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골은 그렇게 조용하게 저물었다. 날이 저물자 산 그림자가 연꽃 밭을 스쳐 지나고 아랫마을 백련리는 노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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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하동군 백련리에 있는 가마 ‘하동요 도예전시관’ 앞에 꽃이 활짝 피어있다. 강남주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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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재란의 소용돌이 속 일본에 끌려간 조선 사기장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비요(秘窯)’는 이렇게 시작한다. 비극적 서사의 출발지인 ‘백련리’는 경남 하동군에 있다. 이곳에서 납치된 사기장들은 선진리 왜성에 갇히는데, 지금의 경남 사천시다.
소설 ‘비요’ 속 주요 현장을 따라가는 문학투어가 오는 30일 열린다. 강남주 작가는 독자와 첫 대면 만남을 위해 직접 투어 코스를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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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사천시 선진리성 표시석. |
80대 늦깎이 소설가는 4년에 걸친 치열한 취재와 공부, 집필 과정을 거쳐 두 번째 장편소설 ‘비요’를 세상에 내놨다. 비요(秘窯)는 한자 그대로 ‘비밀스럽게 숨겨놓은 가마’를 뜻한다. 소설은 일본의 깊은 산속 비요로 끌려가 평생을 세상과 단절된 채 도자기만 굽다 사라진 조선 사기장의 비극적 서사시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쟁의 의미를 묻고 있다.
이번 투어는 주인공 박삼룡을 비롯한 사기장이 왜군에 납치된 이후 주요 국내 배경지를 쫓아간다. 삼룡의 행로는 하동 백련리 도요지~사천 선진리 왜성~쓰시마 도마리·후주~이키섬~규슈 서북단 요부코~나가사키 북서부 히라도~가와치 언덕(규슈 올레길에 속한다)~이마리~아리타~이마리(오카와치야마)로 이어지는데, 이날 투어단은 경남 하동 백련리 도요지와 사천 선진리 왜성을 찾는다.
‘비요’ 문학투어는 임진왜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7년 전쟁의 대미를 장식한 노량해전의 무대 경남 남해도 방문한다. 남해 충렬사와 이락사, 첨망대가 포함됐다. 부산여해재단 이순신학교 남송우 교장이 ‘버스 아카데미’로 임진왜란과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특강을 준비했다.
강 작가는 “소설 속 삼룡의 행로를 따라가면서 독자들과 자유로운 토론과 버스 아카데미를 열게 돼 무척 기대된다”며 “애초 일본 ‘비요 마을’까지 도공의 수난사를 온전히 보여주는 문학여행을 계획했는데 팬데믹 여파로 국내투어로 축소돼 아쉬운 마음이 있다. 일본 관광 빗장이 풀리면 다시 추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