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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외계+인’ 최동훈 감독

“외계인과 도사들 신검 탈취전 재미없을까, 식상할까 무한검열”…7년 만에 돌아온 ‘쌍천만 감독’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7-26 18:57:3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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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들’‘암살’ 연달아 천만 관객
- 새 시나리오 쓰고 촬영·후반작업
- 개봉하는데 7년 넘게 걸려

- 고려시대와 현재 넘나들고
- 한국도술과 SF 이질적 만남이지만
- 자연스러운 재미 주려고 애써

- 각본 쓸 때 생각했던 배우 캐스팅
- 할리우드급 그래픽 작업까지
- 1부 자체로 한 편의 영화 완결
- 90% 완성된 2부 더 재밌어

최동훈 감독은 2004년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으로 한국형 케이퍼 무비(범죄영화의 한 장르)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타자’(2006) ‘전우치’(2009) ‘도둑들’(2012) ‘암살’(2015) 등 작품마다 세련된 연출과 참신한 이야기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도둑들’ ‘암살’이 연이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쌍천만’ 감독에 등극한 최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외계+인’ 1부는 그래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7년 만의 신작 ‘외계+인’ 1부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 ‘외계+인’으로 첫 시리즈물 연출에 도전한 최 감독은 1부와 2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다. 케이퍼필름 제공
최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최 감독은 “이전에는 3년마다 한 편씩 영화를 개봉했는데, 이번에는 ‘암살’이 끝난 후 시나리오를 쓰고, 프리 프로덕션에만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실은 이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줄은 전혀 몰랐다”며 “감독에게 개봉을 하는 순간이 제일 멋진 시간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7년 만에 관객과 만나는 설렘을 전했다. 또 그는 “(더 좋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언제나 있고, 매일 그런 부담감 속에 산다”며 쌍천만 감독으로서 짊어지고 있는 부담도 솔직하게 밝혔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촬영 11개월, 후반작업 13개월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거쳐 완성한 영화다. 그만큼 최 감독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가 전하는 영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외계인과 도술세계 만난 ‘외계+인’

많은 감독은 어릴 적 경험이나 개인적 관심사에서 영화의 소재를 가져오곤 한다. 봉준호 감독의 첫 천만 영화인 ‘괴물’(2006)이 그가 고교 시절 한강 잠실대교 다리를 기어올라가는 괴물체를 본 기억에서 시작했던 것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최 감독의 ‘외계+인’은 그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외계인과 전작 ‘전우치’에서 봤듯 평소 관심 많았던 도술을 결합시켰다. 최 감독은 “한국 도술의 세계와 SF적인 세계가 만났을 때의 이질적인 결합이 주는 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외계+인’의 시작에 대해 설명했다.

‘외계+인’은 이질적 장르의 만남뿐만 아니라 외계인 죄수를 인간의 몸에 수감시킨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한 영화다. 최 감독은 “‘외계인이 지구인을 피해 숨어 있다면 어디가 가장 안전할까?’라는 생각 끝에 ‘인간 몸속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상상은 ‘인간 몸은 감옥이 아닐까?’로 이어졌다”고 상상의 연상작용을 설명했다.

새로운 이야기와 소재였지만 최 감독은 혹시 재미없거나 식상하지 않을까라는 자기 검열을 계속했다. 그는 “스스로 ‘넌 정말 이걸 보고 싶니?’라고 자문하기도 했다. ‘너무 익숙해도 안 되고, 너무 이상해도 안 된다’는 기준을 바탕으로 내 상상력과 대중이 품고 있을 법한 상상력의 크기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주변 의견도 많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멀티 캐스팅과 컴퓨터 그래픽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외계+인’ 1부. CJ ENM 제공
최 감독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을 비롯해 모든 영화에서 멀티 캐스팅을 해왔다. 그리고 각 배우가 맡은 인물은 빠짐 없이 적재적소에서 반짝반짝 빛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를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직접 쓰기 때문에 배우들은 저마다 맞춤옷을 입게 되는 것이다.

최 감독은 “그런 면에서 저는 운이 좋았다. 보통은 이 배우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나리오를 쓴다. ‘그 배우가 이런 공간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면?’이라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배우가 캐스팅됐을 때가 제일 기쁘다. 배우들이 저한테는 첫 번째 관객이기에 배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촬영할 때는 즉흥적인 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자유를 많이 주는 편”이라며 “‘외계+인’은 제가 상상했던 배우들을 다 캐스팅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외계+인’ 1부에는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등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갖게 만드는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이들 외에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컴퓨터 그래픽이다. SF와 도술이 만난 세계를 그리기 위해서는 컴퓨터 그래픽이 필수적으로 필요했다. 최 감독은 “예전에 영화를 찍을 때는 컴퓨터 그래픽인지 모르게 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번에는 컴퓨터 그래픽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건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세상이야. 그렇지만 이것이 이상하게 보이지 않지?’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외계+인’ 1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는 외계 비행선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와 추격하는 장면은 실제 버스가 주차할 수 있는 층고가 높은 지하주차장을 섭외해서 3일간 촬영했다. 그래서 주차해 있던 100대의 버스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수고도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도심에서 4대의 비행선이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서울 상공을 드론으로 촬영한 후 그 위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혔다.

■현대와 고려 오가는 구조, 그리고 2부

‘외계+인’은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이 활약하는 고려 말기와 인간의 몸에 외계인 죄수가 수감된 현대가 교차 편집으로 오가며 진행된다. 각자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로 다른 두 시간대의 인물들이 고군분투하는데, 두 시공간을 타임슬립해 오가는 인물도 있다. 그래서 관객이 헷갈리지 않도록 시공간을 넘나드는 구조를 매끄럽게 연결해야 했다.

최 감독은 “현대와 과거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나오다가 클라이맥스로 가기 위해서 후반부에 두 개의 세계가 연결된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두 시간대를 잘 이해하면서 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고민의 첫 번째 해결책은 시계였고, 다음은 권총이었다”고 말했다. 즉, 현대의 물건이 과거에서 보일 때 관객들은 그 물건을 사용하는 인물이 원래 어떤 시대에 있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김태리가 연기한 고려 말 이안과 아역 최유리가 연기한 현대 이안의 관계를 소품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는 “관객들이 극장에 들어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천재가 된다. 제가 아무리 복잡하게 구성을 해도 관객은 그것을 본능적으로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자체가 즐거운 관람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관객에 대한 신뢰감을 보였다.

‘외계+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부와 2부로 나뉜다. 크게 봤을 때 1부가 현재에서 과거로 가는 이야기라면, 내년 개봉 예정인 2부는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오는 이야기가 담긴다. 최 감독은 “1부와 2부로 이어진 연작 영화를 하자고 마음 먹었을 때 1부 자체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처럼 관객이 느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치 2부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1부 스토리가 완결성을 가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1부에서는 2부를 살짝 엿볼 수 있는 힌트가 담겨 있다. 그중 하나가 1부에서 잠깐 등장하는 이하늬와 윤경호가 2부에서는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현재 2부를 편집 중인 최 감독은 “1부를 해보니까 컴퓨터그래픽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컴퓨터그래픽 기간을 봐서 내년 개봉일이 정해질 것 같다. 제가 1부를 120번을 봤으니까 2부도 120번은 봐야 완성될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그리고 “편집이 90% 정도 됐는데, 2부가 더 재밌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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