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24> 부산 온천동 출토 ‘붉은 간토기 ’

3000년 전 청동기 선명한 붉은 색 감탄…‘수영강 문화권’ 품격 느껴져

  • 김동윤 복천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2-08-28 18:53:42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구서 나들목에서 해운대 방면으로 번영로를 달리다 보면 수영강변대로로 접어든다. 해운대 센텀과 광안대교로 연결되기에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늘 자동차로 붐비는 도로로 인식되어 있다. 고가도로라 확인하기가 쉽지 않지만, 시선을 조금만 오른쪽 아래로 돌려보면 지금 우리는 수영강변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서 도로명의 유래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수영강은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함께 유유히 흐르다가 수영만을 거쳐 바다로 합류된다.

붉은 간토기. 부산박물관 제공
강은 오래전부터 우리 인류가 머물면서 다양한 문명과 문화를 만들고 전개했던 곳이었다. 양산 천성산에서 발원하여 부산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질러 수영만으로 흘러드는 수영강은 오래전부터 부산 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터전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수영강과 그 지류, 특히 온천천 일대에 부산에서 가장 많은 유적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수영강은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용이한 곳이자, 강변에 형성된 충적평야는 청동기시대부터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마을을 형성한 곳이었다. 특히 수영강을 중심으로 온천천이 합류하는 동래 일대의 충적지는 낙동강 동쪽의 부산에서 가장 넓게 평평한 지대가 형성된 지역이다.

2018년 8월 동래 온천동 청동기시대 돌널무덤의 한편에서 붉은 간토기가 출토됐다. ‘적색마연토기(赤色磨硏土器)’ 또는 ‘홍도(紅陶)’라고도 불리는 이 유물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유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선명한 붉은 색에 높이가 30㎝에 달하는 크고 당당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목을 꼿꼿하게 바로 세운 항아리 형태로 아가리 아래쪽에는 문양을 찍듯이 토기 벽의 반만 둥근 구멍을 돌려가며 뚫었고, 바닥은 평평하게 만들었다. 토기 표면의 빛나는 광택은 토기 전면에 칠한 붉은 안료의 표면을 문질러 반질반질하게 만든 후 구워낸 결과물이다. 청동기시대에 주로 사용된 민무늬토기는 거친 바탕흙으로 빚어 구워낸 다소 투박한 형태인 데 반해, 붉은 간토기는 질 좋은 바탕흙으로 공들여 만들어 특별한 용도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온천동 출토품과 같은 형태의 붉은 간토기는 크기가 크고, 안정적으로 설 수 있다는 점에서 청동기시대에 저장 용기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부산지역에서는 무덤의 부장품으로만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붉은 간토기는 두구동 석대동 망미동 괴정동 연지동에서도 출토됐다. 청동기시대 부산지역만의 독자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붉은 간토기를 통해 당시 온천동을 중심으로 수영강 일대가 동일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해양 수도’이기 이전 부산의 ‘수영강 문화’에 대한 흔적은 현재 부산박물관 동래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4. 4[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5. 5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8. 8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9. 9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4. 4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5. 5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6. 6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7. 7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8. 8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9. 9‘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10. 10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