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보는 영화입니다. 제가 맡은 캐릭터 역시 그렇습니다.”(츠마부키 사토시)
14일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 ‘한 남자’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이시카와 케이 감독과 주연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구보타 마사타카가 참석했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출연진들은 간단한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하면서 부산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구보타 마사타카는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는데 영광스럽고 기쁘다. 이 영화가 바다를 건너서 많은 관객들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도 사쿠라는 “저는 딱 10년 전 영화 ‘가족의 나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가족의 무엇인지 생각하는 작품이었는데, 한남자도 가족과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작품으로 만나게 됐다. 10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임팩트 강한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 ‘한 남자’를 통해 새롭게 기억이 갱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해외영화제에 처음 참가한 게 부산국제영화제였는데 이 작품을 통해 다시 부산에 올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깊은 추억들이 많다. 부산 분들이 따뜻하게 반겨주셨고, 영화를 사랑해주셨다. ‘한 남자’를 폐막작으로 선정해주셔서 영광이다”고 밝혔다.
2018년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이혼하고 아이와 함께 고향에 내려와 살던 리에(안도 사쿠라)는 다이스케(구보카 마사타카)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성실하고 착한 남편과 아이도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다이스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장례를 치르는 중에 다이스케의 형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죽은 남편의 사진을 보며 이 사람은 내 동생 다이스케가 아니라고 말한다. 남편이 다이스케가 아니라면 누구인가. 리에는 변호사 키도(츠마부키 사토시)에게 남편이 누구였는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한다. 내가 알던 사람이 한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바뀔 때 우리의 이성과 감정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묻는 ‘한 남자’는 키도를 재일교포로 설정하면서 질문의 수위로 정치적인 문제로 확장한다. 키도는 사실에 접근해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과도 대면한다.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욕망과 나를 나로 만드는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미스터리 속에 충실히 담아냈다.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주인공 키도 캐릭터는 원작 소설에 등장한다. 재일교포의 사회적인 문제를 전면적으로 노출하기보다는 일본에 사는 보통 사람으로 그렸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키도 역을 맡은 츠마부키 사토시는 “크게 재일교포로 의식하면서 연기하진 않았다. 매일 살아가면서 정신적으로 많은 부분이 축적될 수 있다. 컵에 물이 한 방울씩 서서히 쌓여가는 과정에서 물이 가득 차서 넘치는 이미지를 가지고 연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작품 속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설명했다. 구보타 마사타카는 “제가 연기한 다이스케 역은 작품에서 중심적인 역할이다. 연기할 때 속을 다 채우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삶 자체가 리에와 키도에 의해 퍼즐을 맞추듯 하나하나 답을 맞춰나간다. 오히려 공간을 채우지 않고 빼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도 사쿠라는 “리에 역은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녀에게 일어난 일에 집중해 단순한 슬픔을 표현하기보다는 그 사건사고를 받아들이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상황 속에서 어떤 새로운 마음이 일어나는지에 주목했다”고 했다. 츠마부키 사토시는 “키도의 이미지는 웃어도 웃는 게 아니고 친절하지 않은, 온도가 낮은 인간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키도 캐릭터는 만져지지 않는 길을 찾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일본에 사회성 추리영화가 많은데 한 남자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최상위 질과 깊이를 가진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를 BIFF 폐막작으로 초청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폐막작 선정 이유를 말했다.
폐막작 ‘한 남자’는 14일 오후 6시 폐막식 행사 후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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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한 남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감독 이시카와 케이(왼쪽부터),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안도 사쿠라, 구보타 마사타카.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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