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래 참 고맙다 네가 있어 편했구나
이리 오래 살면서도 왜 그렇게 몰랐을까
가만히 뒤돌아보니 네가 거기 있었네
시인은 등에게 말을 하고 있다. 본래 한 몸이었지만 그 고마움을 몰랐다고. 우리는 타성에 젖어 일상적으로 누리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여기다가 그것이 없어진 날 불편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무용지대용(無用之大用)이란 말이 있다. 삶에서 실패와 어려운 고비들도 지나고 나면 고맙게 느껴진다. 나무의 등엔 새가 둥지를 틀고, 매미가 여름을 쉬어간다. 나무에 기대보면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내가 기댈 수 있는 것은 다 등이 될 수 있다. 고된 인생에서 등이 없이는 삶의 휴식을 취할 수 없듯 이 작품은 귀한 존재의 가치를 일깨우며 독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등을 보는 것은 우리의 삶 모두를 보는 것, 자기성찰은 평범 속에서 비범을 이룬 모습이다. 나는 네게 등이 되고 너는 내게 등이 된다. 이 좋은 계절에 은혜로운 것들을 생각하며 잊고 있었던 등을 떠올려 보는 일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