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하며 제자 위해 발전기금 기탁
- 오페라하우스 등은 음악계에 기회
“교수로 처음 부임했을 때 나이가 만 27세였어요. 그동안 학교에서 받은 사랑과 혜택을 제자들에게 나눠주려고 장학금을 기부한 것뿐입니다. 장학금이 클래식 전공 신입생들에게 조금이나마 격려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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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혜 동의대 명예교수가 장학금을 기부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최근 대학발전기금 3900만 원을 기탁한 동의대 박선혜(65·음악학과) 명예교수는 수줍게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랜 기간 교직자와 피아노 연주자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달 정년퇴직한 박 교수는 1985년부터 37년간 동의대 음악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박 교수는 발전기금 용도를 일반기탁금 2000만 원과 신입생 장학금 1900만 원으로 나눠 전달했다. 신입생 장학금 대상은 이번 2023학년도 수시모집의 성악 피아노 관현타악 전공 모집인원 19명이다. 해당 부문 신입생 19명에게 장학금 100만 원씩이 주어진다. 박 교수는 장학금 기탁 배경에 대해 “클래식 전공 학생들은 앞으로 많은 인내와 고통을 견뎌야 한다. 음악인의 삶이 결코 쉽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본 지역 음악계의 현주소는 어떨까. 올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연소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사례로 들었다. 박 교수는 “임윤찬 군이 우승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산속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 그런데 그러면 수입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 대다수 음악 전공생들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라며 “부산에도 재능 있는 학생들이 있지만 대부분 더 많은 기회를 찾아 해외나 수도권으로 떠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년 부산오페라하우스, 2025년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을 갖춘 부산국제아트센터가 문을 연다. 박 교수는 “대형 공연장이 잇달아 들어서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부산 음악계가 활성화돼 한 단계 발돋움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연속성 있는 영재교육이 중요하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콘서바토리(음악 전문 교육 기관)를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부산시민공원에 있는 부산국제아트센터는 입지적으로도 훌륭하다. 바로 맞은편에는 국립부산국악원이 있어 동서양 음악 통합 교육도 수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평생 피아노를 가르치고 연주하면서 살아왔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전문적인 음악 지도를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음악대학 재학 중 유학을 떠나 미국 명문 음대 줄리어드스쿨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마치고 워싱턴대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국내외 독주회를 비롯해 협연 등 수백 차례 왕성한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녹조근정훈장은 사립학교 교원이나 공무원 가운데 국가발전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