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40> 말 모양 허리띠 고리

원삼국시대 권력상징 위세품…공동체 액막이 역할도

  • 김정훈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02-07 19:20:45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박물관 동래관에는 청동으로 만든 말과 호랑이 모양의 허리띠 고리가 있다. 청동이라는 재질과 동물 장식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권력을 상징하는 위세품으로 인식한다. 그중 이번에는 ‘말 모양 허리띠 고리’(마형대구)를 소개한다. 말은 상서로운 동물로 호랑이처럼 위엄이 있고 용맹스러워 제왕의 덕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개인과 공동체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던 마형대구. 부산박물관 제공
마형대구는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의 무덤에서 주로 출토된다. 초기의 마형대구는 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간략화·추상화된다. 대부분 오른쪽을 바라보는 모습의 부조식으로 반만 형상화하였으며, 몸통 앞쪽으로 봉을 내어 갈고리 형태로 만들었다. 이 갈고리에 둥글거나 타원형의 고리를 걸어 고정하게 돼 있다. 뒷면에는 단추와 같은 것을 엉덩이의 반대쪽에 만들어 가죽이나 천에 끼워 고정하도록 했다. 고대인은 평범한 허리띠 고리에 말의 어떤 의미를 활용하여 특별함을 더했을까?

‘역경(易經)’에서 말은 팔괘 중 건괘(乾卦)에 해당하며 하늘을 상징한다. 특히 천마는 ‘하늘을 나는 말’로 신성하게 여겼다. 이는 천마가 죽은 자를 태우고 하늘로 승천한다는 신앙으로 이어졌다. 민간신앙과 무속에서 말은 사악한 기운을 막는 액막이 동물로 인식된다. 말을 무신(武神)으로 여겨 제사를 지내기도 했고, 쇠나 나무로 만든 마상으로 악귀나 병마를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 불교에서도 말은 특별한 대상이었다. 말은 약사여래(藥師如來)를 호위한 십이지상 중 하나로 나타내거나, 관세음보살의 현신 중 하나인 마두관음(馬頭觀音)으로 표현했다. 결국 말은 예부터 인간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조력자’이자 ‘수호신’으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다.

말이 가진 상징성을 통해 마형대구는 권력을 상징함과 함께 개인의 안녕과 풍요로움을 기원하는 도구로 기능했음이 짐작된다. 한편, 최근에는 주거지와 환호(마을을 방어하기 위한 도랑) 등에서 마형대구가 출토되는 사례도 확인된다. 이러한 출토 정황을 통해 마형대구는 개인을 넘어 공동체와 관련한 모종의 의례(儀禮) 행위 도구로 추정되며, 공동체 번영을 도모하기 위한 상징적 물품으로서 의미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마형대구를 통해 추론한 고대인의 인식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해주는 바가 있다. 2023년 새해에는 오래전 고대인들이 그러했듯이 나와 가족은 물론 우리가 소속된 공동체의 무사 안녕을 기원해 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4. 4[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0. 10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0. 10노르웨이 북극권 누빈 부산 청소년, 극지경험 공유의 場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6. 6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9. 9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0. 10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강동윤-Pixelated Oasis
윤상건-Creatur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0일 (음 9월 10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9일 (음 9월 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