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겁고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름 우영우는 어쩌면 슈퍼히어로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속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로 활약하는 우영우는 법전을 통째로 씹어 먹은 듯 달달 외우며, 위기의 순간엔 마치 그 옛날 태권브이의 일심동체와 같은 필살기처럼, 몽환적인 음악과 함께 고래를 소환하고, 동시에 기발한 해결책을 떠올리며 결국 재판을 승리로 이끈다.
젊은 나이에 웬만한 중견 배우들보다 긴 경력을 가진 연기 장인 박은빈의 설득력 있는 캐릭터 해석으로, 다소 어눌한 말투와 강박적인 몇 가지 습관은 우영우의 슈퍼히어로에 가까운 능력치에 비하면 사소해 보일 정도다. 우영우의 가장 강력한 능력은 무엇보다, 우영우와 같은 편에 서서 힘껏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마성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다양한 판타지를 품고 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이 천재 이미지로 활용된 것이 처음도 아니지만, (심지어 ‘굿 닥터’에선 천재 의사로 활약했다.) 그런 오해를 줄이고자 3화 ‘팽수로 하겠습니다’에선 또 다른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이 등장한다. 5화 ‘우당탕탕vs권모술수’에선 도덕적 딜레마에 부딪혀 타협하고 스스로 상처받는 안타까운 우영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드라마가 한국에서 만들어져 다행이다. 아마 일본 드라마였다면, 현실에 굴하지 않고 끝내 요란하게 정의를 내세우는 만화적 판타지로 풀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또한 나름 통쾌하겠지만, 큰 공감대를 형성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여전히 자폐스팩트럼 장애가 낯선 시청자 중 한 명으로, 우영우의 목소리를 통해 자폐스펙트럼 장애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역시 드라마의 판타지적 요소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야기도 그만큼 많다.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그동안 봐왔던 수많은 비장애인 드라마 역시 자괴감을 잔뜩 던져주는 판타지이기는 매한가지였다. 어쩌면 우영우의 진정한 능력은 드라마 밖 일상에서 장애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커다란 질문을 투척하여 치열한 언쟁을 만든 것일지 모른다. 그저 소모적인 논쟁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심 끝에 나는 일단 우영우의 편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