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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와 유전자변형 형광물고기, 현대미술전시회로 간 까닭

부산현대미술관 ‘친숙한 기이한’, 4개국 작가 11명 작품과 한자리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2-14 19:22:08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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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송사리 개발·전시 얽힌 사연
- 부경대 남윤권 교수 직접 들려줘
- 생명기술 안전성 등 고민할 기회

유전자변형(GM) 기술은 식품 의료 등 인간 삶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안전성 논란은 여전히 우리를 불편·불안하게 한다. ‘피할 수 없는 길’이 된 GM 기술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과학자가 부산현대미술관을 찾는다. 국립부경대 남윤권(양식응용생명과학전공) 교수는 유전자변형 생명체인 GM 바다송사리를 미술 전시장에 옮겨놓고 ‘GM 바다송사리를 이용한 생명공학 이야기’로 강연을 펼친다.
몸에서 빛을 내며 떼지어 헤엄치는 GM 바다송사리. 최승희 기자
미술관 휴관일인 지난 13일 남 교수는 GM 바다송사리 100여 마리를 가지고 미술관을 방문했다. GM 바다송사리는 2010년 부경대가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이용해 개발한 유전자변형 생물이다. 송사리를 수조로 옮기고 조명을 켜자 조그마한 송사리 몸이 붉은색 녹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꽃잎을 뿌려놓은 듯 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남 교수와 GM 생물체를 미술관으로 초대한 이는 전시 ‘친숙한 기이한’을 기획한 박한나 학예사다. 박 학예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회 전반에 스민 ‘불안’에 주목했다. 불안을 애써 외면하지 말고, 역으로 이 감각을 이용해 시대적 전환기의 낯섦에 주목하라는 요청을 전시로 풀어냈다. 불안의 감각이 불편하지 않게 환상 혹은 섬뜩함(Uncanny)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4개국 11명의 현대미술작품을 선정했다.

미국 작가 린 허시먼 리슨(Lynn Hershman Leeson)은 생명공학 기술의 양면성을 자각하게 하는 가변 설치작품 ‘무한한 동력Infinity Engine(2014-15)’을 출품했다. 생명공학기술정보를 수집·정리하고 그 결과물을 예술의 장에 펼쳐놓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구성 가운데 하나인 유전자조작 관상어(Glo Fish)가 빠졌다.

국립부경대 수산생명과학부 학생이 GM 바다송사리를 미술관 전시장 수조에 옮기고 있다. 최승희 기자
GM관상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미국, 캐나다와 달리 국내에서는 ‘유전자 변형생물체의 국가 간의 이동 등에 관한 법률’(LMO법)로 수입과 유통이 엄격하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전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도움을 구한 곳이 국립부경대 수산생명과학부였다. 유전자 변형 생물은 한번 방출되면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구실 밖으로 나오는 일이 거의 없다. 부경대는 해양 수산 분야 GM 생물체의 안전관리와 유해성을 평가하는 기관으로써, 대학의 연구를 알리고 시민들이 GM 생물체를 직접 볼 수 있도록 장영수 총장이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박 학예사는 “해양수산 분야에 특화된 국립부경대가 지역에 있어 가능한 협업이다. 유전자변형에 대한 연구 실태와 성과, 안전성 등 진지한 담론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오는 18일 오후 2시 강연을 연다. GM 바다송사리를 소개하고 다른 유전자변형 사례, 안전관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남 교수는 유전자변형 기술을 비행기 사고에 빗대 설명한다. “비행기가 추락 위험이 있다고 안 탈 순 없잖아요. 우리는 만일의 사고 발생 가능성과 그 심각성을 낮추기 위해 유전자 변형 생물체의 안전관리 기술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GM 바다송사리는 오는 19일까지 볼 수 있으며, 전시 ‘친숙한 기이한’은 다음 달 2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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