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생물에 생명 불어넣은 이야기
- 보잘것없는 존재 소중함 일깨워
도희주 동화작가는 경남 창원에 살면서 활발하게 창작하고 문학 활동을 한다. 2007년 ‘아동문예’를 통해 창작 활동을 시작했고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으며 2019년 한국 안데르센상 창작동화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동화집 ‘굿샷! 쭈글이’ ‘퀵보드 탄 달팽이’ 장편동화 ‘시간 좀 주면 안 잡아먹지’를 그간 펴냈다. ‘시간 좀 주면 안 잡아먹지’는 2020년 창원의 책 독후감 전국 공모전 지정 도서였다.
도희주 동화작가가 보여준 활동 궤적을 보면 특유의 에너지 같은 게 느껴지는데, 이번에 펴낸 동화집 ‘왼짝 오른짝’에도 그런 기운이 생생하고 싱싱하다. “무생물들도 대화할까요? 만일 한다면 어떤 말을 할까요. 왼짝 오른짝 이야기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 태어났습니다. 신발은 종일 사람에게 봉사합니다.…신발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그때 무어라고 할까요.” 도희주 작가가 이 책 머리말에 쓴 창작 의도이다. 이런 마음은 이 책에 작가가 실은 단편 동화 5편을 관통한다.
표제작 ‘왼짝 오른짝’은 산뜻하고 독특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운동화 한 켤레가 빨랫줄에 널려 있었다. 그런데 초등학생 설희는 새 신을 사달라고 엄마에게 조르다가 ‘왼짝’을 베란다 아래로 던져버린다. 그런 왼짝을 또 고양이가 물고 간다. 왼짝과 오른짝은 헤어졌다. 그러나 멀리서 서로 바라볼 수는 있다. 둘은 대화도 한다.
“왼짝아, 아직 거기 있나?” 그러자 조팝나무 아래서 화난 목소리가 들렸다. “몰라, 고양이가 지금 날 물어뜯고 있다고.”…“크크큭, 왼짝이 완전 고물 됐네?” “너도 새건 아니다, 뭐.” “그래도 난 깨끗하잖아.” “내가 못 쓰게 된 걸 알면, 설희 엄마가 널 내다 버릴걸?” 듣고 보니 왼짝 말이 옳았다. 오른짝은 울상이 되어 말했다. “맞다. 큰일 났어. 어떡해!”(본문 중)
사물이 나누는 대화를 듣노라면, 평소에 소흘히하거나 무시하거나 잊고 있었던 존재들이 떠오른다. ‘민들레가 피었습니다’에 나오는 두 주인공 민아와 민재 남매의 싸움과 화해도, 용감하게 바다 속 여행에 나서는 벌새 뽈쌔 이야기를 담은 ‘벌새 뽈쌔’도 그런 흐름 위에 있다. ‘벌새 뽈쌔’에서는 벌새의 눈에 비친 해저 세계와 바다 생물이 아주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진실을 선택할 줄 아는 어린이의 마음을 그려낸 ‘핵소금 우리 엄마’, 아픈 할머니와 제비가 묘한 교감을 나누고 그런 모습을 보며 성장하는 해미의 모습이 은은한 ‘제비집 세놓아요(공짜)’도 있다.
조봉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