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영상]현직 경찰관이 책을 쓰게 된 사연…경험한 고독사 현장만 100곳 이상

지난달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발간

아들은 고독사 현장 특수청소 재능기부

고독사 예방을 위해서는 직접 발로 뛰어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발행된 신간도서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의 작가는 현직 경찰관입니다. 현직 경찰관이 고독사 관련 책을 집필한 건 이번이 최초라고 하는데요. 현직 경찰관이 신작 도서 작가가 된 사연. 국제신문 뉴스레터 ‘뭐라노’가 취재했습니다.

현직 경찰관으로는 최초로 고독사 관련 서적을 편찬한 신인 작가. 영도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의 권종호 경위입니다. 그가 경험한 고독사 현장만 100곳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현직 경찰관으로는 최초로 고독사 관련 서적을 집필한 영도경찰서 권종호 경위. 박세종 PD
[권종호 영도경찰서 경위 /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작가]

▶ 경찰관으로 사건 중의 하나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고독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요?

▷ 경찰관을 떠나 누구든 그런 고독사 현장을 보면 아마 다들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을 겁니다. 죽음은 마지막에 존중을 받아야 되는데 (고독사 현장은) 그런 존중이라는 자체가 아예 없었어요. 이런 고독사는 앞으로 없어져야한다는 생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 고독사 발생 이후, 유족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 고인이 무엇을 남기셨는지 보다는 ‘어떤 것’을 남기셨는지 많이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물질적인 것을요. 유산이라는 자체가 어떤 물건을 남겨주는 게 유산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남겨주는 게 유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거기에 대한 죄송스러운 마음보다는 ‘바쁜데 왜 하필이면 이때 부르냐’, ‘집안 꼬라지가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할 때 사실은 화가 많이 납니다.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차가운 시선뿐이었는데요. 고독사 분야의 전문성과 설득력을 견고히 하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바로 ‘책’이었습니다.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는 고독사의 책임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있다는 권종호 경위의 생각과 100곳 이상의 고독사 현장을 방문한 경험을 담아낸 책입니다. 노인 고독사를 넘어 청년 고독사의 이야기도 상세히 그려내고 있는데요. 고독사를 극복하기 위한 권종호 경위의 예방책 및 해법도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사례 중심으로 기술된 에세이의 형식을 띄고 있는 만큼 술술 읽히는 것 또한 이 책의 매력입니다.

지난달 발간된 고독사 관련 서적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박세종PD
[권종호 영도경찰서 경위 /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작가]

▶ 어떻게 책을 쓰게 되신 건가요?

▷ 제가 정부기관에 수십 차례 보내기 위해서 만든 고독사 관련 문서를 제가 지인에게 보여줬어요. ‘친구야, 내가 사실은 정부 기관에 이렇게 수없이 요청을 하고 조금이라도 고독사에 대해서 생각을 하자는 취지에서 이렇게 많은 문서를 보냈다. 그런데 거의 잡상인 취급받듯이 쫓겨났다’고 하니까 그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종호야 내가 보기에 니가 어느 누구보다도 고독사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인데 내세울 그 어떤 게 없다.’ 그래서 책을 내보자, ‘니가 알고 있는 모든 걸 그냥 책으로 한번 써보자’는 말을 해요. 그런 거를 그냥 책으로 내다보니까 오늘 이렇게까지 된 것 같습니다.

▶ 근무를 하면서 책 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수사하는 사람들은 한 번 꽂히면 끝까지 파고드는 게 있어요. 그 동안의 서러움도 있었고 저렇게 돌아가시는데 내가 그분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는 생각에 그냥 오기 이런 거 있잖아요. 그래서 ‘그냥 좋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권종호 경위의 아들 역시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고독사 현장을 정리(특수청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무가 없는 날이면 권종호 경위 역시 아들을 도와 고독사 현장을 정리한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권종호 경위는 더더욱 경찰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아들’이자 ‘아버지’의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합니다.

[권종호 영도경찰서 경위 /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작가]

▷ (책을 쓰면서) 회상을 하는 거죠. (고시텔) 막둥이 그런 걸 생각하면서 좀 많이 울었죠. 고시텔 막둥이한테 제가 그런 말을 했어요. ‘미안하다, 내가 우리 아들 같은 놈들을 그냥 이렇게 손 놓고 보내는구나’ 싶어서...

