·노경호 옮김)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눈 아이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혼자서도 쉽게 하는 근력운동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해맞이 /이양순
바람-낙동강·509 /서태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지옥’ 연상호 감독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경관의 피’ 배우 조진웅
‘해피 뉴 이어’ 배우 한지민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꺼져가는 한국영화 흥행 불씨, 킹메이커·해적이 되살릴까
막장극에 지친 시청자, 퓨전 사극에 눈 돌리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미싱타는 여자들’ 전태일에 가려진 여성 노동자…그들을 소환하다
‘매트릭스 리저렉션’ 워쇼스키 신선함 없고 산만한 액션만…예견된 실패작
BIFF 리뷰 [전체보기]
‘와즈다’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월 20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월 19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집중은 어렵지만 선택은 자유
문득 새롭게 와 닿는 강산에의 ‘태극기’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1월 20일(음력 12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2년 1월 19일(음력 12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8일
오늘의 BIFF - 2021년 10월 7일
요즘 뭐 봐요- [전체보기]
요즘 뭐 봐요- 근육질 야쿠자의 ‘병맛’ 주부 생활…배꼽 잡네
요즘 뭐 봐요- 김은희·전지현 만났는데…중구난방 스토리, 산으로 갈라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연재를 마치며
우리 인생의 드라마 - 에필로그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구양수가 60년 만에 부친의 묘 앞에 세운 비문
한겨울 서재에서 매화 그림 보며 시 읊은 최기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