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어, 작가이름과 작품명이 없네? 편견없이 느끼는 예술

부산현대미술관 ‘거의 정보 없는 전시’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4-25 19:43:05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7월17일까지 국내외 16명 88점 선봬
- 작품 정보 공개 안하는 이색 기획전
- 예술 자체로 관객 자율적 감상 유도
- 7월1일 정보 공개돼 한 번 더 관람을

감상은 관객의 몫이라고 한다. ‘정답은 없다’고 하지만 난해한 현대미술 앞에서 우리는 예술이라는 권위에 위축되거나 냉소적으로 대하기 일쑤다. 정답지 같은 캡션이나 작가 정보, 전시 팸플릿 등을 찾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이런 정답지마저 없는 전시라면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될까.
부산현대미술관 기획전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에서 구현한 예술비평가 아서 단토의 ‘아홉 개의 붉은 사각형’. 재료와 크기가 같은 사각형의 작가와 작품명은 모두 다르다. 이들은 같은 작품일까, 다른 작품일까.
부산현대미술관이 새롭게 선보이는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Exhibition with Little Informat

ion)’는 외부 정보에 의존하는 예술 감상법을 거부하고, 최소한의 정보로 자율적 감상을 유도하고 있다.

전시에는 국내외 유명 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16명이 참여해 총 8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참여 작가와 작품명은 제공되지 않는다. 습관처럼 작품 옆 캡션 쪽으로 몸을 숙이지만 이러한 정보는 모두 가려져 있다. 작품 재료와 크기 등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 예술적 사유를 쉽게 펼칠 수 있도록 가급적 복잡하고 난해한 작품은 피했다는 것이 부산현대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공간 구성에서도 공평한 감상을 위해 최대한 중립적으로 작품을 배치하고 과도한 전시 디자인은 자제했다.

정보를 숨긴 전시라는데 한쪽 벽에 그려진 아홉개의 붉은 사각형에는 작가와 작품명이 모두 노출돼 있다. 모두 같은 크기와 재료의 사각형에는 작가미상 ‘홍해를 건너는 이스라엘 민족’, 덴마크의 초상화가 ‘키르케고르의 기분’ 등 각각 다른 배경과 제목이 붙어있다. 이 그림은 질문한다. 제작자와 작품명이 다르면 이들은 같은 작품일까, 다른 작품일까.

전시된 작품 오른쪽 캡션에 작가명 작품명 등 정보가 가려져 있다. 최승희 기자
이는 예술비평가 아서 단토의 책 ‘일상적인 것의 변용’에서 언급된 내용을 구현한 것으로,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는 그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단토는 작품의 감상은 작가의 의도와 작품이 갖는 미술사적 맥락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상호 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만약 작품에 제목이나 그것을 설명하는 배경 등 외부 정보가 없었다면 붉은 사각형은 감상자에 의해서만 존재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며 “동시대 예술 작품의 경향이 작품과 그 외적 요소의 관계에 지나치게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전시로 감상자가 느낄 당혹감과 난해함을 고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엔 작품의 감상평을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인상 깊었던 작품을 선택해 자신만의 감상평을 입력하면 된다. 이 결과물은 감상자와 동시대 예술 관련 연구를 위한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이 전시는 두 번 방문하길 권한다. 참여 작가와 작품의 정보를 오는 7월 1일에 공개하기 때문이다. 정보 공개 후 다시 방문해 작품에 관한 정보와 함께 정보 공개 전후의 감상평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7월 17일까지 열리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작가의 의도나 진술, 그리고 작품의 개념과 맥락이 중요한 동시대 예술의 흐름 속에서 감상의 자율성과 작품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한 이번 시도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5. 5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10. 10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6. 6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7. 7‘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8. 8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9. 9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0. 10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6. 6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