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35> 정관 집모양토기

정관신도시 개발 때 출토된 삼국시대 귀한 유물

  • 박정욱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01-03 18:39:07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년 전인 2003년 부산 북쪽 끝자락인 기장군 정관면(현 정관읍)에서는 신도시 개발을 위한 택지 조성이 한창이었다. 가동마을 방곡마을 등지에서는 옛 선조들이 남긴 흔적을 찾기 위한 발굴조사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가동마을 일대에서는 당시 부산 처음으로 수백 기의 삼국시대 집자리를 비롯하여 무덤군, 생산유구 등이 발굴되었고, 수천 점 유물이 쏟아졌다. 정관신도시 개발로 사라지게 될 매장문화재를 보존·관리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생활사를 주제로 당시 모습을 재현한 정관박물관이 세워지게 되었다.
집모양토기. 부산박물관 제공
정관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맞이하는 유물이 바로 ‘집모양토기’이다. 말 그대로 집을 본떠 만든 토기로써,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현재까지 알려진 집모양토기는 전국에 20여 점이며,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지가 명확한 것은 7점에 불과하다. 그중 1점이 정관박물관에 전시 중인 가동고분군 2호 돌덧널무덤 출토 집모양토기이다.

원형 받침판 위에 반원 모양의 건물을 올리고 지붕을 덮은 가옥 형태로, 지붕으로 봤을 때 초가집을 본떠 만든 것으로 추정한다. 지붕은 맞배형이고, 처마 끝 양쪽에 두 개의 기둥을 세워 출입문 형태로 표현하였다. 집 내부는 원통형 구조이며, 이 원통이 지붕 바깥으로 이어져 마치 굴뚝을 연상케 한다. 내부 공간 바깥으로는 11개의 사각기둥을 반원 형태로 세웠는데, 기둥마다 솔잎모양 무늬를 새겼다.

이 무늬는 정관 집모양토기를 장식하는 대표적 무늬로 굽다리접시, 긴목항아리, 그릇받침 등 삼국시대 토기 장식에 널리 쓰인다. 특히, 용마루(지붕 중앙에 있는 가장 높은 수평 마루)와 출입구 처마의 톱니모양 장식은 집모양토기의 화려함을 더하였다.

정관 집모양토기는 독특한 모양의 지붕, 원통형 내부 공간을 둘러싼 반원 기둥구조, 톱니모양과 솔잎무늬로 된 화려한 장식 등 기존 집모양토기와는 차별화되고 독창적인 형태를 보인다. 학계에서는 일반적인 주거용 가옥이 아닌 신전(神殿)과 같은 특수목적을 가진 건축물을 본뜬 것으로 보며, 5세기 초(약 400~430년 사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당시 실제 건축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고대 건축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에 2019년 4월, 유물의 희소성과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고려하여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 고대 집모양토기는 출토지가 명확한 7점 중 5점이 무덤에서 출토됐다. 아마도 죽은 이가 내세에서도 평안하고 풍요롭게 지내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살아생전 안식처였던 집을 모형으로 만들어 껴묻은 것으로 생각된다. 가족과 함께 부산의 옛 선조들이 남긴 집모양토기를 관람하며 가족의 안녕과 건승을 위한 소망을 빌어보는 것도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이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도청도설] if, 손아섭
  3. 3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4. 4[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5. 5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6. 6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9. 9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10. 10[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3. 3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4. 4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8. 8[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9. 9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