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하게 줄 고르는 금속성 적막 한 줄
먹물 같은 어둠 속 온 밤을 휘감아
청량한 정신이 밝힌 꺼지지 않는 이 불빛
황다연 시인의 시조는 50년에 가까운 시력이 발휘하는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다. ‘진실’이란 시제로 초장부터 긴장감이 흐르고, 단시조로 형상화한 점에서 시인의 관록을 느끼게 된다. ‘금속성’은 그 단단한 질감과 같이 변하지 않는 진실을 상징하고 있고, 적막은 고요함 속에 깃든 힘이다. 즉 타협하지 않는 외로운 길이요, 진실을 밝히기 전의 긴장이다. ‘한 줄’은 음계에 맞는 제 소리이니 정수(精髓)를 뜻한다. 맑고 깨끗함은 쉽게 이룰 수 없다. 자신을 담금질로 고르고 닦아 조이면서 때로는 어두운 밤 속에서 헤매기도 한다. 하지만 쇳소리 날 것 같은 고요의 정점에 다다르면 모든 세상사 군더더기 다 떨쳐진 상태라서 의식이 청명해진다. 이 청명은 무지를 뜻하는 먹물 어둠 밤을 휘감고 나와 진실의 힘인 불빛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청명함 속의 한 생각은 바로 응축된 마음, 그 순도 높은 마음은 어떤 장벽도 뚫고 나가는 힘을 지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