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어르신들을 위한 동화…그 시절 추억을 꾹꾹

수박도둑(큰 글자책-어르신 이야기 책) - 김택근 글/낙송재 그림/지성사/1만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수박밭 서리 등 어린시절 이야기
- 읽기 쉽게 큰 글자와 그림 가득
- 총 55종… 치매·우울감 예방 도와
- 자기 사연으로 채울 수 있는 책도

어르신이 읽기 편하도록 큰 글자책으로 만들고 지난 시절 추억을 생생하게 되살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 채운 ‘어르신 이야기 책’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그중 ‘수박 도둑(김택근 글, 낙송재 그림)’을 소개한다.
김택근 글 ‘누렁이“에 수록된 낙송재 그림. 지성사 제공
초등학생 ‘나’는 동네 형들과 영순이네 수박밭에 서리하러 갔다. 수박밭은 공동묘지 아래 야산에 있다. 아이들은 공동묘지에 숨어 있다가 옷 벗고 팬티만 입은 채 몸에 흙칠까지 하고 수박밭으로 기어들어 갔지만, 영순이 아버지에게 들키고 말았다. 형들은 도망가고 ‘나’는 공동묘지에 숨었다. 옷을 벗고는 달아날 수 없었다. 영순이 아버지가 옷을 먼저 발견해 하는 수 없이 그 앞에 가서 자백했다. 형들 이름은 털어놓지 않았다.

“이놈 보게. 너 감나무 집 아들이구나.” 금방 정체가 들통났다. 온 동네 소문이 나겠구나, 아버지께 혼나겠구나, 순경이 와서 잡아가면 어쩌나, 겁이 났다. 설상가상 영순이가 옷을 내주어 부끄러웠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졸업식이 올 때까지 소문은 나지 않았다. 벌거벗은 수박 도둑 이야기는 아무도 몰랐다.

‘수박 도둑’을 읽은 어르신은 “이거 내 이야기잖아” 하고, 그림 보면서 “내가 딱 이 꼴이었지. 옷을 벗고 몸에 흙칠하면 안 들킬 줄 알았으니까” 하며 웃으시겠다. 이야기 한 편이 어르신을 단번에 어린 시절로 되돌려주고, 그날의 기억에서 수십 년 세월이 다시 흐를 것 같다.

도서출판 지성사의 ‘어르신 이야기책’은 2018년 3월, 모두 40종 발간으로 시작했다. 고령 인구 증가로 깊어지는 고민인 인지저하증(치매)을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는 데 필요한 지적 활동(책읽기)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자문을 받아 어르신이 읽기 편하도록 큰 글씨로 구성하고, 어르신의 사라지지 않은 기억인자가 활성화하도록 회상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소재로 된 글과 그림을 책 내용으로 했고, 어르신의 집중도를 고려해 책을 택할 수 있게 했다.

원고 분량을 기준으로 긴글, 중간글, 짧은글 그리고 그림책으로 책을 구분했다. 어르신이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하기에 단락을 잘게 나누어 편집했다.

이번에 김택근·이용분 작가 등의 작품 10종을 더해 모두 55종 ‘어르신 이야기책’을 갖추게 됐다. 새로 나온 10종을 보자. ‘긴글’ 책은 ‘제 복으로 사는 셋째딸’ ‘아버지의 이상한 유언’ 2종이다. 값은 1만3000원. ‘중간글’ 책은 서너 편 글을 수록했다. 수필처럼,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읽힌다. 앞에 소개한 ‘수박 도둑’ 외 ‘누렁이’ ‘수학여행’ ‘꽃니’ ‘옥수수죽’ ‘손녀의 돌사진’ ‘외갓집 추억’ 7종이다. 값은 1만원.

‘그림책’으로 구성된 ‘나 어릴 적에’는 독특한 형식이다. ‘누렁이’(김택근 글, 낙송재 그림)에서 그림을 추려 꾸몄다. 왼쪽 페이지에 그림이 있고, 오른쪽은 상단에 짧은 문장 한 줄만 있을 뿐 비어있다. 여백에는 독자가 자기 이야기를 적어 넣으면 된다. 그래야 온전한 그림책으로 완성된다. 값은 1만원인데, 사연이 가득 채워지면 값을 매길 수 없겠다.

