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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예술가의 걸작엔 사연이 있다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3-03-09 19:39:4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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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의 걸작엔 사연이 있다  

사연 있는 그림- 이은화 지음 /상상출판 /1만7500원

자신의 한쪽 귀를 자른 고흐는 예술가 치료 경험이 많은 가셰 박사를 만났다. 고흐의 말기 대표작 ‘가셰 박사의 초상’은 같은 크기, 구도로 두 점이 있다. 하나는 오르세 미술관이 보관 중이다. 또 한 점은 1990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현 일본제지 사이토 회장이 8250만 달러(현 한화 가치 약 1770억 원)에 낙찰받았다. 이후 16년간 최고 경매가였다. 자신이 죽으면 그림과 함께 화장 해 달라던 회장이 1996년 죽은 뒤 그림 행방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예술가 32인이 빚어낸 걸작의 사연을 담은 책.


# 정갑숙 시인 일곱 번째 동시집

꿀벌의 수수께끼- 정갑숙 동시 /김혜영 그림 /가문비어린이 /1만1000원

“봄비는/ 하늘이 땅에게 보내는/ 물방울 편지// 새순은/ 땅이 하늘에게 쓰는/ 연둣빛 답장// 하늘과 땅/ 마음 주고 받아/ 봄의 얼굴 환하다” 정갑숙의 동시 ‘물방울 편지’에서 겨우내 봄을 기다린 자연과 사람의 마음을 느껴본다. 1998년 아동문예 신인상 수상,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후 최계락문학상 부산아동문학상 등을 받은 정갑숙 시인이 어느덧 일곱 번째 동시집을 냈다.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며, 자연에서 느낀 감격을 동시로 빚었다. 김혜영의 그림이 어우러진 예쁜 동시집이다.


# 독립운동가 동풍신을 아십니까

비겁한 근대, 깨어나는 역사- 김진섭 지음 /지성사 /1만9000원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이 땅의 독립운동가에 관한 우리의 기억은 몇몇 독립운동가에 국한돼 있다. 유관순보다 어렸던 열다섯 소녀 동풍신(1904~1921)은 “나이 어린 자가 무엇을 알아 만세를 불렀느냐?”는 물음에 “만세를 부르다 총에 맞고 사망한 아버지를 대신해서 만세를 불렀다”며 당당하게 재판을 받았다. 동풍신이라는 이름을 처음 만나다니, 부끄럽다. 독립운동가들은 “동풍신의 피 묻은 치마를 상기하라”는 구호를 잊지 않았다. 기억되지 않은 독립운동가 기록되지 않는 독립운동사를 전한다.


# 애벌레, 이 작은 존재의 무한함

위로하는 애벌레- 이상권 글 /이단후 그림 /궁리 /1만7000원

수많은 애벌레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린 채 살아간다. 애벌레는 성장하면서 껍질을 벗는 탈피 과정을 겪고 비로소 어른벌레가 된다. 꿈틀거리는 것밖에 못하던 작은 존재는 그 시간을 겪고 난 뒤 나방이나 벌이 되어 날갯짓한다.

청소년문학, 생태동화를 오래 써온 이상권 작가는 애벌레를 키우거나, 숲속이나 마당 앞 애벌레를 오랫동안 들여다보며 이 작은 존재들의 무한하고 동적인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심하고 아름다운 글에, 어린 시절 애벌레 곁에서 이들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려온 이단후의 일러스트가 더해졌다. 작고 낯선 애벌레들의 세계를 바라보며 쓴 에세이.


# 고형렬 시 생애 전체를 압축하다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 고형렬 시선집 /정과리 엮음 /창비 /1만3000원

1979년 등단 이후 한국 시단을 대표해온 고형렬 시인의 첫 번째 시선집. 열여섯 권의 단독 시집과 두 권의 장시집에 수록된 시편에다 잡지 등에 발표한 시편까지 1000여 편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 전체를 꼼꼼히 검토해 한권의 정수로 묶어낸 이는 문학평론가 정과리 교수이다.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시단에 나와서 44년 동안 쉬지 않고 쓰고 발표해온 시가 고작 1000여 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정과리는 “고형렬 시 생애 전체를 한 권의 시선집으로 압축하면서, 그 모두를 풀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가장 먼저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민중시와 서정시를 한데 모은 고형렬 시의 걸작선.


# 21세기 배터리 전쟁 핵심, 리튬

배터리 전쟁-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안혜림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원

20세기의 ‘오일쇼크’, 21세기의 ‘배터리 전쟁. 전쟁이라는 단어가 붙을 정도로 세계적 관심이 높다. 해마다 50% 이상 성장하는 전기자동차 시장과 30년 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각국의 정책적 노력이 배터리 산업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의 반도체 산업이라고 불리는 배터리 산업의 핵심 금속은 리튬.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금속인 리튬의 가치는 굉장하다.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리튬의 현물 가격은 1000% 상승했다. 리튬 확보를 둘러싼 각국의 전략과차세대 배터리 산업을 소개한다.


# 부커상 후보 정보라 초기 작품집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 지음 /퍼플라인 /1만7000원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 지명작으로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발표됐을 때 한국 문학계는 놀랐다. ‘무명의 부커상 후보’라는 국내 언론에 대해 SF계에서는 어째서 정보라가 무명이냐며 탄식했다고. “호러 판타지 비현실 등 다양한 요소를 혼합하면서도 일상에서의 공포와 압박에 본능적으로 뿌리를 두고 있다”는 평을 받은 정보라 작가의 초기 걸작선이 나왔다. ‘정도경’이라는 작가를 미처 만나지 못한 채 ‘정보라’를 만난 독자를 위해 9편의 초기 작과 1편의 미발표작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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