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음악·영상·무용 융복합
- 무대 위 3면 객석 등 실험도
“여자도 사람이외다”를 외쳤던 근대 신여성 나혜석(1896~1948·자화상). 그는 1934년 ‘이혼고백서’에서 “언젠가 먼 훗날 나의 피와 외침이 이 땅에 뿌려져 우리 후손 여성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면서 내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오늘날 현실은 어떤가. 부산시립극단은 나혜석을 무대 위로 불러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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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극단 배우들이 ‘음악극 나혜석’을 앞두고 극단 연습실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부산시립극단 제공 |
부산시립극단은 오는 14, 15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음악극 나혜석’을 공연한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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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혜석 자화상 |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여성운동가, 문필가로 이름을 날렸던 나혜석은 무연고 행려병자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극작을 한 시립극단 김지용 감독은 “당시 시대가 품지 못한 나혜석의 삶과 사상을 되돌아보고, 오늘날 현실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불합리함과 억압을 성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공연은 연극과 음악이 결합된 음악극이다. 2011년 ‘조선여자 나혜석’으로 작곡발표회를 했던 작곡가 백현주와 협업했다. 해금 대금 생황 가야금 피리 등 국악기와 첼로, 피아노의 연주, 합창이 인물의 심리 상황을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공연 앞에는 ‘실험실 프로젝트’란 이름이 붙었다. 연극과 음악뿐 아니라 영상, 무용 등 장르 간 융·복합이라는 무대적 실험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먼저 객석을 무대 위로 올렸다. 네모난 무대의 3면에 객석을 배치했고, 나머지 1면엔 16명의 합창단이 자리 잡는다.
김 감독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관객이 마주 앉아 있는 관객을 보면서 몰입하고 서사적인 입장을 갖게 된다. 또 배우가 객석 사이를 오가면서 연극에 동참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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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위에 객석을 배치한 극장 조감도. |
객석과 합창단 뒤에 설치된 4개의 화면에는 주부 대학생 워킹맘 등 오늘날 여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온다. 무대 위 배우와 영상 속 인물이 대화를 나누는 등 무대와 영상의 결합을 시도한다. 나혜석이 죽는 장면에서는 무용수 16명의 몸짓을 촬영한 영상도 극과 어우러진다.
김 감독은 “이 시대의 여성이 처한 상황을 나혜석의 죽음과 병치시켜 동시대적인 의미를 추구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관람료 전석 2만 원.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