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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은 어른의 모습 보고 자란다” 교사의 일침

학교를 떠난 아이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김양식 지음 /학이사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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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부장 선생님이 밝힌 현실
- 첫단추 잘못 끼워 엇나간 아이
- 무릎 꿇고 사죄한 가해자 모친
- 33년 경험 통해 해결방안 고민

‘학교’와 ‘폭력’은 가까이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학교 폭력’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턴가 등장했다. ‘학폭’이라는 줄임말도 익숙해졌고, 폭력이라는 단어에 대한 조심스러움도 희미해졌다. 사흘이 멀다하고 관련 보도가 나온다. 청소년이 동경하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의 학폭 과거가 들통나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학교폭력과 부모의 행태를 담은 설경구 오달수 천우희 주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2022) 한 장면.
실망과 분노를 넘어 그들을 좋아하던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 돈과 권력을 가진 인사의 자녀가 학폭 가해자인데 유야무야 넘어갔다는 등의 일은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다. 법조계에서도 학교폭력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학교폭력 전문 로펌도 등장했다. 돈과 힘을 가진 가해자 쪽이 법을 이용해 빠져나가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학교를 떠난 아이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는 학생부장 선생님의 눈으로 본 학교 폭력 현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 김양식 교사는 경북대 사범대 역사교육과를 나와 계명대 스포츠산업대학원에서 운동처방을 전공했다. 33년간 중등학교에서 근무하며 대부분 시간을 학생의 건전한 인성 확립과 올바른 생활지도를 위해 노력했다.

방황하는 아이들과 389㎞ 낙동강 자전거길을 함께 완주하기도 했다. 그 길 위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손잡아 준 저자의 교육관은 오직 ‘아이들을 바로 서게 하자’이다. 모든 아이는 근본이 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 학교 폭력의 현실을 전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마음을 담았다.

책 속 여러 사례를 읽는 동안 마음이 불편했다. 화도 나고, 슬프고, 안도의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다른 학생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한 중학생의 사례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점점 나빠진 경우였다. 학생은 어느 분식점에서 음식을 먹다가 주인과 시비가 붙었다. 화가 난 주인이 음식을 튀기던 뜰채를 한두 차례 휘둘렀고, 학생이 맞았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아버지가 달려왔다. 음식점 주인에게서 합의금을 받고 상황이 끝났다. 아버지는 적지 않은 합의금으로 아들에게 옷과 필요한 물품을 사주었다.

그 이후 그 학생은 오토바이 무면허 학생을 따라가 의도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합의금을 요구하고, 친구와 다툰 뒤에도 돈을 요구하는 등 사사건건 돈으로 해결하려 했다.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아버지는 분식점 사건을 후회했다.

한 중학생은 친구에게 입에 담지 못할 휴대폰 문자를 보냈다. 친구의 누나와 어머니를 향한 성희롱, 아니 성폭력 수준 이상의 내용이었다. A4용지 20여 장에 문자를 출력해 학교로 달려온 누나와 어머니는 성적 수치심과 분노에 떨며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학교로 달려와 자기 아들이 보낸 문자를 확인하다가 차마 다 읽지 못하고, 자식을 잘못 키웠으니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무릎을 꿇고 눈물범벅의 사죄를 했다.

가해 학생 모자는 함께 무릎을 꿇고 울면서 사죄했다. 그때 피해 학생이 들어왔는데, 친구가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오히려 놀라 일으켜 세웠다. 지켜보던 모두 눈물 흘렸다. 이야기를 간략히 줄여 소개했지만, 그 뒷이야기는 짐작될 것이다.

여러 사례를 읽으며 어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아이들이 늘 지켜보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교사 아닌 사람, 학교 다니는 자녀가 없는 사람, 졸업한 지 오래인 사람도 학교폭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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