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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위치나 입장 전혀 모르는 상태여야 공정한 선택 가능”

롤스 사고 실험 ‘무지의 베일’

  • 서부국 서평가
  •  |   입력 : 2022-11-17 19:16:49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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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정의의 두 원칙을 얻은 과정은 이렇다. 롤스는 공정한 절차를 밟아 합의된 바가 정의롭다는 자신의 정의관을 바탕으로 사고(思考) 실험을 펼쳤다. 게임 이론 형식이 가미된 가상 상황이다.

‘롤스가 설정한 무지의 베일’을 연상케 하는 르네 마그리트 작 ‘연인들 1’(1928년).
여기엔 사회성을 갖춘 사람들이 참여한다. 그들은 자신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의의 원칙을 심사숙고해 결정하되 전체가 합의해야 한다. 참여자는 자기의 자연적 재능, 사회적 지위, 인생 계획의 세목, 가치관, 소속된 세대 등을 모르는 상태(‘원초적 상황’)다.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을 쓰게 된다. 이들은 서로 무관심하고 타인 이익에 신경 쓰지 않는다.

롤스는 이런 상황이라면 실험 참여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선택한다고 봤다.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대안 중 최선을 보장하는 대안을 택한다는 얘기. 그래야만 삶에 필요한 기본적 자유나 최소 경제적 사회적 조건을 상실하는 모험을 피할 수 있다. 한 사회에서 최소 수혜자가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정의의 원칙이 된다. 저자는 이렇게 계약·정합 논증을 거쳐 얻은 정의의 두 원칙이 일반 사회에서 정의관과 도덕관에 거울이 될 것으로 믿었다. 롤스 정의론을 마이클 샌델,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같은 공동체주의 정의론자들은 비판해왔다. 롤스가 개인주의적 인간·사회관에 빠져 인류의 공동선을 간과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급진 자유주의자인 로버트 노직도 ‘무정부 국가 그리고 유토피아’(1974년)에서 롤스 사상을 강하게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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