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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해피 뉴 이어’ 배우 한지민

현실의 나도 짝사랑 전문가…15년째 고백 망설이는 로맨스 연기에 감정이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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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 부러지는 호텔 캡틴 매니저役
- 직원·고객 다양한 러브스토리
- 14인 14색 달달한 모습 그려내
- 이동욱·강하늘·임윤아·김영광…
- 주연급 배우들 총출동 ‘눈 호강’

- “함께한 동료 덕에 부담 덜었죠
- 극 중 소진처럼 사랑 앞에 소심
- 앞으로는 먼저 용기 내볼래요”

한국을 대표하는 ‘멜로 퀸’ 한지민이 연말연시에 보면 좋을 법한 달달한 영화로 돌아왔다. 그것도 요즘 시기에 잘 어울리는 제목인 ‘해피 뉴 이어’는 지난달 29일 극장과 토종 OTT 티빙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영화 ‘해피 뉴 이어’에서 호텔 엠로스를 책임지는 매니저이자 15년째 남사친에게 고백을 망설이고 있는 소진 역을 맡은 한지민. 그녀는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신작인 ‘해피 뉴 이어’는 수많은 사람이 머물고 떠나고 만나고 헤어지는 연말연시의 호텔 엠로스를 배경으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러브 액츄얼리’처럼 여러 커플의 이야기가 호텔을 배경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지민을 비롯해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서강준 이광수 고성희 이진욱 등 한 작품의 주인공을 맡아도 될 법한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이들 모두와 관계를 맺는 한지민은 호텔 엠로스를 책임지는 매니저이자 15년째 남사친에게 고백을 망설이고 있는 소진 역을 맡았다.

지난달 30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한지민은 “진짜 분량이 적은 게 좋았다(웃음). 쟁쟁한 동료들, 그리고 선배들이 함께 하니 부담도 그만큼 나눌 수 있겠다 싶었다. 친한 동생이 ‘언니가 맨 앞에서 다 짊어지지 않아도 되잖아’라면서 출연을 적극 추천하더라. 그때가 5월쯤이었는데, 그 말에 저도 ‘소풍 가듯 해보자’란 생각으로 임했다”고 ‘해피 뉴 이어’에 출연할 때의 상황을 돌아봤다. 그리고 “2021년은 괜찮은 나로 돌아가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던 한 해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많이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다시 생기 있는 나로 돌아가기 위해서 고민하던 시기에 ‘해피 뉴 이어’를 만났고,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며 자연스럽게 새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14인 14색의 러브스토리

우리 곁에서 생겨나는 소중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해피 뉴 이어’는 15년 지기 남사친을 둘러싼 ‘삼각 로맨스’부터 호텔 대표와 하우스키퍼의 ‘사내 로맨스’, 자살을 하려는 남자와 모닝콜을 해주는 호텔 고객센터 직원의 ‘비대면 로맨스’, 40년 만에 다시 만난 도어맨과 고객의 ‘황혼 로맨스’,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낸 스타와 매니저의 ‘브로맨스’, 10대 소년의 생애 ‘첫 로맨스’, 자신의 인연을 기다리는 남자의 ‘나 홀로 로맨스’까지 14인 14색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한지민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원래 우리가 살았던 일상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볼 때만큼은 코로나19 이전에 누렸던 우리의 일상을 떠올리고 추억하고 기대했으면 좋겠고, 그런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해피 뉴 이어’가 지닌 미덕을 되짚었다.

