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칠희랑대사좌상·불화 등
- 전국 국보·보물 110여 점 전시
- 내달 불복장작법·영산재 시연
한국 불교미술의 정수를 한자리에 모았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금동보살입상(국보), 합천 해인사의 건칠희랑대사좌상(국보), 서울 경국사의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보물) 등 전국 사찰과 박물관에 흩어진 문화재 110여 점이 부산에 모여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펼쳐보인다. 삼국시대 처음 전래된 이래 불교는 굴곡진 우리 민족의 역사와 늘 함께 해왔고, 불교적 세계관을 조형화한 불교미술에는 부처의 힘을 빌려 현세의 고통을 극복하고자 한 민초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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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박물관이 우리 불교미술의 정수를 모은 특별기획전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를 열고 있다. 사진은 해인사의 고승 희랑대사의 초상 조각인 건칠희랑대사좌상(국보)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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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물관은 오는 7월 10일까지 특별기획전 ‘치유의 시간, 부처를 만나다’를 열고 불교미술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조명하는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든 시간을 겪은 시민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는 ▷1부 불상, 부처님의 참모습 ▷2부 불복장, 염원의 시간 ▷3부 불화와 사경, 진리의 세계 ▷4부 근대의 불모, 완호 등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에선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불상과 보살상, 조사상 등을 살펴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금동보살입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국보 200호 금동보살입상은 크기 34㎝로 통일신라시대 보살입상 가운데 가장 크며, 가장 완벽한 조형성을 갖춘 입상으로 평가받는다.
발길을 옮겨 태조왕건의 스승이자 해인사의 고승 희랑대사의 노년기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건칠희랑대사좌상을 만난다. 마치 살아있는 듯 희랑대사의 온화한 미소가 걸음을 놓고 감상에 빠지게 만든다. 가슴에 있는 구멍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설화에 따르면 해인사 수행자들이 유독 많은 모기 때문에 힘들어하자 자신의 가슴에 구멍을 뚫어 모기에게 피를 보시했다고 전해진다.
2부는 한국의 독창적 불교문화인 불복장 의식과 고려~조선시대 주요 복장물을 소개한다. 대중에게 생소한 불복장이란 불상이나 불화를 만든 후 내부에 성물을 넣고 생명을 불어넣는 성스러운 의식으로, 불교문화재의 보물창고다. 문화재 내부에 있기 때문에 꺼내 전시하는 사례가 드물다. 여기엔 종교적 염원, 개인과 국가의 안녕 기원 등 당시 사람들의 지극하고 간절한 바람들이 담겨있다.
3부 불화와 사경, 진리의 세계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경전의 내용을 그림에 담아낸 불화와 경전을 베껴 쓴 사경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높은 예술적 가치로 이름난 ‘수월관음도’ ‘나한도’ 등 고려 불화와 합천 해인사와 창원 성주사의 ‘감로왕도’, 예천 용문사의 ‘화장찰해도’ 등 조선 불화를 선보인다.
전시의 백미 중 하나인 ‘남해 용문사 괘불탱’도 놓치면 안된다. 크기 때문에 전시장에 놓을 수 없어 로비에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야외 의식용 대형 불화로 길이 9.5m, 너비 6.3m에 이른다. 괘불은 높이 때문에 부처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기 어려운데, 괘불을 둘러싼 나선형 경사로를 이용해 불화 전면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이색적이다.
마지막 4부는 부산 영도구 복천사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전통문화의 명맥을 이어 현대 영남지방 불교미술 화단에 큰 영향을 끼친 완호 스님의 작품을 통해 지역의 불교미술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 연계행사로 다음 달 4일에는 불교 전통문화 관련 국가무형문화재인 ‘불복장작법’과 ‘영산재’의 시연행사가 열린다. 불복장은 사찰 내부에서 비공개적으로 여는 의식이라 일반인이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귀한 자리다. 또 전시 기획 학예연구사가 직접 전시 해설을 하는 ‘큐레이터와의 역사나들이’도 오는 27일과 다음 달 24일 오후 4시부터 40분간 진행할 예정이다.
관장 취임 후 첫 기획전을 여는 불교미술 전문가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완벽한 조형성과 작품의 상징성, 그리고 우리 불교미술의 특수성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엄선했다”며 부처님의 자비와 미소를 마주한 모든 분이 코로나19로 움츠렸던 마음을 위로받고, 새로운 일상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힘도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