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 등 많은 인기 뮤지션을 배출한 ‘싱어게인’의 시즌 2가 시작됐다. ‘무명가수전’이라는 부제처럼 생소한 얼굴은 물론, 왕년의 인기 가수들 역시 대거 출연하고 있다. 이른바 ‘대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다. 힙합은 물론 이젠 트로트 퓨전 국악 아이돌 포크 밴드 음악까지 점점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때는 난무하는 오디션 음악 프로그램이 못마땅했다. 심사 기준도 들쭉날쭉해 이해하기 힘들었고, 결국 인기투표로 흘러 남다른 개성이 약점이 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그저 마음 편하게 즐겨왔던 음악까지 경쟁을 거듭하는 것이 물린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끝까지 외면할 수 없었던 이유는 승패와 상관없이 새로운 재능을 집안에서 편안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거부할 수 없는 장점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가 중요해져 공연·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가까운 곳에서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었던 문화공간까지 점점 사라지는 시국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경쟁 구도는 어쩔 수 없는 예능 요소로 이해하기로 하고 음악 무대 자체를 즐기기로 합의했다.
최근 들어선 길에서 마주쳐 반갑게 인사하던 부산의 뮤지션을 TV에서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쿠스틱 듀오 ‘우주왕복선 사이드미러’, 싱어송라이터 ‘곡두’, 3인조 로커빌리 밴드 ‘하퍼스’ 등이 승패와 상관없이 멋진 무대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허나 어쩔 수 없이 수도권 이외의 뮤지션에게 방송 출연의 벽은 높을 수밖에 없다.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집에서 밥 먹고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방송국으로 향하는 수도권 뮤지션보다 지역 뮤지션은 상대적으로 비싼 차비와 이동 거리 식비 숙박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대부분 오디션 출연자는 따로 출연료도 없기에 현실적인 이유로 출연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로컬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필요한 때다. 많은 로컬 뮤지션이 증명했듯 음악에 지역적 차이는 없다. 결국, 서울 역시 로컬이지 않은가. 로컬 뮤지션을 발굴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대한민국 대중음악이 훨씬 더 다양해지고 풍성해질 것이다. 어쩌면 동네 친구의 이름을 빌보드차트에서 발견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