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회화를 영상으로, 평면입체 시도…부산 미디어아트 계보 톺아보기

현대미술관 ‘새로운 매개들’전, 1990년대 후반부터 흐름 소개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3-15 19:12:44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당시 고가장비 탓 그룹활동 대세
- 박성훈 등 14명 30여 점 선보여
- 원작 소실 많아 재편집·재제작

양복을 입은 사내가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본다. 유년시절에서 청년으로, 나이 들어가는 과거의 자신은 마지막 장면에서 거울 밖으로 나와 사내를 위로하듯 꼭 안아준다. 박성훈 작가의 애니메이션 ‘대화(2004)’는 그가 그린 수백 장의 데생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1998년 제작한 ‘자화상’부터 2006년 ‘저끝의 시작 안에서’ 연작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 공간에는 영상과 수천 장의 원화가 사방을 가득 메운다. 미세한 표정 하나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그림 한 장 한 장이 모두 작품이다. 평면 회화를 영상으로, 또 공간 연출로 확장하는 이 작업은 미디어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초기 지역 미디어아트를 조명하는 기획전 ‘새로운 매개들_부산미디어아트의 시작과 계보’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박성훈 작가의 애니메이션 연작 전시.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2000년 전후 등장한 부산 미디어아트 작품과 역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기획전 ‘새로운 매개들_부산미디어아트의 시작과 계보’가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뉴미디어 아트를 추구하는 부산현대미술관이 지역 미디어아트를 집중 조명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아트가 지역에서 처음 움트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20년간 전개됐던 흐름을 기록하고 그 시기의 작품과 재현(재제작) 작품을 소개하고자 기획됐다.

1990년대 후반 부산 미술계는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부산비엔날레 개최, 대안공간의 출현 등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이다. 국제 미술계의 흐름이 유입되고 비디오아트 등 다양한 매체의 현대미술 경향이 확산됐는데, 진취적인 젊은 작가들은 초기 인터넷, 컴퓨터, 동영상 카메라 등 다양한 매체를 작품 제작에 접목시키면서 전통 장르 중심의 미술 환경에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미디어를 다루는 작가는 주로 그룹으로 활동했다. 대개 회화나 조각, 설치 작가와 함께 작업하고 전시했던 경향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빔프로젝터와 카메라 등 영상장비는 비싼데다 대학에선 여전히 회화 중심의 교육이 이뤄졌기에 작가들끼리 장비나 기술을 공유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 그룹으로는 1990년대 초 ‘매체이론연구회’를 시작으로 영화와 미술의 경계를 허문 비디오 전문그룹 ‘디지아트’와 ‘인아웃’이 등장했다. ‘픽셀’과 ‘포맷’은 영상, 멀티미디어에 주목했고, ‘미디움’과 ‘코드’는 매체설치 평면 입체 등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포괄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전시에는 14명의 작가가 참여해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부분 원본 작품이 유실되거나 원본의 상태로 재생 불가능한 상태를 고려해 출품된 몇몇 작품은 원작을 토대로 재편집, 재제작된 작품이다. 일부 작가는 최근작을 내놨다.

박은국 작가의 ‘스펙트럴시티’.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박은국(매체이론연구회)은 영화제작 기법으로 촬영한 6개 채널의 영상작품 ‘스펙트럴시티’를, 김상화(디지아트)는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의 애니메이션 작품 두 편 ‘꿈꾸는 날’ ‘처용암’을 출품했다.

박동주(미디움·픽셀)는 ‘마그리트 다시 만들기’와 ‘물과 불’이라는 각각 단채널 영상 두 점을 전시한다. 2000년 전후 자신의 작품을 재편집한 작품으로, ‘마그리트 다시 만들기’는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 작품을 영상으로 재해석했다. 독자적으로 활동했던 김희영은 프랑스 유학 시절 제작했던 작품 ‘증강현실 메타 사계절’을 통해 작가 참여적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당시 대안공간 ‘반디’를 운영했던 부산현대미술관 김성연 관장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전개된 지역 미디어 아트의 출발시기에 대한 연구는 지역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기에 앞으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7월 10일까지 열린다. 무료 관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3. 3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4. 4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5. 5“끝내 알 수 없었던 어머니 마음…그 알 수 없음이 인간이죠”
  6. 6“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7. 7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8. 8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9. 9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10. 10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1. 1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2. 2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3. 3李 “집값 놀라울 정도로 하락…통계 제대로 알려야”
  4. 4정계 “지역언론 독립·공공성 훼손없게 계속 관심을”
  5. 5시의회 상임위 제한 폐지 논란일자 결국 심사 보류
  6. 6국힘 신임 부산행복연구원장에 오경은 전 구의원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10. 10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1. 1부산 매출액 돛 달아준 ‘해운 빅3’…6년 만에 전국 기준 100대 기업도(종합)
  2. 2[증시와이드] 불확실성 커진 증시…우량주 중심 냉정한 대응을
  3. 3한진칼 주식 더 사는 조원태…호반과 지분경쟁 2R
  4. 4“부산 해양수도·북극항로 육성, 선원 역할 중요”
  5. 546년 감속기 외길…ICT 입힌 액추에이터 개발 성공
  6. 62050년 중간저장시설·2060년 영구시설…정부, 방폐물 관리 3차 계획안 여론 수렴
  7. 7‘반도체 소부장’ 원익 공채에 1만2000명 몰려
  8. 8한양증권도 털렸다…고객·임직원 정보 일부 유출
  9. 9석유류·공업제품값 ‘고공 행진’ 지속…부산 10월 물가상승 4개월만에 최고(종합)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3일
  1. 1청년도 “국제신문 지키자”…대학가로 지지 확산
  2. 2축제 때도 도개 못 한 영도대교…한 달째 원인불명
  3. 3“북항개발 市-BPA 방향 같아…돔 아레나 규모 등 협의할 것”
  4. 4해군 3600t급 디젤잠수함 ‘서희함’ 진수
  5. 5반려견 비비탄 학대 20대들 징역 8개월(종합)
  6. 6141개 시민단체도 노동계도 ‘국제신문 회생’ 인가 촉구
  7. 7역삼동 연쇄방화 77세 이명수(종합)
  8. 8에코델타에 유치원·초·고교 추가 신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4일
  10. 10면세유 23억 원어치 빼돌린 유통업자 집유
  1. 1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2. 2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3. 3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4. 4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5. 5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6. 6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7. 7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8. 8[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9. 9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10. 10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