※ 고시텔 막둥이 : 집안의 가장으로서 밤낮없이 일을 하다 고시텔에서 생을 마감한 한 청년을 일컬음

정부기관 및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을 위해 여러 사업을 진행했지만 그 효과는 미비했습니다. 수많은 현장을 돌아본 권종호 경위가 내놓은 해답은 ‘노인으로 노인을 돌보는 것’ 나아가 고독한 사람이 고독한 사람을 돌보는 고고(孤孤)케어였습니다.

[권종호 영도경찰서 경위 /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작가]

▷ 복지 담당 직원들을 만나보면요. 이런 이야기를 해요. ‘어떠한 고독사 예방책을 내놔도 부산은 노인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예방할 수 없다’고요.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노인이 많다는 건 그만큼 경험과 지식이 많은 인력이 풍부한 거예요. 고독사 예방을 하는 데 있어서 로봇 도우미(IoT, AI)같은 기술력보다는 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잔잔한 힘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요. 노인을요. 고독사의 대상자로 보니까 범위가 굉장히 넓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노인을 고독사의 관리자로 두자는 겁니다. 고독사의 관리자로 두면 분명히 노인복지의 1번지, 장수가 축복이 되는 그런 부산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종호 경위는 고독사의 예방을 위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국가기관 및 지자체가 내놓은 예방책은 탁상행정에 치우쳐있기 때문인데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고독사 및 위급 알림벨에 관해 설명 중인 권종호 경위. 사진 제공 = 권종호 경위
[권종호 영도경찰서 경위 /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작가]

▷ 고독사로 돌아가시는 분들은요. 돈 10만 원, 월세 10만 원이 없어서 돌아가시는 분들입니다. 청년들은 더 그렇고요. 그런 분들은 따로 빈집을 수리해서 사시게끔 서로 간에 의지하면서 살 수 있게끔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자기네들끼리 모여서 아이템도 구상하고, 월세도 아끼고 할 수 있으면 그분들을 그렇게 쉽게 안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책상 앞에서 훌륭한 고독사 예방책을 만드는 것보다는 산복도로로 가서 어르신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그분들이 무엇이 있으면 편안하게 살다가 죽을 권리가 보장되는지를 현장에 나가서 보았으면 좋겠어요.

2021년 기준, 최근 5년간 고독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 3위(1408명), 최근 2년간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발생 수 1위(9.4등, 9.8등).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의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하지만 권종호 경위는 여전히 부산에는 희망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권종호 영도경찰서 경위 /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입니다’ 작가]

