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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소설로 되살린 장흥 석대들 함성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2-11-24 19:30:27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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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로 되살린 장흥 석대들 함성

- 탐진강/이판식 지음/호밀밭/1만6000원

정읍 황토현, 공주 우금치, 장성 황룡, 장흥 석대들은 동학혁명 4대 격전지이다. 전남 장흥 출신 이판식 저자가 장흥 석대들에서 ‘사람을 하늘같이 섬기자’고 외친 남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되살렸다.

저자는 8년 여에 걸쳐 다양한 문헌을 통한 자료 조사, 현장 답사와 고증을 했으며 전문가도 인터뷰했다. 소설은 석대들의 격전을 장흥부 대접주 이방언의 생애를 중심으로 박진감 있게 풀어간다. 명문가 후손으로 뛰어난 학식을 겸비한 이방언이 꿈꾼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석대들을 적신 130리 탐진강이 그날의 함성을 기억한다.


# 28종 들꽃과 곤충 상생 이야기

- 곤충과 들꽃/정부희 글, 사진/보리/6만 원

꽃잎 속 깊숙한 곳에 숨겨진 꽃꿀을 좋아하는 나비는 오랜 세월을 거쳐 주둥이가 길어지는 쪽으로 진화한다. 그래야 꽃 깊숙한 곳에 있는 꽃꿀을 빨아 먹을 수 있다. 식물이 잎을 내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이들을 먹이로 하는 곤충도 바빠진다. 이 책은 초본식물인 들꽃 28종과 그 식물에 찾아오는 곤충 이야기이다. 식물은 먹히지 않기 위해 독 물질을 만들고 번식을 도울 곤충을 부르기 위해 꽃을 피운다. 곤충은 독에도 적응하도록 진화해야 한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꽃과 곤충의 분투기.


# 공부 스트레스에 탈모라니 …

- 벅벅, 내가 대머리라니!/윤주성 글/이수영 그림/마음이음/1만2000원

스트레스성 탈모인 초등학교 3학년 현준이는 연고도 바르고 가발도 쓴다.

어느 날 체육시간에 신나게 피구를 했지만, 가발 밑으로 땀이 흘러 가려웠다. 속 시원히 벅벅 긁으려면 화장실에 가야 한다. 평생 그렇게 해야 하는 걸까.

현준이는 가발을 벗어 던졌다. 깜짝 놀란 친구들도 한 명씩 가발을 벗었다. 모두들 스트레스성 탈모였다. 수학 문제 영어 단어 한자 학습지 학원… 이유는 분명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윤주성 작가가 현준이 이야기 외에도 신나고 찔리고 무섭고 짜릿한 아이들의 일상 이야기 5편을 담았다.


# 남편이 차려준 집밥 레시피

- 남편의 레시피/배지영지음/사계절/1만5500원

“나는 결혼 안 해요. 아빠 봐봐. 남자만 고생해.” 이렇게 말하던 큰아들은 고교 3년 내내 식구들 저녁밥을 차리더니 글로벌조리학과에 진학했다.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배지영 저자가 남편 강성옥이 차려준 ‘집밥 26년’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아버지는 강성옥을 보며 “남자가 처자식 먹이려고 밥하는 것은 열심히 산다는 증거”라고 평했다. 이 가족의 밥상에는 ‘요리 유전자’ ‘가족사랑유전자’가 특별히 들어갈 것 같다. 평범한 식재료로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따뜻한 레시피가 ‘집밥’의 소중함을 말해준다.


# 혁신 가로막은 편견을 뒤집다

- 지구를 구할 여자들/카트리네 마르살 지음/김하현 옮김/부키/1만8000원

전기차는 100년 전 휘발유차와 함께 등장했다. 당시 자동차산업계는 시동 걸기 힘든 휘발유차에 비해 전기차는 ‘여성적’이라고 판단했다. 열등한 기술이라는 의미였다. 경쟁에 밀린 전기차는 100년 만에 다시 왔다. 여행가방 밑에 바퀴를 다는 일도 쉽지 않았다. 진정한 남자는 무거운 짐을 직접 든다, 바퀴 달린 가방은 여자들이나 쓰겠지만, 어차피 여자 혼자 어딜 그렇게 가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과학기술 영역에서 여성적인 것은 환영받지 못했다. 인류의 발목을 잡은 편견을 파헤치며 과학기술사를 뒤집는 책.


# 심각한 지구 온난화 현장 보고서

- 피난하는 자연-기후변화 시대 생명들의 피난 일지/벤야민 폰 브라켈 지음/조연주 옮김·양철북/1만7000원

평생 살아온 터전에서 쫓겨나면 당장 어디서 살아야 할지 막막할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다. 이미 자연 생태계는 최악의 피난 행렬을 시작했다. 바다 수온이 올라가자 물고기가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간 것처럼 동식물 할 것 없이 대이동 중이다. 독일의 환경저널리스트가 4년간 세계를 다니며 취재하고 현장 보고서를 썼다. 해양생물은 10년에 72㎞, 육지생물은 17㎞씩 더 차가운 곳을 찾아 이동한다. 숲도 느리지만 꾸준히 산을 오르고 있다. 인간은 아직 피난 행렬에 오르지 않았지만, 안전한 종착점도 없다.


# 인간의 운명 다시 생각해보다

- 너의 심장을 열어보고 싶은/김호준 시집/시인동네/1만원

2014년 ‘시와사상’으로 등단한 김호준 시인의 첫 시집.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4년 차로 일하고 있는 의사이다. 시집에는 인간의 죽음을 지켜보는 ‘의사의 시선’과 생명의 한계를 인식하는 ‘시인의 시선’이 불안하게 공존한다. 병원에서 환자의 고통을 직면하면서, 차트의 기록과 병명으로 치환되지 않는 사람들의 사연을 마주하는 일은 의사든 시인이든 힘들겠다. 의사 시인은 두 배의 아픈 공감일지 모른다. 숨을 멈추면 곧 썩는 인간의 육체를 응시하는 자의 한탄과 연민이 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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