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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생활과 예술의 만남 2021 <1> 관광

‘마그넷 지도’는 NFT에 담고, ‘테트라포드 엽서꽂이’는 안내판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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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분명해지는 흐름이 있다. 문화·예술이 시민 삶 속으로 더 깊이 들어와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예술+복지’ ‘문화·예술+관광’ ‘문화·예술+교육’ 식으로 더 확장돼야 한다. 시민 삶이 그런 확장을 요청한다. 코로나 탓에 고립되고 아프고 불안하며 곤죽이 된 시민의 삶에, 보건·방역 대책만 언제까지나 제시할 수는 없다. 예술·문화가 나서서 뭔가 해줘야 한다. 어루만지기라도 해야 한다. 이런 기획의도 속에 2021년 문화·예술이 생활 현장을 만난 사례를 되짚어본다.


- ‘부산 관광, 예술로 리디자인’
- 기획 보도 이후 변화 살펴보니
- 예술-관광 만남 결과물 드러나

- 아트 트래블 전문가 이상훈 씨
- 세계여행 흔적 오페라 포스터展
- 독보적 예술 콘텐츠로 영역 확장

- ‘테트라포드 활용’ 위길호 작가
- 수영구청이 캠페인 조형물 의뢰
- 기념품화 바람 현실로 이뤄져

- 영화의전당 ‘나무심기’ 제안 속
- APEC나루공원 ‘영화의 숲’ 눈길

국제신문은 지난 1~3월 ‘부산 관광, 예술로 리디자인’ 기획시리즈를 8회 연재했다. 예술·문화 특유의 창의성·아름다움·에너지를 부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활용할 단서와 길을 찾아보자는 의도였다. 말하자면, ‘문화·예술+관광’이다. 예술과 문화 영역이 시민 삶 속으로 한 걸음 더 걸어 들어오게 하려고 궁리하다 나온 결과물이었다. 그래서 ‘생활과 예술의 만남 2021’ 시리즈 제1회 관광 편은 올해 초 ‘부산 관광, 예술로 리디자인’ 시리즈에서 소개한 사람이나 일의 ‘보도 이후 변화와 동향’을 추적하는 방식을 취해보기로 했다. 그 점을 살피면, 좁은 범위 안에서나마 예술·문화가 관광과 인연을 맺고 더 널리 확장될 수 있는지 실증성 있는 접근을 할 수 있겠다고 봤다.
지난달 30일 부산 수영구 워킹하우스뉴욕 부산점 갤러리에서 이상훈 대표가 세계 예술 명소에서 수집한 마그넷으로 만든 지도와 세계의 오페라하우스 사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거듭나고 확장되는 ‘예술’

지난달 30일 부산 수영구 125번길 ‘워킹하우스뉴욕 부산점’ 전시관으로 갔다. 수영강변 유명한 음식점 엘 올리브 바로 뒷 건물(올리브센터)이니 곧장 찾아갈 수 있었다. 얼마 전 시작해 내년 1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시그니처 문화공간: 드림 트래블러의 방랑자 환상곡(Dream Traveler‘s Wanderer)’ 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금, 이 전시만큼 ‘예술 콘텐츠의 전 방위 확장력’을 잘 보여주는 현장도 찾기 어렵다.

이 전시는 서울의 워킹하우스뉴욕 한남점 갤러리에서도 같은 기간 함께 열린다. 두 전시의 작품은 물론 다르다. 같은 주제의식 아래 다른 전시물을 6개 방(부산 4, 서울 2)에 나눠 걸었다. 규모가 큰 전시인 셈이다. 워킹하우스뉴욕과 메타퀘이크가 공동 기획·주최하는 점도 지나치기 힘들다. 워킹하우스뉴욕은 “뉴욕 리코 마레스카(Ricco Maresca) 갤러리 출신 수이 강 대표가 제레미 토마스 등 국내외 유망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문화예술 기획사”(전시 보도자료)다. 메타퀘이크는 “블록체인과 SEO(검색엔진최적화) 마케팅 전문가 그룹”으로 간송미술관과 협업해 훈민정음해례본을 NFT(대체불가능토큰)로 구현한 바로 그 업체라고 한다. 두 회사는 워킹하우스뉴욕 한남점을 함께 운영한다.

그렇다면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뭘까? 수이 강 대표가 전시 안내장에 쓴 글을 인용한다. “대연동에 위치한 부산문화회관을 따라가다 보면 발걸음을 멈춰 서게 만드는 공간이 나온다 . … 골목길을 따라 마주하고 있는 두 공간은 더 뮤지컬, 더 클래식이라고 불리는 드림원정대 이상훈 대표의 안식처이자 일터이다. 그가 24년간 1285개 도시를 여행하며 615편의 오페라, 클래식,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고, 590차례의 전시회와 137개의 도서관과 서점에 대한 기록과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다.”

