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다시 뛰어든 연극판…농담 같은 재밌는 희곡 쓸 것"

김지훈 씨 작품 ‘지상의 지난 밤’…돈 빌리려 만난 한 모녀 이야기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12-04 19:58:06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제9회 김문홍희곡상 영예 안아

- ‘아빠는 순찰중’ 연극으로 선봬

제9회 김문홍희곡상의 영예를 안은 김지훈(35·사진) 씨의 수상작 ‘지상의 지난 밤’은 한 모녀의 이야기다. 이들은 서로 돈을 빌리려는 목적으로 만나지만 차마 그 얘기를 꺼내지 못한다.

“‘소리’에 관한 이야기예요. 우린 하고 싶은 소리는 못 내고 못 들으면서, 반대로 하고 싶지 않은 소리는 내야 하고 들으면서 살아갑니다. 완전한 고요와 침묵 속에선 살 수 없는 현실을 그렸습니다.”

해체와 결핍의 가족관계 속에서도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모녀의 신산한 삶을 다룬 ‘지상의 지난 밤’은 개성 있는 인물과 언어의 문학성, 독특한 상황 설정으로 연극성까지 두루 갖췄다는 점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제가 쓴 희곡은 남성 중심 서사가 주를 이뤘어요. 곧 무대에 올리는 연극 ‘아빠는 순찰중’도 그렇고요. 저 자신이나 아버지 삼촌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썼는데, 가끔 자기연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좋은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성별을 바꿔 모녀 이야기를 쓰게 됐어요. 섬세한 여성 심리 묘사가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자신과 거리를 둬야 작품에 내가 침식되는 과오를 겪지 않겠구나 느꼈습니다.”

김지훈 씨가 본격적으로 희곡을 쓰기 시작한 건 5년도 채 되지 않았다.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라디오 작가로 일하다가 ‘글을 써야 한다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학부생 시절 연극 대본 작업을 했어요. 그러다 졸업 즈음 우연찮게 각색을 맡게 됐는데 연극판 환경이 아주 열악하더군요. 그래서 취직을 했죠. 5년 정도 일하다 보니 원고 말고 문학을 하고 싶더라고요. 극단에 연락해 함께 연극제에 나가보자고 했죠.” 이때 쓴 작품 ‘귀가’는 부산연극제에서 희곡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5편을 쓰고 연출했다.

그를 다시 연극판으로 끌고 온 희곡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좋아하는 게 많이 없는데 그나마 좋아하는 게 희곡”이라고 했다. “대학에 들어가 외국 작가 작품을 많이 접했는데, 극작가들이 독특하게 다가왔어요. 토마스 에게트, 외젠 이오네스코 같은 작가의 부조리극에 빠지기도 했고요. 저는 그냥 희곡을 좋아해요. 언젠가 좋아하는 게 바뀔 수 있겠지만, 그때까진 희곡을 계속 쓸 생각입니다.”

