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성황리에 마친 제10회 서울레코드페어에서 곱고 맑은 영혼의 부산 중구 천재 싱어송라이터 김일두의 LP 2장이 최초로 공개됐다. 서스펜스, 마마선, 지니어스 등 거칠고 과격한 로큰롤 밴드 활동을 이어가던 록커 김일두가 2010년 발표한 최초의 솔로 앨범 ‘난 어쩔 수 없는 천재에요’와 작년에 발표한 ‘새계절’. 김일두의 시작과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제임스레코드가 제작한 음반이다. 국내외 김일두 팬이라면 반드시 소장하고픈 귀한 선물이다.
자칭 김핵관(김일두 핵심관계자)으로서 새롭게 마스터링된 ‘난 어쩔 수 없는 천재에요’의 LP를 입수했지만, 안타깝게도 집에 턴테이블이 없어서 책장 위에 진열 중이다. 종종 LP를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소리의 질감을 그저 상상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 조만간 단골 LP바에서 소소한 음감회를 가질 계획이다. 그냥 턴테이블도 장만해 내킬 때마다 감상하겠다는 구체적인 새해 목표가 생겼다.
이번에 발매된 김일두의 LP는 각각 320매로 소량 발매돼 오직 오프라인 한정으로 판매되고 있으니 나처럼 성공의 야망을 품은 이는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나는 이미 가졌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김일두의 주옥같은 초기 명곡이 가득한 ‘난 어쩔 수 없는 천재에요’와 더불어 심각한 코로나 시국에 발매돼 제대로 홍보할 기회도 얻지 못한 김일두의 또 다른 걸작 ‘새계절’의 LP 발매 역시 반갑기 짝이 없다.
소박한 어쿠스틱 사운드 위주의 전작들과 달리 ‘새계절’은 마치 왕년의 동아기획 시절을 연상케 하는 1980년대 한국가요의 감성과 질감을 공들여 재현한 음반이다. 열두 달로 나눈 트랙마다 미묘하게 변화하는 계절의 향기를 한 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앨범이다. 특히 LP에만 담겨있는 보너스 트랙 ‘머무르는 별빛’ 데모 버전과 언젠가 아이유와 콜라보레이션 했으면 좋겠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던 최애곡 ‘일곱 박자’의 피아노 버전이 수록돼 있다 하니 어쩔 수 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장해야겠다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이번 LP 발매를 시작으로 김일두의 모든 명반이 LP로 제작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모조리 입수해서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절대 되팔지 않고 평생 자랑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