책 읽기와 관련한 모든 행동은 뇌를 깨우고 훈련하는 좋은 방법이다.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 약해지고 집중력은 떨어지지만, 어르신들도 책을 읽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한 권리가 있다. 어르신의 독서 시간을 늘리는 것은 인지 기능의 저하와 우울감 발생을 예방할 최고 방법이다. 모든 연령층에도 해당한다. 어르신들이 손주와 함께 읽어도 좋겠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억 들인 호화공연…부산대 ‘그들만의 축제’ 갑론을박
  2. 2필요없다며 일본이 버렸던 꼼장어, 자갈치시장 별미로
  3. 3‘부산항1부두’ 市문화유산 됐다…속도 붙은 세계유산 등재
  4. 4권한 커지고 정치적 입지 넓히고…치열해진 시의장 선거
  5. 5쾌적한 도시 만들기…부산서 싹틔운 ‘어메니티’
  6. 6축구장 77개 넓이 사적공원 숲세권…도심서 만끽하는 ‘에코 라이프’
  7. 7“HMM에 북항부지 무상임대 등 필요…직원 설득도 병행을”
  8. 8尹 “화성에 태극기…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 추진”
  9. 9부산 초교 급식실서 불…초동대처 부실에 학부모 반발(종합)
  10. 10“최태원, 노소영에 1조 3808억 줘야” 1심보다 20배 늘어
  1. 1권한 커지고 정치적 입지 넓히고…치열해진 시의장 선거
  2. 2尹 “화성에 태극기…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 추진”
  3. 3北, 오물풍선 이어 미사일 10여 발 무더기 도발
  4. 4민주·조국당 1호 법안, 채상병·한동훈 특검법
  5. 5法, ‘전대 돈봉투’ 의혹 송영길 163일 만에 보석 허가
  6. 6UAE 300억달러 투자 재확인…대북 비핵화 정책 전폭 지지도
  7. 7“뭉쳐야 산다” 與 1박2일 워크숍
  8. 8野 “몽골기병처럼 입법” 與 거부권 대응 방침…시작부터 공방
  9. 9국힘 “巨野 입법폭주 멈춰야” 민주 “실천하는 국회 만들 것”
  10. 10글로벌허브법, 22대 부산 여야 ‘1호 법안’ 발의
  1. 1축구장 77개 넓이 사적공원 숲세권…도심서 만끽하는 ‘에코 라이프’
  2. 2“HMM에 북항부지 무상임대 등 필요…직원 설득도 병행을”
  3. 3부산글로벌게임센터 출범 10년…스타트업 요람 자리매김
  4. 4부산 ‘드론쇼코리아’ 유럽시장 진출 노크
  5. 5첨단엔진 소부장 국산화·우주항공 생태계 조성 입법 속도
  6. 6부산상의 구인구직 매칭…19개사 43명 채용 예정
  7. 7“빅데이터 활용한 어장관리 가능…양식·유통도 최적화”
  8. 8연금복권 720 제 213회
  9. 9박종율·임말숙·이승연 시의원 영예 “해양예산 늘려 부산발전 더욱 노력”
  10. 10부산시- 첨단기술로 깨끗하고 안전한 바다 만들기…글로벌허브 조성 박차
  1. 1[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억 들인 호화공연…부산대 ‘그들만의 축제’ 갑론을박
  2. 2‘부산항1부두’ 市문화유산 됐다…속도 붙은 세계유산 등재
  3. 3부산 초교 급식실서 불…초동대처 부실에 학부모 반발(종합)
  4. 4“최태원, 노소영에 1조 3808억 줘야” 1심보다 20배 늘어
  5. 5‘유우성 보복기소’ 의혹 안동완 검사 탄핵 기각
  6. 6오늘의 날씨- 2024년 5월 31일
  7. 7지역인재전형 배 늘어난 1913명 선발, 부울경 467명 모집…6개 권역 중 최다
  8. 8부산·울산·경남 흐리다 낮에는 맑고 더워져
  9. 9[단독] 직원간 주먹다짐, 택시운전사 폭행…부산 공공기관 왜이러나
  10. 10학교 급식실 골병의 근원 ‘14㎏ 배수로덮개(그레이팅)’ 무게 줄인다
  1. 1FA 앞둔 구승민 부활투…5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
  2. 2“토트넘, 손캡과 2026년까지 동행 원해”
  3. 3황선우 올림픽 라이벌 포포비치이어 2위
  4. 4부산아이파크 수원삼성 제물로 홈 2승 도전
  5. 5우상혁 6월 1일 대만서 올림픽 실전테스트
  6. 6소년체전 부산골프 돌풍…우성종건 전폭지원의 힘
  7. 7박세웅 마저 와르르…롯데 선발 투수진 위태 위태
  8. 8명실상부한 ‘고교 월드컵’…협회장배 축구 31일 킥오프
  9. 9한국야구 프리미어12 대만과 첫 경기
  10. 10연맹회장기 전국펜싱선수권, 동의대 김윤서 사브르 우승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불로 식품, 신선의 음식 ‘잣’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동래부산도병(東萊釜山圖屛)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공간이 생기니 문화가 스며들더라…‘詩 낭독회 맛집’ 주인장의 솜씨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불온함’ 관통하는 47편의 詩 外
두루미 통해 환경 소중함 알다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분꽃 /임종찬
양말 짝짝이 /김정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범죄도시4’ 마동석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지상파 새 예능들…OTT·드라마에 빠진 시청자 눈 돌릴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여성의 재구성과 남근적 질서의 전복
1000만 영화는 자란다, 한국사회의 불우함을 먹고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30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9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뉴진스 ‘How Sweet’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The 8 show)’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30일(음력 4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9일(음력 4월 2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관아 창고서 곡식 축내는 큰 쥐를 시로 읊은 당나라 조업
선조 때 금계 노인(魯認)이 명나라에서 지은 석류꽃 시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