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어부바’ 배우 정준호

“9살 내 아들과 보려고 선택한 가족영화…코믹·액션 재미는 덤이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5-17 19:44:46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늦둥이 아들·동생 지키는 가장役
- “출연했던 영화 자극적 소재 많아
- 아빠 되니 작품 보는 시선 달라져”

- 부산 남포동·영도 일대 로케이션
- 소시민의 정감 넘치는 일상 담아

- “촬영장 인근서 웨딩홀·뷔페 사업
- 고단한 스태프 위해 회식 쏘기도
- 출연료보다 더 쓴 것 같다” 웃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해주는 배우 정준호가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부터 부모 세대까지 다 같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 ‘어부바’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실제 늦둥이 아빠이기도 한 정준호가 가족 영화만의 감동을 선사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커뮤니티 BIFF 올해 주목할 만한 개봉작으로 선정된 ‘어부바’는 늦둥이 아들과 철없는 동생, 그리고 자신의 분신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범의 찡하고 유쾌한 혈육 코미디 영화다. 정준호는 늦둥이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려고 하고, 하나뿐인 동생의 일은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하는 종범 역을 맡아 가족애와 부성애를 연기한다.

최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정준호는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어부바라는 단어는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가장 대표적으로 느끼게 하는 단어다. 아마 60, 70년대에 태어난 분들은 공감하실 것”이라며 영화 제목에 내포된 따뜻한 가족애를 설명했다. 요즘은 거의 사라진 포대기를 두르며 아기를 업을 때 ‘어부바’라고 말하던 우리네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떠올린 것이다. 이어 “자극적인 요소가 많은 요즘 영화를 보면서도 재미를 느끼시겠지만 우리 영화 ‘어부바’는 메말라가는 가족 간의 사랑, 더군다나 코로나19로 가족 간의 대화도 많이 없어진 시대에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저 없이 출연하기로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집에 있는 아이들이 가장 생각이 났고, ‘어부바’의 따뜻한 가족 이야기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정준호와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한 ‘어부바’와 50대 가장으로서 느끼는 무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

영화 ‘어부바’에서 가족과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범 역을 맡은 정준호. 그는 “아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촬영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트리플픽쳐스 제공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은 배우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이 있다. 바로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특히 누아르 영화나 조폭 영화에 많이 출연했던 배우들의 경우 어린 자녀와 함께 극장에 가서 자신의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한다.

정준호도 마찬가지다. “아들이 이제 아홉 살이 됐다. 일곱 살부터인가 제가 배우라는 걸 알게 되면서 어떤 영화에 출연했는지 자주 묻더라. 그런데 출연한 작품들이 자극적인 소재가 많아서 막상 아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는 많지 않더라.”

그런 아쉬움을 갖고 있던 차에 그에게 ‘어부바’ 출연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아버지가 되고 자식을 기르다 보니 가슴에 뭉클하게 남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극 중 종범을 보며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 보였고, 그의 심리에 깊이 공감됐다. 흥행이 아닌 어떤 의미를 찾아 선택했다. 아들이 이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너무 가족이나 아들에게 이슈가 맞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영화를 알리고 홍보하는 입장에서 너무 아들하고 보고 싶은 영화라거나 가족 영화에 포커싱이 맞춰지면 교과서적인 영화거나 예상되는 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사랑을 나누고, 아픔을 보듬어 주고, 또 각자 맡은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소소한 액션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코믹하고 다이내믹하게 그려진다”며 영화적 재미가 충분한 가족 영화임을 강조했다.

■가장의 무게

늦둥이 아들과 철없는 동생, 그리고 자신의 분신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범의 찡하고 유쾌한 혈육 코미디 영화 ‘어부바’. 영도 및 자갈치 시장 부근 포구 등 부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 트리플픽쳐스 제공
영화 속 종범은 일찍 아내를 여의고 홀로 아들을 키운다. 게다가 변변치 않은 동생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아들의 교육 문제를 홀로 결정해야 하고, 동생의 신혼집도 마련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아내와 아들의 추억이 묻어 있는 어부바호를 지키려면 더 큰 돈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종범을 비롯해 우리시대 가장은 외로운 존재다. 일을 다 처리하려 남한테 아쉬운 소리도 해야 하고, 아들을 위해서는 무릎도 꿇어야 한다. 마지막 결론은 가장이 내려야 되기 때문에 외롭다.”

