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27> 부산 만덕사지 출토 기비사(祇毗寺) 명문기와

고려 왕실사찰 버금간 규모의 절 … 이름 유래 풀어야할 수수께끼

  • 복천박물관장 최정혜
  •  |   입력 : 2022-10-23 19:20:1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무더위도, 태풍도 어느 순간 물러가고 드높은 하늘과 함께 이제 정말 가을이 왔다. 가을은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와 추억을 갖지만, 박물관 종사자에게는 정말 답사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리고 답사의 백미는 옛 절터를 찾는 것이다.

기비사명 암키와. 부산박물관 제공
부산은 일찍부터 도시화가 진행되어 많은 유적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문화유산을 답사하면서 역사를 공부하기에 적당한 여러 곳 있다. 그중 하나가 만덕사지이다.

만덕사지는 부산 북구 만덕동에 위치하며, 부산시기념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그리고 부산박물관에서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가람배치와 존속기간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밝혀졌으나 사찰명에 대해서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발굴조사 결과, 만덕사라고 증명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사찰명을 알려주는 기비사 명문기와가 다량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기비사에 대한 기록은 문헌에서 찾을 수 없으나 일본 동경국립박물관 소장 금산사명향완의 명문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명문은 금산사 향완을 주조하는데 기비사 주지 삼중대사 혜거가 동량으로 참여하였다는 것이다. 이 향완은 고려시대 때 삼중대사 혜거가 주지로 주석하였던 기비사가 실재하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이다. 기비에 관한 내용은 조선시대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 지금의 만덕고개를 기비현(其比峴)이라고 부르는 지명이 있으며, 기비사의 영향으로 만덕고개를 기비현으로 불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만덕사에 대한 기록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 나오며, 고려 충혜왕의 서자 석기가 머물렀던 사찰이다. 고려 시기에는 만덕사가 전국에 여러 곳 있었기 때문에 어느 지역의 만덕사가 석기가 있었던 만덕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만덕에 대한 기록은 1740년에 편찬된 ‘동래부지’에 ‘서면 만덕리는 관문으로부터 12리 떨어져 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이 동래지방에서 만덕이라는 지명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최초의 기록이다. 부산 만덕사의 호칭은 만덕동에 있는 사찰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연구자는 만덕사지를 만덕동사지라고 부른다. 이렇듯 고려 초기에 건립되어 조선 초기까지 존속하면서 고려 왕실 사찰에 버금가는 위상을 지녔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대사찰이 아직도 자기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어째 씁쓸하기만 하다. 이번 가을에는 만덕사지를 둘러보면서 만덕사인지 기비사인지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만덕사지 발굴유물과 3층 석탑은 현재 부산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7. 7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6. 6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7. 7[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8. 8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9. 9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0. 10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8. 8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3. 3“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9. 9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