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홍시처럼 떨어질 때 되었다
미련 없이
떠난 딸
후회 없이 보냈다
그 겨울
쓸쓸했지만
독립은
산뜻했다
‘잘 익은 홍시처럼’이라는 감각적인 초장 첫 구를 대하는 순간 주홍빛 달디 단 홍시가 생각나 입에 침이 고입니다. 한편으로는 홍시의 붉은 빛이 딸을 떠나보내며 붉어진 어머니 눈시울 같아 애잔한 듯 아름다워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자녀의 성숙함을 존중하고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시인의 의도를 읽습니다. 독립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인 만큼 책임이 따르지요. 부모 슬하에서 온갖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지만 때로 자기만의 정체성을 찾기가 어려울 경우도 많겠지요. 또한 더 많은 관심과 애정과 인정을 얻기 위해 자신만의 행동이나 도드라지는 성격을 억누르다 보면 부모에게 의존하는 성향이 점점 짙어질 것입니다. 미련 없이 떠난 딸과 후회 없이 보낸 어머니는 잎 다 떨어내고 앙상한 가지로 남아 꼿꼿하게 겨울을 나는 옹골찬 나무로 되비칩니다.
산뜻한 봄을 준비하는 딸과 어머니에게 힘찬 박수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