▷ 부산은요, 분명 노인복지 1번지, 장수가 축복이 되는 그런 부산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시고 우리가 노인을 어르신으로 볼 수 있고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서 살 수 있는, 난 놈보다는 된 놈이 되는 세상 그런 부산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분명 여기 부산은 정말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겁니다. 힘냅시다. 화이팅!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제때 치료 못 받아 숨진 환자, 경남·부산이 전국 3·4번째로 많아
  2. 2부산교통公·시설公 새 수장 오자마자…조직 화합 숙제
  3. 3파손된 도로 두 달 넘게 방치…건설사 늑장에 주민 ‘뺑뺑이’
  4. 4보수 텃밭 부산 서·동 지역구, 여권 총선 후보군 문전성시
  5. 5간소한 세간 8평 방에 가득 차…아내는 무릎 접고 새우잠
  6. 6멈춰 선 국회…가덕건설공단·산은법 발목
  7. 7광안대교 뷰·학세권 프리미엄…‘푸르지오 써밋’ 부산 첫 입성
  8. 8구호품 90% 부산항 집결…분유부터 재봉틀까지 총망라
  9. 9가상현실로 성화 점화, 디지털 불꽃놀이…中 기술력 과시
  10. 10현대판 소작농 자영업자의 처절한 생존기
  1. 1보수 텃밭 부산 서·동 지역구, 여권 총선 후보군 문전성시
  2. 2멈춰 선 국회…가덕건설공단·산은법 발목
  3. 3대법원장 공백 현실화…이재명 체포안 여파로 임명투표 사실상 무산
  4. 4부산시의회, ‘정당현수막 조례개정안’ 운명 25일 표결로 결정
  5. 5이재명 26일 영장심사…구속이든 기각이든 계파갈등 가속
  6. 6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친명계 중진 4인 출사표
  7. 7민주 내홍 반사효과에 기대지 않겠다? 與 민생행보 집중
  8. 8(속보)민주 원내대표 경선에 친명 중진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출마
  9. 9국힘 "문재인, 이재명 구속위기에도 평산책방 홍보…기가 찰 뿐"
  10. 10대통령실, 文 '진보정보 우위론'에 "오염된 정보 기반 주장"
  1. 1간소한 세간 8평 방에 가득 차…아내는 무릎 접고 새우잠
  2. 2광안대교 뷰·학세권 프리미엄…‘푸르지오 써밋’ 부산 첫 입성
  3. 3부산 99%가 전용면적 10평(33㎡) 안돼…가구원 수 고려않고 동일면적 공급
  4. 4해양수산연수원 사회공헌활동…절영종합복지관에 식료품 전달
  5. 5전용기로 전략국가 속속 방문…대기업 총수들 막판 전력질주
  6. 6"오염수 하루 90t씩 생성, 방류는 '밑 빠진 독 물 붓기'"
  7. 7암초 걸린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3자 제안 공고 일정 중단
  8. 8전기차 보급 늘지만 안전은 ‘글쎄’… 3년 새 화재 3배 증가
  9. 9“‘종자 산업’ 관심 있는 젊은이들 찾습니다”
  10. 10추석 앞둔 효도가전, 실용성 정성 잡아라
  1. 1제때 치료 못 받아 숨진 환자, 경남·부산이 전국 3·4번째로 많아
  2. 2부산교통公·시설公 새 수장 오자마자…조직 화합 숙제
  3. 3파손된 도로 두 달 넘게 방치…건설사 늑장에 주민 ‘뺑뺑이’
  4. 4“18살 돼서야 듣게 된 생부 전사 소식…전우 찾아 다녔죠”
  5. 525일부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환자도 의사도 여전히 반발
  6. 6“울산서 혈액암 최신 치료…원정진료 불편 해소”
  7. 7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5일
  8. 8한국신문윤리위, 대구서 교육
  9. 9남해 동흥방파제 해상서 물고기 집단 폐사…군, 원인 파악 나서
  10. 10변호사 행세하며 돈 가져간 모자 징역형
  1. 1가상현실로 성화 점화, 디지털 불꽃놀이…中 기술력 과시
  2. 2“너무 아쉬워” 김선우, 韓 첫 메달에도 눈물
  3. 3인공기 게양 금지인데…北, 개회식서도 펄럭
  4. 4수영·레이저 런서 대역전…개인전 대회 2연패
  5. 5태권도 품새 금메달 석권…근대5종 전웅태 2관왕
  6. 6야구대표팀 28일 출국…윤동희 막차 합류
  7. 7남녀 모두 압도적 승리 “이게 태권도 종주국의 품새다”
  8. 816강 남북전 웃은 안바울, 4강 한일전선 눈물
  9. 9金 노린다더니…男배구 61년 만의 노메달 치욕
  10. 10男펜싱 집안싸움 성사 주목…유도 남북 선의의 경쟁
우리은행
상지건축과 함께하는 오 부산-유산과 미래
구호품 90% 부산항 집결…분유부터 재봉틀까지 총망라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충무공·원균 불화 수습하러 온 권율, 원 수사를 꾸짖었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2000년 역사 로마의 흥망성쇠 外
세상의 평화는 밥상서 시작된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가을바람 /임종찬
새터민 /이영희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마스크걸’ 이한별과 고현정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
‘달짝지근해: 7510’의 유해진과 김희선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각기 다른 장르 韓영화 4파전…추석 누가 웃을까
OTT와 경쟁 이길 수 있나…영화티켓 인하 논의할 시점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손민수가 2년 전 약속한 협연 무대, 관객과 로비인사 재개도 감개무량
더 순박한 인니판 ‘7번방의 선물’ 몰랐던 세계, 동남아 영화를 만나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잠’ 은밀히 감춘 문제의식…웰메이드 공포물의 표리부동 미덕
‘원자폭탄의 아버지’ 삶과 고뇌…비극적 아이러니에 관한 통찰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9월 25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9월 21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나는 솔로 16기-돌싱특집
tvN 주말 드라마 ‘아라문의 검’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9월 25일(음력 8월 11일)
오늘의 운세- 2023년 9월 21일(음력 8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구차하게 사는 걸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말 한 맹자(孟子)
열심히 일하고도 야단만 듣는 소를 읊은 18세기 시인 강백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