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전형적인 무대와 달리 예술적 실험이 가능한 블랙박스(Black box) 극장이 잇따라 등장하는 추세다. 블랙박스는 말 그대로 검은색 빈 상자처럼 생긴 극장으로, 이동식 수납 객석과 이동식 음향 반사판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객석을 수납하면 무대와 객석이 구분 없는 공간으로 변하고, 음향 반사판을 설치하면 악기 소리를 객석으로 더 잘 전달한다. 체임버 오페라 연극 리셉션 전자음악 및 대중음악 공연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소극장(300석 규모)을 블랙박스 극장으로 추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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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유일한 블랙박스 극장인 부산민주공원 내 소극장. 부산민주공원 제공 |
올해 서울에서 블랙박스 극장이 잇달아 문을 연다. 이달 개관한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372석 규모)는 지난 21일부터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 중이다. LG아트센터 U+스테이지는 오는 10월 관객을 맞는다. 2018년 개관한 세종문화회관의 S씨어터(300석 규모)에선 오는 9월 4일까지 연극 무용 국악 뮤지컬 사운드아트 등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현재 부산에 있는 블랙박스 극장은 1999년 개관한 부산민주공원 소극장(120석)이 유일하다. 부산민주공원 관계자는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변형시켜 활용할 수 있어 실험정신을 살릴 수 있는 무대”라면서 “마당극 마당 춤판 무용 등 실험적인 작품에 제격이다”고 말했다. 인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의 블랙박스(300석)에선 현대음악, 탭댄스 등 공연이 열린다.
김문홍 극작가는 “실험형 소극장 오페라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블랙박스 극장이 필요하다”면서 “오페라는 종합예술이다. 음악 무용 연극 등 공연예술 전체의 화합을 위해서 장르 이기주의를 버리고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