정준호 또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사업가이며 배우이기에, 종범의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의 무게를 공감했다. “종범은 과묵하고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해 가정을 지키고자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상이다. 늦게 아들을 가졌다는 면이 저와 비슷했다. 공감이 많이 됐기 때문에 특별히 캐릭터를 연구했다기보다 내가 살아온 걸 되새기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힘든 가장 역할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준 것은 바로 아들 노마 역을 맡은 이엘빈이었다. “극 중 아들 노마는 마냥 어린아이 같으면서도 가끔 인생사 다 겪은 어른처럼 한마디하는데, 엘빈이도 말수는 없었지만 너무 어른스러운 말을 한마디씩 했다. 그런 면은 또 우리 아들과도 비슷해서 자연스럽게 몰입이 됐다.” 정준호는 성인 연기자든 아역 배우든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모든 연기자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똑같은 연기자고, 똑같은 여건에서 자기 최대한의 연기를 뽑아내려 노력한다는 것을 이엘빈을 통해 새삼 느꼈다고 한다.

또 한 명의 조력자는 24살이나 어린 여자와 결혼하려는 철없는 동생 종훈으로 출연해 처음 호흡을 맞춘 최대철이었다. “코믹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끼가 많다. 배우로서 가진 것이 많아서 앞으로도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최대철의 시대가 올 것이다. 충무로가 주목해야 할 배우다.” 그는 평소에는 겸손하고 공손하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돌변하는 최대철을 보며 자주 감탄했다.

■부산을 담다

‘어부바’가 지닌 가족 영화의 정서를 아름답게 포장해준 것은 바로 부산 로케이션이었다. “부산에서 촬영하는 것이 로망이었다”는 최종학 감독은 ‘어부바’로 소원성취했다. 촬영 전부터 부산의 중구 남포동과 영도구 일대를 로케이션 장소로 염두에 뒀던 그는 부산의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부산의 소시민이 사는 정감 넘치는 일상의 장소를 스크린에 담았다. 제작진과 함께 실제 현지인보다 길을 더 잘 알 정도로 남포동과 영도 일대를 골목까지 직접 발로 뛰며 로케이션 장소를 찾아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자갈치 시장을 안고 있는 포구를 어부바호가 있는 곳으로, 중구청의 소개로 알게 된 실제 가정집이 종범 가족이 사는 집으로 섭외됐다.

