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생적으로 탄생한 부산 행사
- 지역성 살린 전시로 그간 호평
- 비엔날레 홍수 속 변별성 고민
- 세계로 눈돌려 예술담론 확장
두 번의 부산비엔날레와 두 번의 바다미술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김성연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이 세 번째로 부산비엔날레와 바다미술제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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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연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이 부산 연제구 사무국에서 새로 시작한 임기 동안의 방향과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지난달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정기총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지은 그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앞선 전시가 큰 호응을 얻은 만큼 어깨가 더 무겁다는 김 집행위원장을 최근 연제구 거제동 조직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가장 많이 한 말은 비엔날레의 차별성과 확장성, 조직 안정성에 관한 고민이었다.
부산비엔날레의 전신은 지역 미술인이 만든 1981년 부산청년비엔날레로 본다. 이후 부산국제바다미술제,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을 통합하고 2000년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2000 PICAF)을 출범하면서 국제적 면모를 갖췄다(‘부산비엔날레’라는 이름은 2002년부터 사용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에 현대미술 전시 분과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은 창립 멤버다. 이후 작가로, 게스트 큐레이터로 참여하면서 직·간접으로 인연을 이어오다 2019년 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김 집행위원장은 부산비엔날레가 지역 미술인에 의해 자생적으로 탄생한 국제 미술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늘날 부산비엔날레가 국제적 행사로 성장한 데는 지역 예술계의 자발적인 참여와 애정이 큰 동력이었습니다. 다른 비엔날레와 다른 점이죠. 대외적으로는 국제 위상을 높이고 지역 내에선 긍정적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속에서 조직의 안정성을 높이며 전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성장해야죠.” 그는 큰 틀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 신생 비엔날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외의 많은 비엔날레 사이에서 부산비엔날레의 특징·개성·변별성을 찾아가는 문제는 여전히 중대하다. 이런 점에서 ‘2022부산비엔날레-물결 위 우리’가 부산 정체성과 세계적 이슈를 잘 엮고, 지역 작가가 재조명받도록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점은 고무적이다. 그 전시로 80대 화가 오우암은 다시 작업에 매진하는 힘을 얻었다. 감민경 문지영 등 지역 작가도 국내외 미술 관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태프도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등 좋은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 임기 동안 선보인 부산비엔날레나 바다미술제에서 우리 정체성을 보여줄 만한 시도를 했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고 봅니다. 특히 지난해 부산비엔날레는 지역 근현대사를 간직한 공간에 바다· 환경, 여성 문제 등 세계적 이슈를 엮은 작업을 배치하려고 신경 썼습니다.”
그가 설명을 이어갔다. “글로벌한 담론만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의 관계를 바라보고, 또 지역을 배경으로 생산한 창작물을 늘리려고 했어요. 거기서 부산비엔날레의 변별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 거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지역에서 조망한다는 의미를 넘어 부산이라는 도시의 예술 담론을 어떻게 외부로 확장하느냐를 더 고민해야겠지요.”
올해는 그동안 팬데믹 여파로 움츠렸던 해외 네트워크 형성에 집중할 방침이다. 예산과 여러 사정으로 당장 큰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초석을 닦는다는 마음’이라고 한다. 아시아권에서 시작해 부산처럼 항구를 낀 도시를 잇는 등 다양한 방식을 모색할 수 있다. “작가 개인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꾸준히 교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지요. 과거 아시아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해외 관계자를 초청하고 회의도 열었는데, 잘 이어지지 못했어요. 조직 수장이 바뀌거나 국제 정세 등 변수가 많아 쉽진 않겠지만 기틀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임기 동안 힘써 볼 마음입니다.”
부산 출신인 김 집행위원장은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부산의 대안공간 반디 대표와 부산국제비디오페스티벌 대표, 월간 미술잡지 ‘비아트’ 발행인, 평창비엔날레 예술총감독 등을 지냈다. 그의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