■ NFT로, 앱 속으로, 달력으로

세계 예술여행 전문가이며 관련 기획사를 운영하는 이상훈 대표는 ‘부산 관광, 예술로 리디자인’ 시리즈의 사실상 공동 기획자라 할 만큼 참여도가 높았고 집필에도 참여했다(국제신문 지난 1월 22일 자 시리즈 제3회 ‘현장에서 본 연결의 중요성’). 그는 “서울 전시는 제가 찍은 세계 오페라하우스 등 예술공간 사진 38만 장 가운데 260점을 엄선해 전시하고, 부산 전시는 그 과정에서 현지에서 모은 오페라 포스터 300여 점 중 50점을 전시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전시에는 총 너비 18m 공간에 이 대표가 세계 거의 모든 대륙에서 모은, 그 지역과 예술공간 정체성을 담은 마그넷 수 천 개를 지도에 장식한 전시도 포함된다. 그는 “메타퀘이크사의 참여 덕분에 앱으로 이 전시를 비대면으로 즐길 수도 있다. 주최 측과 함께 이번 전시 콘텐츠를 NFT로 만드는 일도 시작한다. 세계 오페라하우스 사진으로 증정용 달력도 2종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부산 전시장에서는 지극히 예술성 높거나 전통미가 빛나는 오페라 포스터를 만날 수 있다.

■ 테트라포드와 영화의 숲

위길호 작가가 수영구청과 협업해 만든, 부산 상징 테트라포드를 활용한 일회용 컵 재활용 안내판. 위길호 작가 제공
다음으로 ‘추적’한 예술가는 디자이너이며 미술 작가인 위길호 씨(지난 3월 12일 자 제8회 ‘에필로그-예술은 힘이 세다’ 참조)다. 그때 기사에서 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 작업하는 위길호 작가가 만든 ‘테트라포드 모형을 활용한 엽서꽂이’에 꽂혀 이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테트라포드 기념품이 ‘변지 않는 마음, 육중한 사랑’ 같은 스토리텔링을 입어 부산을 알리는 새 관광기념품이 되기 바란다”고 썼다. 비슷한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 “지난 여름께 (기사를 본) 강성태 수영구청장의 제안으로 광안리해수욕장 환경개선사업에 테트라포드 모형을 활용해 캠페인 안내판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시립대 대학원 시절 서울관광상품 개발위원으로 활동한 그는 “쉽지 않았지만 강성태 구청장의 추진력과 디자인 안목에 힘입어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했다.

2015 아시아프(ASYAAF·아시아청년작가미술축제) 히든 아티스트 100에 선정되면서 대중과 만나는 작업에 더 크게 눈을 떴다는 그는 “코스트코의 포장 디자인 일을 하고 있는데 예술적인 디자인을 하면 더 잘 팔린다”며 ‘예술과 관광의 만남’이 지난 잠재력을 강조했다.

끝으로 찾아간 곳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지난 2월 19일 자 제6회 ‘영화의전당, 이 멋진 곳을 어떻게’ 좌담 참조)이었다. 강기표 건축가, 백철호 무대미술가·시노그래퍼, 이지훈 철학자·미학자가 참여한 당시 좌담에서 이지훈 박사는 ‘나무 심기’를 중요한 과제로 제안했다. 그는 건축가 안도 타다오, 도시공학자 제프 스펙 등이 도시 공간 재생과 보행친화성을 위해 강조한 ‘나무 심기’ 방책에 주목했다. 지난 10월 6일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일에 영화의전당 앞 도로 건너 APEC 나루공원에 ‘영화의 숲’ 조성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여서, 기사에서 제안한 이 박사의 나무 심기와는 연관성은 적고, 장소 또한 도로로 영화의전당과 단절된 나루공원이지만 어쨌든 나무를 심으며 영화의전당 일대를 가꾸는 ‘영화의 숲’ 조성이 공감대 속에 실천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 이 모든 게 예술에서 시작

영화의전당 ‘영화의 숲’ 풍경.
더 중요한 게 있다. 이상훈 드림원정대 대표나 위길호 작가 그리고 영화의전당 영화의 숲 사례가 모두 ‘예술’에서 시작해 영역을 넓히면서 시민 생활 속으로 한 발짝 더 들어가 부산 여행·관광의 진화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이상훈 대표는 “공연·전시라는 예술 콘텐츠로 시작해 확장해왔다. 최근 자문·강연 활동을 한다. 부산 오페라하우스·국제아트센터가 더 좋게 건립되도록 겸허한 마음으로 미약한 힘이나마 보탤 기회가 주어진 점에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위길호 작가는 “예술을 활용해 여행·관광 상품을 발전시킬 여지와 가능성은 크다. 다만, 전 세계를 보면서 기초를 닦고 소프트웨어를 키워야 한다. 치장을 많이 해도 기초가 부실하면 오래 가지 못 간다”고 했다. 영화의 숲 나뭇가지가 햇볕에 반짝였다.

조봉권 기획에디터 겸 기획탐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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