정준호는 현재 부산에서 웨딩홀과 뷔페 사업을 하고 있어 부산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특히 지난해 ‘어부바’를 촬영할 때는 고단한 스태프를 위해서 한턱 크게 쏘기도 했다. “사실 제작비가 그리 넉넉지 않아서 제가 받은 출연료보다 회식비를 더 쓴 것 같다. 제가 운영하는 웨딩홀과 뷔페가 촬영장에서 한 20분 거리라 스태프분들이 시간 날 때 전체 회식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 크랭크인한 ‘어부바’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되도록 빨리 촬영을 마쳐야 해서 스태프들의 스트레스나 피로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는데, 정준호가 촬영 중간중간 마련한 회식을 통해 스태프들은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부산에서 모든 촬영을 한 덕에 정준호는 예전에 알았던 장소도 다시 보게 됐다. “차로만 지나다녔던 영도를 이번에 1개월 정도 촬영을 하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해운대 광안리 등이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지만 이제 영도 앞바다가 부산 최고의 명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영도 앞바다의 포구 모습은 옛 것과 요즘의 변한 모습이 공존하는 그런 곳이다.” 특히 영화에서는 흰여울문화마을의 거리에서 촬영한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그곳은 마치 그리스나 크로아티아의 마을 같았다. 바닷가 언덕에 예쁜 카페도 많으니 부산에 오시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바란다.” 그는 올여름 휴가지로 영도를 비롯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부산을 추천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모델은…고속·수소전동차, 하이퍼루프 3파전
  2. 2‘짓고도 못쓰는’ 자갈치아지매 시장 내후년 문 열까
  3. 3부산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교육부, 배경엔 대통령실?
  4. 4기다려! 유럽 빅리그…내가 접수하러 간다
  5. 5연 10% 적금에 1277억 몰려…남해축협 해지 읍소(종합)
  6. 6유치원 찾아 삼만리…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발동동
  7. 7화물연대 파업 부산은 해산 결정, 갑자기 왜?
  8. 8여당몫 상임위원장 5명 교체…PK 3명
  9. 9‘한 명의 아이도 포기않겠다’…공교육 표준 마련에 헌신
  10. 10대우조선도 에어부산도…산업은행장 손에 달린 PK 현안
  1. 1여당몫 상임위원장 5명 교체…PK 3명
  2. 2속도내던 메가시티 해산, 브레이크 걸렸다
  3. 3김건희 여사 부산 방문해 깜짝 자원봉사
  4. 4김건희 여사 부산 금정구 몽실커피 깜짝 방문, 직원들 격려
  5. 5부산 온 안철수 "당 대표 되면 총선 170석 획득해 승리 견인"
  6. 6윤석열 지지율 5개월만에 40%대, 정당은 국힘이 역전
  7. 7세 과시한 친윤…공부모임 ‘국민공감’ 의원 71명 참석
  8. 8비명계 “이재명 100일, 방탄 빼고 뭐 했나”
  9. 9여야 예산안 협상 '벼랑끝 싸움'..."초당적 협조"VS"부자 감세"
  10. 10도 넘은 北 '이태원' 흔들기...미사일에 악성코드 보고서까지
  1. 1‘짓고도 못쓰는’ 자갈치아지매 시장 내후년 문 열까
  2. 2대우조선도 에어부산도…산업은행장 손에 달린 PK 현안
  3. 3野 ‘안전운임 3년 연장’ 수용에도…정부 “타협없다, 복귀하라”
  4. 4화물연대 파업 16일 만에 끝났다
  5. 5화물연대 업무 복귀했으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
  6. 6'한전법 개정안' 부결 파장…정부, 전기료 인상 조기 추진
  7. 7창업기업 지원 ‘BIGS’ 매출·고용 목표치 껑충
  8. 8수산식품산업 현재와 미래, 부산서 찾는다
  9. 9에어부산 32개월 만에 나리타 정기편 운항 재개
  10. 10따뜻했던 11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늘었다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모델은…고속·수소전동차, 하이퍼루프 3파전
  2. 2부산대병원장 임명 미루는 교육부, 배경엔 대통령실?
  3. 3연 10% 적금에 1277억 몰려…남해축협 해지 읍소(종합)
  4. 4유치원 찾아 삼만리…대단지 아파트 입주민 발동동
  5. 5화물연대 파업 부산은 해산 결정, 갑자기 왜?
  6. 6‘한 명의 아이도 포기않겠다’…공교육 표준 마련에 헌신
  7. 7수능 성적표 받아든 고3 희비 교차
  8. 8올 수능, 수학 어렵고 국어 쉬웠다…이과생 ‘문과침공’ 거셀 듯
  9. 9동래구 명륜1번가 ‘제2회 W I T H 프리마켓’ 개최
  10. 10우리 탈출한 곰 3마리 주인 부부 습격...2명 숨져(종합)
  1. 1기다려! 유럽 빅리그…내가 접수하러 간다
  2. 2토트넘 한솥밥 케인-요리스 ‘맞짱’
  3. 3PK의 저주…키커 탓인가, 골키퍼 덕인가
  4. 4벤치 수모 호날두, 실내훈련 나왔다
  5. 5슈퍼컴은 “네이마르의 브라질 우승”
  6. 6[카드뉴스]월드컵 상금 얼마일까?
  7. 7무적함대도 못 뚫었다…다 막은 ‘야신’
  8. 8거를 경기 없다…8강 10일 킥오프
  9. 9축협 저격? 손흥민 트레이너 폭로 파장
  10. 10프랑스 또 부상 악재…음바페 훈련 불참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당면(唐麵)의 사회학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대한제국을 둘러싼 외교 비록, 박기종의 ‘도총’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한글창제 비밀 찾아 떠나는 모험 外
자연의 지혜 담은 지리산 밥상 外
서상균의 그림으로 책 보기 [전체보기]
인간의 순리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산다는 게 /이규철
메주 /설상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수리남’의 하정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올빼미’ 유해진
‘데시벨’의 김래원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마블도 고전한 비수기 극장가, 아바타 후속작 구원투수 될까
연말까지 잇단 행사…연예계도 대중 안전주의보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슈퍼히어로 영화의 황혼
수프와 이데올로기(양영희 감독)…식민지배와 제국주의 경계에 서다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2월 8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2월 7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성웅 이순신의 장인 방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12월 8일(음력 11월 15일)
오늘의 운세- 2022년 12월 7일(음력 11월 1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당나라 시인 맹교가 저물녘 낙양교를 바라보며 읊은 시
북제(北齊)의 문신 조홍훈이 양휴에게 보낸 편지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