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이달 9일 개최
-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 라벨·브람스곡 연주로 ‘개막’
- 김선욱·카바코스·양인모 등
- 세계적인 연주자 무대 마련
- 부산시향도 5일 공연 예정
흩날리는 벚꽃 잎에 저마다 음(音)이 있다면, 이 계절 우리는 어떤 선율을 거리에서 들을까. 지난달 31일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바이올린 거장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그리스 출신)가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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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지난달 31일 개막 공연 장면. 바이올린 거장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협연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
2023 통영국제음악제가 지난달 31일 개막했다. 개막일 오후 3시 통영국제음악당 강의실에서는 진은숙 예술감독과 통영국제음악재단 김소현 예술사업부 본부장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먼저 열렸다. 진 예술감독은 “클래식과 현대음악 등 음악 역사를 통틀어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음악을 폭넓은 테마로 선보인다. 코로나19로 제약이 많던 지난 축제와는 환경이 달라진 만큼, 연주회 자체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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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통영국제음악당 강의실에서 진은숙(오른쪽) 예술감독과 통영국제음악재단 김소현 예술사업부 본부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
이날 오후 7시,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데이비드 로버트슨의 지휘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개막 공연을 가졌다. 1부에 3개 작품(모리스 라벨의 ‘권두곡’, 루치아노 베리오의 ‘신포니아’,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없는 질문’)이 한 곡처럼 이어 연주됐고, 2부에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바이올린 협연자로 나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77번’을 연주했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여러 연주자가 모인 악단이다. 올해는 영국 명문 악단인 로열 노던 신포니아가 오케스트라 일원으로 참여했다. 현대음악 전문 보컬 앙상블인 노이에 보칼솔리스텐 슈투트가르트도 함께해 개막 공연을 빛냈다.
1부가 관련 없는 단편을 이어 붙인 콜라주 기법 등으로 예술을 규정짓는 ‘경계’에 관한 화두를 던졌다면, 2부는 브람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카바코스의 화려한 기교가 햇살처럼 번진 무대였다.
카바코스는 열정과 낭만을 오가는 연주 기법과 몽환적인 아르페지오 등을 아낌없이 선보였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손놀림과 그 손끝에서 숨 쉬듯 이어지는 극강의 비브라토. 브람스의 음악은 봄바람 속 벚꽃처럼 흩날렸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카바코스가 선사한 선물 같았다. 기립박수를 보낸 관객에게 카바코스는 앙코르곡으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 b단조 3악장 사라방드’로 화답했다.
개막 다음 날에도 열연은 이어졌다. 첼로계 신성 한재민은 바흐(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와 윤이상(첼로 독주곡 ‘활주’)의 곡으로 관객의 ‘시간여행’을 이끌었다. 김선욱이 오랜만에 지휘 아닌 피아노로 돌아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으로 봄밤 통영의 서정을 더했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경계를 넘어’(Beyond Borders)를 주제로 열흘간 25차례의 다채로운 무대가 열린다. 세계 정상급 현대음악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함께 카바코스, 한국이 낳은 탁월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상주 음악가로 함께하며 체코 대표 현대음악 작곡가 온드레이 아다멕이 참여한다.
진 예술감독이 심혈을 기울인 ‘통영 독점 무대’도 화제가 됐다. 좀체 직접 접하기 힘든 세르게이 바바얀의 리사이틀(2일 오후 5시),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양인모(바이올린) 박하양(비올라) 한재민(첼로) 김선욱(피아노)과 카바코스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친구들(3일 밤 9시30분) 등이다. 부산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최수열)은 5일 오후 7시 신동훈 작곡가의 생황, 아코디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2인극’의 아시아 초연에 나선다. 이 곡은 작곡가 신동훈이 이백의 시 ‘월하독작’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 중국의 생황 명인 우웨이와 프랑스 아코디언 명인 파스칼 콩테가 함께한다.