그는 ‘재밌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했다. 수상소감에서도 “농담은 현실과 환상 사이 찌릿하게 병든 오늘을 달래주는 건강한 니코틴이자, 카페인이자, 알코올인 셈이다. 우아하게 살지는 못할지라도, 고귀하게 살고자 하는 욕심으로 농담같이 글을 쓰자. 그 글이 농담 범벅이 되어 그 글로 위로를 받고, 위로를 하자”고 얘기했다.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잖아요. 깊이 있는 웃음을 주고 싶어요. 박근형 극작가를 좋아합니다. 슬플 때 웃게 만드는 작가죠. 요즘엔 오세혁 작가도 그렇고요. 현학적인 작품도 좋지만 토막 난 작품일지라도 관객이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그가 말한 ‘농담 같은’ 작품은 오는 14~18일 공간소극장에서 연극 ‘아빠는 순찰중’(작/연출)으로 만나볼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뉴스 분석] 서울·대구 “도시철 노인연령 상향” 부산 “손실지원 법제화”
  2. 2해운대·화명신도시, 재건축 길 열렸다
  3. 3시티버스 연계 낙조투어 개발…서부산 관광 활기 안간힘
  4. 4낮 최고 11~14도...내일부터 비나 눈 내려 건조주의보 해제
  5. 5최악 땐 EPL 퇴출…맨시티, 독이 된 오일머니
  6. 6산림 훼손이냐, 보존이냐…민간공원 특례사업 딜레마
  7. 7김기현의 반격…나경원 업고 안철수에 색깔론 공세
  8. 8화명·금곡 7곳 270만㎡ 특례 가능…주거환경 개선 청신호
  9. 9“쥑이네” 배영수 극찬 이끈 이민석…노진혁은 노하우 대방출
  10. 1040년 음지생활 청산, 홀몸노인 도시락 배달 천사로 훨훨
  1. 1김기현의 반격…나경원 업고 안철수에 색깔론 공세
  2. 2시민단체 “부울경 특별연합 폐기 반대”
  3. 3“난방비 추경 어려워…요금 합리화TF 검토”
  4. 4엑스포 특위 ‘프로 불참러’ 추경호, TK신공항 간담회는 참석
  5. 5“위법소지 많은 조합장선거 모든 방법 써서 단속”
  6. 6與당권주자 첫 비전발표회…김 “당정 조화” 안 “수도권 탈환”
  7. 7‘대장동 의혹’ 이재명 10일 검찰 재출석
  8. 8면적 조율만 남았다…55보급창 이전 속도
  9. 9부산 북강서 동래 획정 최대 관심사로, 남구 합구는 불가피
  10. 10[뉴스 분석] 尹도 安도 총선 공천권 절실…진흙탕 전대 불렀다
  1. 1해운대·화명신도시, 재건축 길 열렸다
  2. 2시티버스 연계 낙조투어 개발…서부산 관광 활기 안간힘
  3. 3화명·금곡 7곳 270만㎡ 특례 가능…주거환경 개선 청신호
  4. 4당감1,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부산 첫 혜택…동래럭키도 재개
  5. 5HJ중공업, 한국에너지공대 캠퍼스 조성공사 수주
  6. 6시장금리 내리는데…증권사 신용융자 금리 잇단 인상
  7. 7챗GPT가 불붙인 AI챗봇 전쟁…구글 “한 판 붙자”
  8. 8예결원 사장 내정설에 노조 “재공모를” 반발
  9. 9주가지수- 2023년 2월 7일
  10. 10‘해운대 그린시티’ 체계적인 도시 정비의 길 열렸다
  1. 1[뉴스 분석] 서울·대구 “도시철 노인연령 상향” 부산 “손실지원 법제화”
  2. 2낮 최고 11~14도...내일부터 비나 눈 내려 건조주의보 해제
  3. 3산림 훼손이냐, 보존이냐…민간공원 특례사업 딜레마
  4. 440년 음지생활 청산, 홀몸노인 도시락 배달 천사로 훨훨
  5. 5초등 5학년생, 멍든 채 집에서 사망… 친부·계모 긴급체포
  6. 6신생아 떨어뜨린 조리원 간호사 등 3명 송치...원장 혐의 추가
  7. 7부산 블록체인 기반 자원봉사은행 속도…올해 플랫폼 구축
  8. 8오늘의 날씨- 2023년 2월 8일
  9. 9법원, 한국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韓정부 배상책임 첫 인정
  10. 10오늘 국힘 출신 곽상도 대장동 업자 뇌물 수수 혐의 선고
  1. 1최악 땐 EPL 퇴출…맨시티, 독이 된 오일머니
  2. 2“쥑이네” 배영수 극찬 이끈 이민석…노진혁은 노하우 대방출
  3. 3캡틴 손흥민, ‘아시아 발롱도르’ 6년 연속 수상
  4. 4우승 상금만 45억…첫승 사냥 김주형, 랭킹 ‘빅3’ 넘어라
  5. 543세 로즈 ‘부활의 샷’…4년 만에 PGA 우승
  6. 6롯데 ‘좌완 부족’ 고질병, 해법은 김진욱 활용?
  7. 7267골 ‘토트넘의 왕’ 해리 케인
  8. 8벤투 후임 감독 첫 상대는 콜롬비아
  9. 95연패 해도 1위…김민재의 나폴리 우승 보인다
  10. 10‘이강철호’ 최지만 OUT, 최지훈 IN
우리은행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말 모양 허리띠 고리
박선정 소장의 달리 인문여행
봄을 갈망한 저항도시…카프카·쿤데라 낳은 문학도시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기와 친구가 되고싶은 유령 外
국립중앙박물관 명품 유물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맛 기억하다 /김수엽
그림 세계 /주강식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뮤지컬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교섭’의 임순례 감독
‘영웅’의 나문희·김고은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작품 홍보 인터뷰도 못 나온다고요? 주연배우의 책임감 아쉽다
아바타2 한국서 세계 최초 개봉…아이맥스? 3D? 뭘로 즐길까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봄날의 장단을 좋아하나요
“첼로 심준호, 일렉 기타처럼 파격 연주…부산시향과 협연 코로나 탓 미뤄졌죠”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제도권 밖 돌봄 선생님, 공동체 소멸에 맞선 삶
'유랑의 달'…일본사회 ‘질서의식’ 바라보는 재일동포 감독의 시선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2월 8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2월 7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짝짓기 리얼리티 ‘나는 SOLO’
김일두×HIPE ‘자율신경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2월 8일(음력 1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3년 2월 7일(음력 1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하서 김인후가 정월대보름날 밤에 쓴 시
잠의 효율성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한 권상신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