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전 ‘창의도시 사업’ 성과 풍성
- 옛 VHS 촬영물 디지털화 하는
- ‘추억 소환’ 2년간 1355편 달해
- 영도 배경의 마을영화도 제작
- 찾아가는 동네극장 8곳도 지원
부산 시민의 삶이 영화가 되고, 시민이 영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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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전당이 ‘#추억소환 디지털 변환 프로젝트’ 신청자의 영상물과 인터뷰로 만든 다큐멘터리 ‘아날로그 다이어리’. 신청자 조병순 씨가 어머니와 자신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어머니와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다. 영화의전당 제공 |
지난해 시민이 만드는 ‘영화 도시 부산’을 향한 의미 있는 행보가 있었다. 영화의전당이 2018년부터 맡고 있는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사업의 성과다. 지난 연말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부산 위크’를 최초로 개최하면서 그간의 성과를 한자리에서 선보였고, ‘영화창의도시팀’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영화의전당 이승진 영화예술본부장은 “영화의전당이 영화문화의 기지(基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전당이 문을 연 지 10년이 된 만큼 시민을 위한 더 적극적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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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로 만든 단편영화 ‘명자할매’의 주인공 명자 역을 맡은 신을임(오른쪽) 씨는 부산 영도 토박이 주민으로 생애 첫 연기에 도전했다. |
“돌아가신 지가 20년 다 되셨다. 참 우리 엄마 보고 싶네요.” 비디오(VHS) 플레이어가 사라지면서 서랍 깊숙이 넣어뒀던 캠코더 속 추억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영상 속에 노래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던 조병순 씨가 눈물을 훔쳤다. 영화의전당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아날로그 다이어리’의 한 장면이다.
영화의전당은 시민이 보유하고 있는 VHS, 6㎜, 8㎜의 아날로그 기록영상 자료를 무료로 디지털 영상으로 바꿔주는 ‘#추억소환 디지털 변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0년 902편, 지난해 453편을 작업했다. 변환 영상물과 신청자의 인터뷰로 구성된 ‘아날로그 다이어리’도 만들어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부산 위크’에서 상영회도 가졌다. 상영회 뒤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조 씨는 “비디오 플레이어가 고장 나 버린 뒤 영상을 못 봤는데 이번에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그냥 비디오로 내버려 뒀으면 언젠가는 변질돼 못 봤을 텐데 이제 20, 30년 뒤에도 볼 수 있게 돼 참 고맙다”고 말했다.
“내가 꼭 저 구석에 버려진 배 같다. 낡고 녹슬어 아무런 쓸모도 없는 배.” 배를 수선하는 ‘깡깡이 아지매’로 일했던 할머니 명자가 넋두리를 한다. 영화의전당이 ‘마을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로 만든 14분짜리 단편영화 ‘명자할매’ 이야기다. 영도 토박이 신을임 씨의 생애 첫 연기는 어딘가 어색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 프로젝트는 영화문화를 접하기 어려웠던 지역의 주민을 대상으로 영화 교육·제작·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해 영화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해 7, 8월 두 달간 영도 대평동 일명 ‘깡깡이 마을’ 주민들이 배우, 스태프를 맡아 영화를 완성했고, 수업·촬영 과정 등을 담은 메이킹 다큐멘터리 ‘마을영화프로젝트 깡깡이’도 제작했다. 두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에서도 상영됐다.
영화의전당은 지난해 지역 커뮤니티 상영회를 지원하는 ‘우리동네시네마’도 펼쳤다. 연간 4회 이상 상영회를 열면 상영료를 지급하고 상영 장비를 대여하는 등 행사 전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초록영화제의 ‘우리 동네 초록영화제’, 가장보통의영화 VOM의 ‘화요일엔 단편영화’, 해운대기술교육원의 ‘누구나 시네마’ 등 8개 단체가 상영회 32회를 개최했다. 이승진 본부장은 “영화의전당이 부산 곳곳에서 상영공간·영화문화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화거점 역할을 하면서 시민과의 접점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