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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믿고 보는 양조위, 영화팬들을 위한 그의 선물

특별기획 프로그램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2-09-29 18:40:26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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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개막작 인연, 올해 재연
- 출연작 6편 추천… 관객과 대화도

■양조위의 화양연화

“그가 돌아옵니다” 2004년 영화 ‘2046’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장식했던 양조위가 올해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양조위는 제27회 BIFF의 가장 눈에 띄는 빅스타 중 한 명이다. ‘중경삼림’과 ‘화양연화’에서 선보였던 양조위만의 특유의 분위기를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담았다. 배우가 직접 출연작 6편을 선정했다. 관객과의 대화도 2편 진행한다.

화양연화
★화양연화(왕가위/홍콩)

양조위가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는 장만옥과 합을 맞추며 섬세한 인생 연기를 선보인다. 우메바야시 시게루의 주제곡과 크리스토퍼 도일의 감각적인 촬영, 그리고 왕가위 감독만의 ‘스타일’이 어우러져 결코 잊을 수 없는 영화적 순간을 선사한다. 영화는 1962년 홍콩을 배경으로 한다. 한 신문사에서 일하는 편집기자 차우와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비서 수리첸은 같은 날 같은 아파트의 옆집으로 이사한다. 차우의 아내와 수리첸의 남편은 출장과 일 때문에 자주 집을 비우고, 이들은 거리에서, 국숫집에서, 아파트 복도에서 마주치면서 서로의 외로움을 감지한다. 2000년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 다시, 관객과 마주한다.

★동성서취(유진위/홍콩)

동성서취
왕가위가 기획·제작하고 유진위가 연출한 이 영화는 그가 동사서독을 준비하다 잠시 방향을 틀어 만든 코믹 무협극이다. 장르에 마음을 연다면 예상을 뛰어 넘는 설정과 캐릭터의 재미를 만날 수 있다. 양조위 장국영 임청하 왕조현 장만옥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 배우들이 온몸을 던져 슬랩스틱 코미디 연기를 한다. 양조위는 금륜국의 여왕과 사랑에 빠져 반란의 주역이 되는 구양봉 역으로 제대로 망가진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마술 장화를 신고 날아다니는가 하면, 소시지처럼 퉁퉁 부은 입술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데 번번이 실패다. 무술감독 홍금보의 지도하에 잘 짜인 액션의 합을 선보이다가도 어처구니 없이 당하는 꼴이다. 양조위의 전매특허인 중후한 멋과는 멀지만 전혀 다른 질감의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해피투게더(왕가위/홍콩)

해피투게더
1995년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온 아휘와 보영은 헤어짐과 재회를 거듭한다. 서로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다가도, 서로를 견딜 수 없어 괴로워 한다. 이 사랑이 변할까 두렵다가도 이 관계가 지속될까 겁난다. 왕가위의 영원한 페르소나 양조위와 장국영이 사랑에 상처 입은 가련한 영혼 아휘와 보영이 돼 절절한 마음의 동선을 그려간다. 왕가위가 바라보는 사랑의 속성이 그러하듯 이들 마음은 어긋나고, 시선은 엇갈리며, 시간은 덧없이 흐른다.

★무간도(유위강, 맥조휘/홍콩)

무간도
죽지 않고 영원히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 무간지옥으로 이르는 길, ‘무간도’다. 영화는 적이지만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경찰학교의 엘리트 진영인은 아무도 모르게 조직의 스파이로 보내지고, 유건명을 비롯한 조직의 신참들은 경찰학교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렇게 10년, 진영인과 유건명은 각자 조직에서 신임받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영화는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잊혔던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를 다시 소환한다. 촘촘하게 짜인 서스펜스와 액션의 어둡고도 매혹적인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무엇보다 양조위와 유덕화가 각자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 인상적인 연기는 이 영화를 다시 봐야 할 이유가 된다.

★2046(왕가위/홍콩)

2046
영화 ‘화양연화’와 거의 동시에 제작이 들어간 이 영화는 전작의 후일담 성격을 띈다. 하지만 그 그림자에 머물지만은 않는다. 1966년 문화대혁명 속 홍콩이 배경이다. 글을 쓰며 살아가는 차우는 오리엔탈 호텔 2046호에 투숙한다. 차우의 소설 속 세계 2046에서는 모든 게 영원하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2046으로 향하는 이들은 사랑 때문에 또다시 쓸쓸해진다. 지난날 ‘화양연화’의 차우와 수리첸이 머물던 2046은 영화 ‘2046’에 이르러 차우의 현재적 사랑과 상실의 공간이 되고 픽션의 세계로까지 이어진다. 오페라 아리아부터 SF적 상상 세계까지 넘나드는 웅장하고 화려한 영화 한 가운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역시 양조위다. 이 영화는 2004년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다.

★암화(유달지/홍콩)

암화
마카오 카지노 사업의 주도권을 쥐고 두 지하조직이 맞붙었다. 양조위는 갱단과 내통하며 뒤를 봐주는 타락한 경찰 샘으로 분한다. 의심과 음모, 거래와 암약이 판치는 가운데 그는 냉담한 암살자의 얼굴을 해 보인다. 두기봉의 밀키웨이 이미지가 제작한 영화 ‘암화’는 그간 덜 주목받았지만, 홍콩 느와르물의 감각을 입은 하드보일드 범죄 스릴러로 손색 없는 작품이다. 잔혹하고 거친 이미지의 연쇄, 쇼트와 쇼트의 분절과 충돌이 영화를 거침없이 추동해 간다. 전반부에 산만하게 흩뿌려둔 서사적 단서들은 후반에 이르러 거대한 그림으로 맞춰질 것이다. 샘과 그를 제거하려는 살인청부업자 토니의 불꽃 튀는 대결, 특히 감방 시퀀스와 거울 앞 총격 신이 압권이다. 이중 스파이와 도플갱어의 출현과 그 허망한 최후까지 한 호흡으로 내달리는 양조위가 이를 증명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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