호텔 매니저 소진 역으로 맡아 나머지 13명과 접점을 이루게 되는 한지민은 “다양한 배우분들을 만나서 좋긴 했는데,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적다 보니까 아쉬운 마음도 컸다. 촬영 이후 최근 영화 홍보를 위해서 다시 얼굴을 보면서 더 친해진 느낌인데, 아쉬운 마음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 느끼는 것 같더라”며 다른 작품에 이들과 조금 더 길게 호흡을 맞췄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아무래도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영화 속에 등장하기 때문에 다른 커플의 사랑에도 살짝 곁눈질했을 듯하다. 이에 “각자의 사랑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그중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로맨스는 강하늘 씨와 임윤아 씨 커플의 로맨스다. 강하늘 씨가 연기한 재용이는 공무원 시험 낙방 5년 차, 여자친구마저 떠나버린 취준생인데 누구나 한 번쯤 그런 극한 상황에 놓이지 않나. 모든 일이 잘 안 되고,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는 느낌이 들 때 뭔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과 말 한마디가 진정한 위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로 비대면 로맨스를 꼽았다.

■짝사랑과 호텔리어

영화 ‘해피 뉴 이어’ 스틸컷.
‘해피 뉴 이어’에서 한지민은 마치 1인 2역 같은 연기를 펼쳐야 했다. 호텔 안에서는 캡틴 매니저로서 철두철미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15년을 짝사랑한 남자와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때는 편안하면서 조금 허술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 가지의 모습이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주변의 말에 의하면 촬영장에서 연기하는 배우로서의 모습과 평소 일상의 모습을 비교하면 굉장히 다른 사람 같다고 한다. 그런 모습이 내가 연기한 소진과 비슷한 것 같다”고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을 설명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지 못한 소진을 통해 자신도 느낀 바가 있다고 말했다. “저도 소진처럼 혹시라도 거절당할까 봐, 어색하고 다시 보기 어려운 관계가 될까 봐 표현을 거의 못 했다. 연애를 했을 때는 상대가 먼저 다가오면 그때 좀 용기를 내보는 편인 것 같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좋아하는 누군가가 생긴다면 이제는 먼저 용기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짝사랑 연기는 처음 해보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짝사랑 전문가였다는 한지민은 “혼자 쳐다보기만 하고, 어떠한 표현도 못 해보고 혼자 좋아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한지민은 완벽한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도 설명했다. “남녀 호텔리어를 만나서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직위에 따라서 맡게 되는 일이 다르다는 것도 알았다. 호칭의 경우도 매니저로 알았는데, 호텔마다 다르다고 하더라. 그래서 매니저 대신 캡틴이라는 호칭으로 시나리오를 수정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직접 호텔에 가서 각 부서에서 일하는 분들의 모습을 모두 둘러보기도 했다. “호텔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지켜보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대답해 주셨다. 마치 직업 수업을 받는 것처럼 공부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호텔리어로 멋지게 변신한 한지민의 모습을 우린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멜로 퀸’ 한지민

영화와 드라마계에는 ‘한지민의 로맨스 연기는 죽은 연애 세포도 살아나게 한다’는 말이 돈다. 그만큼 로맨스 연기가 독보적이라는 말이다.

한지민은 “로맨스 연기를 할 때 ‘나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그래서 캐릭터의 상황이나 대사에 저를 이입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 ‘봄밤’의 이정인 캐릭터에는 제가 갖지 않은 모습이 있다.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솔직한 모습을 드러낼 때는 ‘나도 이런 모습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연기하면서 저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자신만의 로맨스 연기 방법을 밝혔다.

한지민은 현재 노희경 작가의 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이준익 감독의 첫 시리즈물 연출작 ‘욘더’를 촬영 중이다. 그는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들을 선택하게 됐다”며 “‘우리들의 블루스’는 제주도에 사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따뜻하면서도 마음 아프다. 처음 해녀 역할을 하게 됐는데, 해녀복 입은 게 부끄럽긴 하지만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욘더’는 삶과 죽음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제가 요즘 사람에 관심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있다”며 새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두 작품의 촬영을 동시에 진행하며 어느 해보다 활기차게 2022년을 맞는 한지민은 마지막으로 “새해가 주는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 때문에 설렘도 생기고, 이때만큼은 용기와 희망과 열정도 가득 차게 된다. 다가올 시간들이 순탄치만은 않겠지만 다시 한번 용기를 내시고 힘을 얻으셔서 잘 헤쳐나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는 팬들에 대한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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