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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색다름에 목말랐다면…각양각색 감동 속으로

뉴 커런츠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2-09-29 19:14:17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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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亞영화의 미래 신인 감독들 제작
- 다양한 소재와 시각 쏠쏠한 재미

뉴 커런츠는 아시아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의 등용문이다.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경쟁 부문을 대상으로 최우수작 두 편을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아줌마
★아줌마(허슈밍/싱가포르·대한민국)

한류에 푹 빠진 싱가포르의 아줌마가 인생 처음으로 한국행에 도전한다. 연휴를 맞아 아들과 단둘이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데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아들은 결국 이직을 핑계로 빠진다. 꿈에 부푼 여정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하고 결국 길을 잃고 폭력사건에까지 연루된다. 과연 그녀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까. 다수의 단편영화로 주목받는 허슈밍 감독의 첫 장편으로 영화진흥위원회 등 국내외 다수의 기관에서 지원을 받았다. 싱가포르의 베테랑 여배우 홍휘팡을 주연으로 정동환 강형석 여진구 등과 함께 따스하고도 기막힌 중년의 성장영화가 완성된다.

★천야일야(구보타 나오/일본)

천야일야
중년 여성 도미코는 30년 전 실종된 남편을 기다리며 쇠락하는 어촌 마을에 살고 있다. 도미코 앞에 마찬가지로 2년 전 남편이 실종되었다는 여자 나미가 찾아온다. 도미코는 나미의 남편을 찾는 일에 적극 나서지만 막상 서류 준비가 끝날 무렵 나미는 실종된 남편을 잊고 새 출발을 하겠다고 한다. 이야기는 도미코와 나미의 대조적 선택에 주목하지만 그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의 쓸쓸한 분위기다. 등장인물은 모두 누군가를 잃거나 잃어가고 있다. 시간 앞에서 그들 중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 천야일야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시간의 비밀을 속삭이듯 알려주는 영화다.

★지옥만세(임오정/대한민국)

지옥만세
학창 시절 내내 왕따와 학교 폭력에 시달려 온 나미와 선우는 같은 반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간 사이 자살을 시도한다. 어리숙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자살 실패 이후, 두 사람은 자신들을 가장 괴롭혔고 지금은 서울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채린을 찾아 복수하려 한다. 하지만 복수도 실패할 위험에 처한다. 어처구니없게도 종교에 귀의한 채린이 너무도 선한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옥만세는 발칙한 기획력과 상상력을 겸비한 이야기꾼이 솜씨 좋게 탄생시킨 매혹의 모험극이자 아이러니한 도덕극이다.

★메멘토 모리: 어스(마르쿠스 부 마인 끄엉/베트남)

메멘토 모리: 어스
죽음을 앞둔 젊은 엄마 번의 마지막 감정선을 따라 비선형 구도로 연출한 ‘메멘토 모리: 어스’는 베트남 중부고원의 커피 농장을 배경으로 한다. 건강했을 때는 정원에서 꽃을 가꾸고 행복한 삶을 꾸려갔으나 이제는 살 날이 몇 달 남지 않았다. 펜을 들 힘도 남아있지 않아서 휴대전화에 음성메시지로 딸들에게 남길 마지막 말들을 녹음한다. 병원비와 생활비로 빌린 돈이 늘어나자 남편은 신장을 팔아서 빚을 청산하려 하고 이것을 알게 된 번의 마음은 더욱 비참해진다. 감독 마르쿠스 부 마인 끄엉은 삶의 무거운 감정을 따스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노 엔드(나데르 사에이바르/독일·이란·튀르키예)

노 엔드
아야즈는 자기 집을 갖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남편이다. 처남은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이란을 떠나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어느 날 그가 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처남이 돌아오면 살던 집에서 나가야 할지 모른다는 염려에 아야즈는 비밀경찰이 집에 와서 수색을 하고 갔다는 거짓말을 한다. 비밀경찰이 아직 감시 중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처남이 이란으로 돌아오는 걸 포기할 거라 기대한 것이다. 문제는 진짜 비밀경찰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아야즈의 거짓말은 진짜 비밀경찰이 처남을 추적하는 빌미가 되고, 아야즈는 이웃과 가족을 고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 여자 쉬밤마(자이샨카르 아리아르/인도)

그 여자 쉬밤마
쉬밤마는 에너지 드링크 ‘뉴라클’의 열정적인 판매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한 교외 마을에서 반신불수의 남편, 결혼을 앞둔 딸, 버르장머리 없는 아들을 두고 힘겹게 살고 있는 쉬밤마에게, “I Will Do It!”을 외치는 뉴라클의 세계관은 자신감과 희망의 원천이 되어준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는 가난한 집안의 가장인 중년 여성이 생계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자이샨카르 감독은 쉬밤마의 선택에 어떤 윤리적 잣대도 들이대지 않고, 그가 삶을 헤쳐 나가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기억할 만한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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