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전당 30일~내달 2일 개최
- 개막작 인니 ‘7번방의…’ 등 12편
- 한·싱가포르 합작 ‘아줌마’ 화제
- “익숙하면서도 낯선 아시아 문화
- 같은 소재 기발한 전개로 감동
- 영화영상산업 협력은 필수 과제”
휴양지로 동남아를 택하는 사람은 많지만, 영화를 볼 때 동남아시아 영화를 택하는 관객은 적다. 관광지로는 익숙해도 문화는 낯설다.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동남아 영화 담당 프로그래머로서, 동남아 영화 전문가인 박성호 프로그래머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에 영화만큼 장벽이 낮은 콘텐츠도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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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호 제3회 아세안영화주간 프로그래머가 “동남아시아 영화의 재미를 진하게 전할 작품을 선택했다”며 시민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프로그래머이기도 하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제3회 아세안영화주간에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그는 “아세안(ASEAN) 영화는 신선하다. 상상하지 못했던 환경이나 캐릭터, 전개를 보여준다. 한국이 예전에 다뤘던 세계나 소재를 지금 다루기도 하는데, 그럴 때조차 어떠한 교정·수정 없이 때론 노골적으로 드러내 무척 새롭다”고 아세안 영화의 근황을 들려줬다. 지난 21일 박 프로그래머에게 아세안영화주간을 재밌게 즐기는 법을 물었다.
제3회 아세안영화주간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운영하는 아세안문화원과 영화의전당이 공동 주최한다. 이번 행사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을 담아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은 12편을 선정했다. 아세안문화원은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사이 ‘공감과 동행의 문화플랫폼’으로 2017년 부산 해운대구에 들어섰다.
개막작 ‘7번방의 기적’은 한국 영화 ‘7번방의 선물’(2013)을 인도네시아가 리메이크해 지난해 9월 공개한 영화다. 현지에서 개봉 두 달 만에 관객 585만 명을 넘어서며 인도네시아 역대 박스오피스 5위에 오를 만큼 ‘초대박’을 쳤다. 박 프로그래머는 “한국영화보다 코믹 요소가 더 강하고 주연배우의 열연도 돋보인다. 감동 요소도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은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돼 더욱 뜻깊다.
개막작 후보였던 ‘아줌마’도 센 작품이다. 싱가포르 국민 배우 홍휘팡이 출연한 한국-싱가포르 합작영화로.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싱가포르 아줌마의 좌충우돌 한국 여행기를 담았다. 가족 드라마와 코믹 요소를 모두 담았다는 호평과 함께 숏폼 콘텐츠에서 주요 장면이 돌아다닐 정도로 인기 높다.
박 프로그래머는 ‘아줌마’가 합작영화란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류 3.0 시대가 본격화한 지금, 4.0으로 나아가려면 영화 합작이 좋은 콘텐츠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남미 등은 합작영화 아닌 걸 찾기가 더 힘들다. 콘텐츠 확장과 산업 발전 촉진을 위해서라도 합작 영화는 필수 흐름이며, 아세안 국가는 더욱 접근하기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태국이 합작한 공포영화 ‘랑종’(2021)이 그 예다.
애니메이션 ‘1975 킬링필드, 푸난’이 선사하는 먹먹한 감동도 놓치지 말자. 1975년 폴 포트와 공산주의 무장단체 ‘크메르루주’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지식인과 부유층을 학살한다. 이들은 1979년까지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여 명을 무참히 죽였다. 안경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CIA 첩자로 몰아 죽였으니 노동자·농민이라고 안전하지 못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감독이 어머니가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박 프로그래머는 “캄보디아의 비경과 비극이 교차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다”고 강력 추천했다.
차세대 공포물 강자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의 ‘사탄’ 시리즈 두 편(‘사탄의 숭배자’ ‘사탄의 노예’)도 주목할만하다. 유튜브가 인도한 ‘신비한 알고리즘’으로 공포영화를 더 이해하게 된 박 프로그래머가 적극 추천한 시리즈다. 공포영화 마니아 사이에서는 벌써 반응이 좋다고. OTT 콘텐츠도 라인업에 포함됐다. 태국이 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 학원물 ‘그녀의 이름은 난노’는 시즌 1·2화를 합쳐 공개한다. 박 프로그래머는 “작품성을 바탕으로 대중의 관심과 흥미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아세안 영화주간은 부산 서울 전주 3개 도시에서 차례로 열린다. 서울은 지난 23~26일 열렸고, 전주는 다음 달 7·8일 메가박스 전주객사에서 진행된다. 전석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