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52억 투입 리모델링 불구
- 또 정밀진단 … 공연 차질 불가피
- 시립미술관 누수논란 등 잇따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객석 천장 시설물이 떨어져 예정된 뮤지컬 공연이 취소되는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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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 위 끝(흰색 점선) 부분이 낙하 지점. 현재는 보수를 마친 상태다. 김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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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이 ‘비가 새서’ 올해 가장 공들인 대형전시를 연기하는 사태(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1면 보도)를 빚은 데 이어 부산 공연예술 부문에서 상징성이 매우 높은 시민회관에서도 관객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해 거대 도시 부산 문화공간의 낙후된 민낯이 속속 드러났다.
14일 부산시민회관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9시께 뮤지컬 공연 리허설 도중 대극장 2층 객석 천장의 흡음보드 일부가 객석 의자로 떨어진 채로 발견됐다. 이 사고로 10·11일로 예정됐던 가족뮤지컬 ‘브레드이발소’ 공연은 취소됐다.
시민회관 측은 문제를 인지하고 홈페이지에 ‘객석 내 시설 문제’로 공연이 취소됐음을 알리는 긴급 공지를 올렸다. 해당 뮤지컬은 10·11일 하루 세 차례(오전 11시·오후 2시·오후 4시30분)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문제가 된 공간은 객석 2층 천장 오른쪽 끄트머리다. 객석 천장에 설치된 ‘목모(木毛)’ 재질의 흡음보드 중 가로 1m 세로 70㎝ 부분이 좌석 위로 떨어졌다. 흡음보드는 소리를 튕겨내지 않고 흡수해 음의 전달력을 높인다. 떨어져 나간 흡음보드 무게는 1, 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늦은 저녁 리허설 때 발생한 사고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연 도중이었다면 자칫 관객 머리 위로 떨어져 심각한 안전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시민회관 측은 흡음보드가 떨어져나간 곳을 고치고 안전진단을 받아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들은 뒤 지난 13일 ‘한국-과테말라 수교60 주년기념 제8회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여행’ 공연을 진행했다. 만일에 대비해 2층 객석은 비워둔 채로 진행했다. 이 사고로 공공 공연장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시민회관이 52억 원을 들여 대규모 내부 공사를 한 지 2년여 만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리모델링을 하면서 무대시설에만 신경 쓰느라 관객 안전과 직결된 객석 개선은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73년 개관한 시민회관은 부산지역 첫 공공 공연시설로 내년이 개관 50주년이다. 애초 다목적 ‘대강당’으로 시작해 여러 번 증·개축을 거쳐 2009년 ‘대극장’으로 거듭났다. 대극장 좌석 수는 1606석(1층 1062석, 2층 544석)이다. 하지만 고질적인 노후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2019년 6월부터 무대시설 개선에 초점을 둔 무대기계자동화사업을 했다.
당시 리모델링에 37억 원, 내진보강에 15억 원 등 모두 52억 원 예산을 들여 1년여 대대적 리모델링을 했다. 이때 11개의 수동 장치봉을 31개 자동 장치봉으로 교체하고, 무대 위 45년 된 음향 반사판을 교체해 클래식 공연에 필요한 잔향을 1.56초로 높였다. 오래된 흡음보드는 2004년께 부분적으로 보수했으나 리모델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성수 부산시민회관 사업본부장은 “안전진단을 받아 즉시 보수를 마쳤고 공연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이달까지는 1층 객석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연기된 뮤지컬은 2월께 공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우려 목소리는 높다. 한 시민은 “공연장 천장 일부가 객석으로 떨어진 것은 심각한 사고”라며 불안을 호소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 정밀 안전진단을 받고 결과에 따라 보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밀 진단은 한 달 정도 걸리며 결과에 따라 큰 규모 보수가 필요할 경우 공연 일정 차질도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