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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71> 장세경 감독 김일두 주연 영화 ‘마도로스 여인’

마도로스여! 왜 바닷가에서 눈물 흘리는가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2-05-16 19:08:0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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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창을 열면, 날마다 새롭고 다양한 뮤직비디오들이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5월 4일 공개된 싱어송라이터 김일두와 DJ 김프로의 공동 앨범 ‘마도로스 믹스테잎’과 함께 공개된 김일두의 ‘마도로스 여인’의 러닝타임 6분 37초짜리 뮤직비디오는 차라리 영화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강렬하고 충격적인 사건은 벌어지지 않지만, 극장을 나선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사라지지 않는 그런 종류의 영화다.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는 가수 김일두 주연 영화 '마도로스 여인' 뮤직비디오 한 장면.
까만 양복에 까만 선글라스를 쓴 사내(김일두)는 항구에 걸린 ‘출입금지’ 경고 표지판을 유심히 관찰하고 자연스럽게 울타리를 넘는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느와르 영화일까?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듯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칠 법한 사물을 난생처음 보는 듯 집중해서 관찰하는 남자는 돌연 바닷가에 앉아 눈물을 흘린다. 낡고 녹슨 어선들을 지나 카메라는 ‘심폐소생술’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판에 천천히 집중한다. 뭔가 유익하고 교육적이기도 하다. 반복 시청하는 동안 심폐소생술을 거의 완벽히 숙지했다. 사내는 인파로 붐비는 거리로 나서며 영화는 끝난다.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며 고향에 돌아오는 마도로스의 마음을 표현한, 술 냄새와 부둣가 짠내를 가득 머금은 김일두의 노래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쉽게 끊어낼 수 없는 질긴 여운을 남기는 이 뮤직비디오는 영화감독 장세경이 연출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법무팀에 입사한 전형적인 엄,친,아 코스를 벗어나 돌연 영화감독의 길을 선택한 장세경 감독에게 이 짧은 영화, 또는 꽤 긴 뮤직비디오의 연출의도를 묻자, 그냥 사전 계획 없이 2시간 반 동안 김일두와 부둣가를 산책하며 촬영을 마쳤다고 했다. 짐작건대, 그 곱절의 시간을 뒤풀이에 집중했을 것 같다. 창작의 길에 대한 고민과 시도를 매일 거듭해 온 김일두와 장세경이 만나면 일어날 수 있는 어떤 무심한 ‘경지’로 느껴졌다. ‘문화예술 플랜비 creative plan b’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마도로스 믹스테잎’ 앨범은 2021 아르코 공공예술 ‘신초량 아카이브’ 사업으로 진행됐다. 앨범에 참여한 김일두, 김프로는 오는 20~29일 부산 중구 동광동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에서 열리는 신초량 아카이브 결과전시회 ‘초량 캬바레’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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